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5년 54

[place] 옥시즌 프리점핑 Oxygen Freejumpimg - 트램폴린 실내놀이터

누리가 트램폴린을 좋아한다는 걸 안 Y님이 한참 전에 알려주신 트램폴린 실내놀이터에 누리랑 둘이서 다녀왔다. 크리스마스 연휴 중에 지비와 함께 가서 나는 까페에서 우아하게(?) 커피 마시고 둘이 뛰게 할 생각이었는데, 가려고 마음 먹은 전날 밤 홈페이지를 열어 예약하려니 오후 5시나 되어야 빈자리가 있었다. 공간의 특성상 인원을 제한하는 모양이었다. 빈 자리도 없었지만 주말 가격이라 누리 지비 두 사람 입장료가 25파운드. 그만한 돈이면 미니 트램폴린을 집에 사겠다면서 말았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들고, 날씨도 흐려 평일 오전 유아 전용 입장시간에 다녀왔다. 누리와 나의 입장료가 10파운드. 전용 양말 개당 2파운드. 예약시간 30분 전에 도착하라는 안내문을 보고 '뭘 그렇게까지..'하면서 갔는데 생각..

[life] 일요일

영국의 크리스마스 연휴는 내일까지 계속되지만 오늘은 정말 일요일 다운 일요일을 보냈다. 10시 반까지 지비와 내가 돌아가면서 늦잠을 잤다. 내가 10시까지 자고 6시 반에 일어난 누리를 그 때까지 지비가 돌보다가 아침을 먹기 전 반 시간 눈을 붙였다. 늦은 아침을 먹고 집안 청소를 열심히 했다. 지금와서 보니 표는 안나지만 평소에 미뤘던 자잘구레한 정리를 했다. 그러고 나니 벌써 2시. 나와 지비가 청소를 하는 사이 돌아다니며 참견하느라 배고픔을 잊은 누리와 다 함께 일요일은 짜~짜~파게X를 먹었다. 그렇게 우동을 좋아하는 누리지만 예전엔 색깔이 이상하다며 입도 대지 않았는데 그래도 오늘은 몇 가닥 먹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빵 같은 기본 식재료를 사기 위해 장을 보러 갔다가 까페에 들러 커피를 한 잔씩..

[life] 누리의 킴미 2015

크리스마스 이브 한국사람에게 크리스마스는 하루 공휴일일뿐이지만 이곳은 가장 큰 그리고 긴 휴일이다. 부활절과 더불어 2대 명절이지만, 종교를 떠나 좀더 호화롭게(?) 보낸다. 연휴를 맞아 마냥 뒹굴고만 싶은 나와는 달리 밥이라도 한 끼 특별하게 먹고 싶어하는 지비의 바람에 따라 크리스마스 이브 점심을 나가서 먹었다. 저녁이면 좋겠지만, 아직은 누리를 데리고 저녁 나들이는 무리인지라. 얼마 전에 지인과 가본 프렌치 식당으로 낙점했다. 폴란드에선 일종의 금식 의미로 이브까지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오징어-홍합을 먹겠다고 마음먹고 이 식당을 낙점했으나 홍합은 품절되어 오징어-구운 치즈 조합으로 먹었다. 이브에 고기를 먹지 않는다던 지비는 닭고기를 먹었다. 지비의 반나절 근무 후 먹게 된 점심이라 누리는 먼..

[life] 빨리빨리

시간을 칼 같이 지키고 사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것부터 먼저 지키고 살려고 애를 썼다. 혼자일 땐 그게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서 그 어렵지 않은 일이 정말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약속에서 늦지 않으려면 2배로 서둘러야 한다. 거기에 남편이 끼면 2.5배로 서두르고. 왜 남편이 아이 준비를 도와주는데 준비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지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늘 서두르다보면 물건 하나 잊고 집을 나서기는 예사고, 약속 시간보다 너무 일찍 도착하는 일도 있다. 그런데 상대방도 아이를 동반하느라 늦어지면 우리는 일찍 도착한 시간에 상대방이 늦은 시간을 더해 두 배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제는 동네가 아닌 곳에서의 점심 약속에 맞추어 나가기 위해 눈뜨..

[life] 누리의 킴미가 다가오고 있다. - 세번째

한국에서 보낸 누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도착했다. 언니가 산 코코몽 옷, 내가 산 코코몽 컵이 한국에 두고왔던 플라스틱 아기 접시와 함께 도착했다. 나는 보낸 물건, 시점 등을 알고 있었지만 누리&지비는 무척 기뻐했다. 내용물을 살펴보다 깜짝 놀란 물건 - 부모님과 언니가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 매년 카드를 보내도 되받으리라 기대한 적이 없다. 한국은 이제 그런 문화가 잘 없으니까. 아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부모님께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은 게 태어나서 처음인 것도 같다. 다시 아니다, 이 카드는 누리에게 온 것이다. https://youtu.be/7Po0AUzqaSA 정황을 보아하니 언니가 지난 겨울 이스탄불에서 사온 카드를 부모님께 내밀고 쓰라고(강요)한 것도 같다. 그래도 놀라울 따름. + 그래서 ..

