런던생활 227

[life] Happy Easter!

나에게는 설과 추석과도 같은 명절이 지비에겐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이다. 비록 지비가 종교인은 아니지만. 한 2년 동안 부활절이면 우리는 폴란드에 갔다. 그런데 올해는 조용하게 집에서 보내고 있다. 그래도 명절이라고 폴란드의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인사를 메신저로 보내고 있는 지비를 보니 조금 측은한 마음이 들어서 우리끼리 부활절을 챙기기로 했다. 사실 3월 말경에 있던 지비 생일도 레스토랑이 영업을 정지하고 이동 통제가 시작되면서 별다른 기념 없이 보내야했다. 그때는 사재기의 절정이었던 때라 특별한 밥은 커녕 평범한 먹거리 마련을 걱정했던 때다.폴란드에서 두번의 부활절을 보내보니 뭘 먹는지는 알겠지만, 금식기간 동안 먹지 못했던 달걀과 햄을 많이 먹는다, 혹시나해서 물어보니 밥카Babka라는 빵을 먹는다고 한..

[+2760days] 홈스쿨링 일상

이탈리아에서 Covid-19 대확산이 있고, 유럽에도 확산이 시작되면서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휴교에 들어갔다. 스웨덴 같이 지금까지도 휴교를 하지 않은 나라를 제외하면 영국은 거의 마지막으로 휴교를 한셈이다. 영국정부가 확산이 예고되는 시점에서도 휴교를 하지 않은 이유는 의료인력의 공백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학교가 휴교하면 의료인력도 육아를 위해 휴가를 내야하니까. 그래서 의료, 유통, 교사 등 키워커들의 자녀들은 계속해서 등교할 수 있도록하고 휴교에 들어갔다. 영국이 휴교를 결정하기 전, 이웃 국가들이 휴교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을 등교시키지 않았다. 휴교 전 마지막 한 주는 25명 중 10명 정도만 등교했고, 누리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교사들은 휴교에 대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에..

[life] 생활의 변화

한국은 학교만 휴교했을 뿐 나머지 일상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영국을 비롯한 유럽은 학교뿐 아니라 나머지 일상들이 바뀌었다. 한국어로는 봉쇄라고 번역되는 Lockdown 정책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학교 휴교와 함께 생필품과 의약품 이외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다. 까페, 레스토랑, 일반 잡화점들도 문을 닫았다. 재택 근무가 가능하면 재택 근무를, 그렇지 않은 업종만 출근을 하고 있다. 키워커(의료와 유통업)와 건설쪽만 계속해서 출근하는 것 같다. 까페와 식당이 문을 닫았으니 이와 같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출근하지 않는다(사실상 일자리를 잃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일반인은 생필품과 의약품 쇼핑 그리고 하루 1회 산책 정도만 허용하고 있다. 그러니 많은 것들이 집에서 일어나..

[keyword] Social distance - 사회적 거리두기

#02 COVID-19 그리고 나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은 한국에서 Covid-19이 대유행을 시작했던 지난 2월에 먼저 들었다. 이 사회적 거리를 social distance라고 한다. 유럽에서 이 Covid-19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마스크 같은 개인 보호 장비가 전무한 유럽에서는 이 social distancing이 거의 유일한 대응인 것 같다. 적어도 Covid-19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개인과 개인의 물리적인 거리를 포함해 사교모임 등 모든 활동에 거리를 두는 것을 포함하는데, 이 두 가지 모두가 지켜지기 어려운 나라인 이탈리아 같은 나라가 피해가 크고, 이 두 가지를 시키지 않아도 평소에 실천하고 있는 북유럽과 독일 같은 나라가 피해가 작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물론 사실이..

[20200330] 대표 고난음식 수제비 - 미피 수제비

미피 수제비 지금 영국에서 사기 어려운 품목 중에 하나가 밀가루다. 빵은 장기 보관에 한계가 있지만, 빵이 없을 때 밀가루로 빵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많이 사는 모양이다. 내가 알기로 영국 사람들은 요리에 재능도, 취미도 없는데 누가 사는지-. 휴교 전 쌀을 사러 간 한국마트에서 한국 밀가루를 발견하고 하나 사왔다. 한국인들은 쌀과 라면을 주로 많이 사고 밀가루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듯했다. 영국서 사는 밀가루와 한국마트에서 사는 한국 밀가루는 번역하면 같은 중력분이지만 다르다. 영국 밀가루는 입자가 더 큰지, 오븐에 구워내는 음식에 적합한지 별로 쫄깃한 맛이 없다. 한국서 사는 우리밀 가루 같다고 해야하나. 누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한국 밀가루를 사서 수제비를 만들어 먹은 기억은 있는데, 다 먹지 못..

