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생활11 [+1450days] 토마토 수확 요즘 발코니 텃밭(사실은 화분 몇 개)에서 자리난 토마토로 생활하고 있다. 장을 볼 때 샐러드용 토마토와 누리용 플럼토마토(한국선 대추토마토라고 불리는 품종) 두 가지를 사는데 한 달 가까이 샐러드용 토마토는 사지 않고 수확한 토마토로 먹고 있다. 오늘 수확한 토마토들. 토마토 두 그루에서 매일 이만큼 수확될리는 없고 한 4~5일 분량이다. 지난 8월 토마토 수확 초반 사진이다. 4월쯤 모종을 사서 심었는데 5월에 한국에 다녀오니 굽어져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자랄때 지지대에 묶어 바로 자라게 했야하는데 지비에게 물 주는 것 이상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돌아와서 지지대를 구입해 세워볼려고 했으나 이미 굽어져 쓰러진 토마토를 세우긴 어려워서 '아 몰랑~'하고 제멋대로 키웠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그닥 정이 .. 2016. 9. 8. [food] 멸치볶음 예전에 K선생님이 주신 마늘편을 넣은 멸치볶음이 너무 맛있어서 몇 번 해먹었다. 누리가 생기기 전에. 한국서 부모님께 받아온 멸치가 동이 나기도 했고, 임신을 하면서 딱딱한 음식을 기피하다보니 (잇몸이 부실하여) 더는 안해먹게 되었다. 이후로도 누리에게 건강한 반찬을 해줄겸 멸치볶음을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이곳 한국슈퍼에서 살 수 있는 수산물, 대부분이 중국산이다,에 믿음이 가지 않고 판매하는 단위도 작긴해도 박스라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음식재료였다.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후배가 지어준 밥에 반찬으로 나온 멸치볶음이 맛있어서 조리법을 물어왔다. 재료를 따로 볶고, 양념은 끓인 후 따로 볶은 재료를 섞는게 비법. 전수 받은 비법(!)과 나물씨 책을 참고해서 만들었는데, 그도 한달 전.. 2016. 7. 11. [life] 육아와 가사의 딜레마 (참 뻔한 제목) 요즘 한국 가기 전부터 미뤄둔 집안일을 몰아 하고 있다. 별 일들은 아니고 누리 방을 만드는 일이 주된 일이다. 그러기 위해 그 방에서 짐을 빼 다른 곳에 넣어야 하고, 그 다른 곳의 짐은 또 다른 곳에 자리를 찾는 일이다. 그러다보면 짐이 한 번씩 자리만 옮길 뿐 모두들 자리를 차지하고 정리된 느낌은 없다. 틈틈이 그런 일을 하고 있으니 누리가 TV를 보는 시간이 현저하게 늘어났다. 누리에게도 책을 옮기라, 장난감을 정리하라는 일거리 정도는 줄 수 있지만 일을 나눠주는 게 아니라 그 일을 내가 같이 해줘야 하는 판이라 TV앞에 방치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은 벨기에-프랑스 여행을 가기전 절반만 한 수건 삶기를 하는 동안 누리가 열심히 TV를 열심히 보았다. 보통 땐 이 시간에 .. 2016. 7. 7. [life] 선물 지난 주 K선생님이 계시는 길포드라는 도시에 다녀왔다. 런던의 외곽 도시인데 부산으로 치면 창원이나 마산, 진주쯤 거리. 벌써 오래 전에 한 번 보자고 연락을 주셨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아이들 중간방학 뒤로 미뤘다. 내가 누리를 데리고 갈 수 있는 곳과 선생님의 생활반경 중간쯤에서 만나려다 선생님 댁으로 가서 뵙게 되었다. 다음을 위해서 내가 운전해서 다녀왔다, 조수석에 앉은 지비의 잔소리를 들으면서. 집밥을 해주시는 동안 정원에서 누리랑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밥은 정원에 앉아서 먹고. '아 영국사람들이 이래서 정원을 좋아하는구나' 싶지만, 그것도 여건이 되어야 바람대로 살아지지. 경제적 여건 말이다.정원에 워낙 볼거리 만질거리 놀거리가 많아서 누리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점심이 마무리 되었을 때 선.. 2015. 6. 9. [life] 지비 생일 벌써 몇 주 전에 지나간 지비 생일. 한 달 채우기 전에 남기려고 했는데, 한 달 다되어 간다. 바나나 케이크 생크림 케이크 한 번 만들어볼까 했는데, 몇 가지 검색해보니 전기 핸드 블랜더 없이 케이크 다운 케이크를 만드는 건 무리. 거기다 생크림까지. 쉽게 포기했다. 세상 별로 어렵게 살지 않으니까. 그래도 그냥 넘어가기 아쉽다 했는데 문득 눈에 들어온 바나나 케이크. 일전에 구워봤던 바나나 로프(☞ http://todaks.com/1130 )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은데 비쥬얼은 케이크라 해도 억지 같아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구워봤다. 생일 선물로 9시까지 자게 내버려두고 누리와 함께 일찍 일어나 휘리릭 구웠다. ☞ 참고한 레시피 http://www.bakingschool.co.kr/recipe/reci.. 2015. 4. 10. [life] 일주일의 일상 잠시 동안 할 말을 잃어버렸다. 추모의 침묵 지난 화요일 누리와 이웃의 아이가 꺼내놓은 동화책을 책장에 다시 넣다가 종이에 손이 베였다. 어떻게 베였는지 알 수 없어도 종잇장 끝에 피가 묻어났을 정도로 베였다. 아프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오후에 햇살이 좋아 누리를 데리고 놀이터에 다녀왔는데, 열심히 놀았는지 돌아오는 길 유모차 앉아 잠이 든 누리. 집안에 들어와 유모차를 살며시 세워둔채로 누리도 더 재우고, 나도 좀 쉬기로 하였다.휴대전화로 페이스북을 열어보니 아는 분이 가족을 잃었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었다. 담담하지만 무거운 슬픔이 읽히는듯해서 어떤 위로의 말도 찾지 못하고 잠시 동안 할 말을 잃어버렸다. 계속 위로가 될만한 말을 찾았지만 결국은 찾지 못했다. 가까이 있으면 남아있는 가족 그리고 할 수.. 2015. 3. 8.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