[life] 바르셀로나 8°C

누리와 단 둘이 바르셀로나에 다녀왔다. 5박 6일이었지만, 오고가고 하루씩 쓰고나니 남은 건 4일. 그런데 누리가 고열로 며칠 앓았다. 우리집과 달리 선선한(?) 실내 공기가 여행의 피로와 겹쳐 만들어낸 결과였다. 낮은 따듯하고, 밤은 추운 그런 기후였다. 덕분에 4일 중 하루는 온전히 친구네 집에서만 보냈고, 나머지도 점심 먹고 커피 마시러 나간 정도가 전부다. 애초 관광지를 부지런히 다닐 생각이 없었다. 바르셀로나는 이번이 네 번째다. 대학 동기가 살고 있어 어렵지 않게 마음 먹고 갈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친구네가 바빠서 그 일정을 맞추기가 어렵다. 여행은 얼떨결에 계획되었지만, 누리와 단 둘이하는 여행은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떠나기 전엔 앞으로 누리와 단 둘이하는 여행을 매년 만들어보겠..

[etc.] 아 맞다!

11월 26일이다. 오늘은 블랙프라이데이 이브이기도 하지만 150년 전 1865년 11월 26일 엘리스의 이상한 나라가 태어난 날이다. 그러니 오늘 때 아닌 몰스킨 리미티드 에디션 한 권쯤 더 사도 뭐랄 사람 없을꺼야. 대신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바구니에서 18.99파운드 만큼 빼기로 하고. + (소심하게)지인 구매대행 가능. 걸려들 사람은 한 사람이지만, 으잉 우박사?

[keyword] 의전 in Korea & UK

지난 금요일 파리에서 벌어진 총격 이후 터키에서 열린 G20의 대통령 의상을 두고 SNS서 한 차례 평가가 휩쓸고 지나갔다. 동양에선 상을 치를 때 흰 상복을 입고, 이를 반영한 흰색 의상이라는 약간은 옹색한 변명 같은 뉴스도 있었다. 하지만 대체로 검은색 의상을 입은 다른 정상들과 비교해 개념부제라는 평가들이다. 세월호 사고 때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고, 한 번 입은 옷은 다시 입지 않는다는 등 유달리 옷과 관련해 말 많은 대통령. 대통령이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혼자 옷을 지어입지 않으니, 연예인을 두고 말하듯 '코디가 안티'라고 할 수 밖에. 그래도 대통령이 준비해놓은 의상에 대해 마지막으로 YES/NO 정도는 할 수 있는 뇌와 입을 가지고 있으니 100% 코디만 탓할 수 없다. 반복되는 대통령 의상 ..

[life] 누리의 킴미가 다가오고 있다. - 두번째

런던 시내는 11월의 첫날 크리스마스 점등을 한다. 특별히 크리스마스라하여 갈 곳도 없지만, 폴란드는 너무 비싸서 갈 수가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 카드 쓰기에 압박(?)을 받기 시작한다. 자선단체에서 판매하는 크리스마스 카드는 별로 비싸지 않다. 워낙 카드를 많이 주고 받는 문화니 그런 걸 고려해 10개가 들어있는 박스가 2~3파운드 정도. 우리는 우편 발송 비용이 많이 든다. 거의 모두 해외로 보내는 것들이니. 카드 구입 비용의 열배 정도가 우편 발송 비용으로 든다. 한국에 사는 지인들과 비교하여 경조사비가 거의 들지 않는 환경에 살고 있으니 그 정도는 괜찮다. 그보다 손으로 뭔가를 꼬물꼬물 써내는 일이 더 힘들다. 컴퓨터에서 타이핑해서, 라벨지에 출력해서, 카드에 붙여볼까 생각 안해본 것도..

[life] 누리의 킴미가 다가오고 있다.

지비랑 나는 누리가 교육시스템에 들어가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자고 이야기 했었다. 그런데 벌써 작년에 누리는 크리스마스를 알아버렸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크리스마스 트리를. '크리스마스 트리'라는 걸 몰라 '킴미'라고 외쳐대기는 했지만. 올해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마주칠 때마다 그 반가움의 강도가 더 커져, 지비와 나는 올해부터 작아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자고 합의했다. 집도 작고, 환경적이지도 않으니 실물 나무는 후보에서 제외시켰다. 비싸지만 여기 사람들은 실물 나무 크리스마스 장식을 꽤 많이 하는 것 같다. 지비는 기왕 사는 거 누리 키보다는 큰 걸 사자고 했다. 어디에 둘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나오는 집에 살고 있는지라, TV 옆에 놓을만한 작은 크기로 변경했다. 12월에 들어가면 살까 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