[life] Stay at Home

지난주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누리네 학교는 문을 닫았다. 이유는 짐작하다시피 Covid-19.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한동안 학교에 오지 못한 같은 반 친구를 만나기 위해 놀이터에서 잠시 시간을 보냈다. 그 이후 한 번 정도 산책을 한 것을 제외하고 일주일 내내 집에서 보내고 있다. 영국 정부가 생필품 구입을 제외한 출입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이유도 있긴 하지만 매일매일 바쁘게 지내다보니 그렇게 됐다. Stay at Home 영국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줄이기 위해 외출 자제를 권고했다. 70세 이상의 노인이나 건강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겐 12주간 자가 격리를 권고했다. 학교는 무기한 휴교하고 온라인으로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레스토랑과 바 또한 무기한 영업을 정지시켰다. 꼭 출근이 필요한 일이 아니면 ..

[keyword] Panic buying - 사재기

#01 COVID-19 그리고 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살면서 영어단어를 많이 배운다. Grammar in Use에서 보지 못한 영어단어들. 아이들 책이나 노래엔 사전에 존재하지 않는 구어들도 많다. 이번 COVID-19를 겪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재기의 영어표현 panic buying도 그 중에 하나다. 이 단어 이전엔 stocking, stocking up 그렇게 표현하곤 했는데, 영어론 사재기와 같은 행위를 panic buying이나 stockpiling로 표현한다는 걸 알게 됐다. 한 일주일 전부터 시작된 사람들의 사재기는 믿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한 2주 전 호주에서 화장실 휴지 사재기가 시작됐다는 뉴스를 봤을 땐 웃었다. 그 뉴스 뒤 영국에서의 화장실 휴지와 손 세정용 비누, 청소용품, 파스타..

[life] Keep calm and wash your hands

새해 즈음해서 한국 부모님 댁에 전화를 했더니 마침 두 언니들과 형부, 조카까지 함께 있었다. 올봄에 중국에 가족여행 갈까 하는데, 내게 그때 맞춰 한국에 올 수 있는지 물었다. 비자 때문에 여권을 홈오피스에 보내놓은 상태라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사실은 그게 공식적인 답변이고, 나는 중국에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한국까지 날아가는 여행이라면 나는 되도록이면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뒤 BBC에서 중국에 바이러스성 질병이 급증했다는 뉴스를 봤다. 그때만해도 가족들이 갈까하는 중국여행과 그 바이러스성 질병의 연관성을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뒤(아마도 1월 중순경) 다시 그 중국 바이러스성 질병 뉴스가 반복됐다. 그래서 언니에게 혹시 중국여행을 준비했냐고..

[keyword] Britishness - 영국사람들

#01. 지난 주말 런던 근교의 한인타운인 뉴몰든에서 런던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었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고 얼마지나지 않아서는 꽤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요즘은 보통 5~7명의 사람들이 모인다. 마침 누리도 중간방학이라 좌누리우지비 데리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둘을 데리고 가려니 혼자 움직일 때보다 늦어져 한참 늦게 도착했다. 도착하고 보니 영국인 아저씨 3명, 중국계 아일랜드 아저씨 1명 이렇게 계신다. 아저씨라 불린 걸 알면 다들 펄쩍 뛰실라, 하여간.이렇게 외국인(?) 4명이 플래카드를 들고 뉴몰든 길 한 가운데 서있으니, 일행들이 서있던 곳 맞은 편에 위치한 한국식당 매니저분이 오셔서 모임이 끝나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가라고 하신 모양이었다. ..

[place] 우편박물관 The Postal Museum

일주일 뒤로 다가온 또 다른 중간방학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다 떠오른 우편박물관. 지난 가을 중간방학 때 누리의 같은 반 친구와 함께 갔었다. 시간이 부족해 전시관을 다 둘러보지 못하고, 급하게 점심을 먹으러 갔다. 성인 입장권이 16파운드였는데 일년 입장권이라 다시 가볼까 생각중이다. 일년 입장권에는 옛 우편 철도를 달리는 미니 기차를 1회 탈 수 있는 표와 전시관 일년 입장권이 포함되어 있다. 일년 안에 다시 이 미니 기차를 타고 싶으면 미니 기차표만 구매가 가능하다. 이 우편박물관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게 바로 옛 우편 철도를 달리는 미니 기차다. 런던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교통체증으로 우편 배달 시간이 지연됐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빅토리안 시대의 하수관을 이용해 우편을 배달하는 시스템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