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임신 24

[+13weeks] 애 딸린 엄마 大환영!

아기를 낳고 보니 애 딸린 가족은 어디에서도 환영받기 쉽지 않은 존재라는 걸 알았다. 특히 어린 아기. 주변에 많은 커플들이 있지만 아이는 커녕 결혼도 아니한 커플이 대부분이고, 결혼해 사는 커플들도 이 땅에 이민자로 살면서 아기를 가지는 건 언젠가는 하겠지만 당장은 미루는 것이 당연한 숙제처럼 보인다. 주말에 뜬금없이 전화해 급모여 차 한 잔 나누던 친구들도 만나기 쉽지 않아졌다. 친구들은 우리 스스로 멀어졌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런 면도 있다. 일단 누리를 데리고 나갈 수 있는 반경이 제약되어 있고, 누리의 찡찡이 늘어나는 늦은 오후와 저녁 시간을 피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하여간 그렇다. 우리를 환영해줄 곳은 한국의 집뿐이다. 이미 알고 지낸 사람들에겐 비록 환..

[+3weeks] 모유수유, 정말 모든 사람이 가능한걸까?

내 임신을 옆에서 지켜본 S님은 늘 '수월해 보인다'고 말씀하셨다. '수월한 임신'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비교적 문제없이 임신 기간을 지나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게 물 흐르듯 지금까지 왔는데, 출산 후 정말 넘기 힘든 난관을 만났다. 바로 모유수유다. 모유수유만 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다니까 해보겠다고 계획하고 시작했다. 모유수유를 해보겠다고 하니 임신 초기 만났던 K선생님이 "모유수유, 하면 될 것 같죠? 안쉬워요."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어려우면 Breastfeeding Drop In Clinic을 챙겨보라고 조언을 주셨다. 그 말씀을 듣고도 나도 모르게 모유수유를 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모유수유가 그냥 되는 줄 알았나보다. 정말 안쉽다. 누리를..

[40weeks] 반갑다, 누리야!

정신없이 일주일이 흘러갔다. 누군가는 조용한 블로그를 보며 '애 낳으러 갔나?'했을지도 모르겠다. 네, 맞습니다. 아기 낳으러 다녀왔습니다! (^ ^ ) 예정일은 9월 16일 일요일이었는데 역시 예상했던 대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분만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예약해둔 40주 진료를 갔다. 보통때와 다름없이 소변검사와 혈압 그리고 아기 심장소리를 체크했다. 그 뒤 조산사가 앞으로 진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설명해주었다. 첫 출산의 경우 늦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41주 진료를 예약하고, 그 날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으면 그 땐 일반적인 검사에 더해 이른바 내진이라고 하는 internal check를 하게 될꺼라고 했다. 그리고 이후에 인공적인 유도분만..

[39weeks] 모유수유 교육

월요일 아침 병원에서 마련하는 모유수유 교육에 다녀왔다. 요즘에야 한국에서도 이곳에서도 모유수유가 많이 권장되고 조금은 보편화되고 있지만, 내가 가까이서 지켜본 경우는 얼마되지 않았다. 집안의 언니들은 별다른 문제가 없어도 '젖을 삭힌다'는 약을 먹고 모유수유를 하지 않았으니까, 물론 15~20년 전에. 나만해도 분유먹고 자랐다. 언니는 나의 아토피성 건조 피부가 소우유 먹고 자라서 그렇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는데. 어쨌든. 모유수유가 아기 건강에도 좋고, 물론 엄마가 식단 관리를 잘 한다면, 산모에게도 좋다는 건 알지만 알면 알수록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럼에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일년이 넘도록 직장을 다니면서 모유수유를 하는 한국의 엄마들에게 무한한 존경을 표시하고 싶다. 물론 직..

[38weeks] 출산계획Birth Plan 세우기

침대 머리에 두고 잠들기 전 가끔 임신/출산과 관련된 짧은 책자를 보곤 했는데, 주별로 임신부와 아기의 변화 그리고 체크해야 할 것들을 일러둔 책자, 최근에 읽은 파트는 지비에게도 출산준비교육Birth Preparation 복습차원으로 보면 좋을 것 같아 오늘 오전 읽으라고 주었다. 최근에 읽은 파트는 분만과정을 3단계로 나누어 병원에 오기 전까지 분만 이전과정,분만과정, 분만 이후과정을 설명하고 각각의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이 설명되어 있었다. 분만 이전과정에서의 주요한 내용은 준비해야 할 것들과 어느 정도의 진통에 이르렀을 때 병원에 연락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어디서 출산 할 것인지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분만과정에서는 진통제의 종류 그리고 장/단점, 분만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여러가지..

[37weeks] 카시트 준비완료

유모차를 사야겠다고 고민을 하면서 카시트와 세트로 살 것인가, 아니면 유모차 따로 카시트 따로 살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대체로 유모차와 카시트가 세트거나 어느 유모차나 호환이 잘되는 특정 브랜트의 카시트는 그 가격이 무척 비쌌다. 아기를 낳고 난 후 차를 처분하려고 마음을 먹어서 카시트가 오래는 필요없는데, 카시트가 없으면 병원에서 아기를 보내주지 않기 때문에 카시트가 필요하긴 했다. 사람들은 아기 때문에 차를 산다고 하더라만, 우리는 그 반대. 지비가 시내로 출근을 하면서 차를 거의 쓰지 않게 됐다. 그나마 장을 볼 때 썼는데 내가 일을 하지 않게 되면서 쇼핑의 패턴이 일주일에 한 번 큰 장 보기에서 일주일에 두어 번 작은 장 보기로 바뀌었고, 또 아이가 생기면 집으로 배달주문해야겠다고 생각을 하..

[36weeks] Birth Center Tour

지난 일요일 오후 지비와 함께 Birth Center Tour를 갔다. 나름 시간을 넉넉히 두고 런던 동쪽으로 나들이를 갔다가, 다시 시간을 넉넉히 두고 런던의 동쪽에서 우리집과 병원이 있는 런던의 서쪽으로 출발했는데 매년 8월 말 노팅힐에서 벌어지는 페스티벌 때문에 사람도 가득하고 지하철도 서다가다를 반복해서 투어 시간에 늦고 말았다. Birth Center는 일전에 언급한 것과 같이 조산사의 주도로 분만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자연적인 분만을 유도하며 진통제로 무통주사와 같은 처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그 이전 단계인 Air&Gas와 Diamorphine정도만 주어진다. 무통주사인 Epidural과 같은 처지 또는 제왕절개 수술을 하려면 의사 주도로 분만이 이루어지는 Labour Unit으로 가야한다. ..

[35weeks] 아기 이름 무엇이 좋을까?

밀린 Newbie Story ③ 8월이 됨과 동시에 가족들이 런던에 왔다. 지난 일요일 저녁 비행기로 보내고, 이틀 동안 청소와 빨래 그리고 낮잠을 번갈아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수요일. 모르는 사람은 벌써 애 놓으러 간 줄 알았겠다. 그 와중에도 틈틈이 생각은 했는데 올리지 못한 꺼리들 어서 올려야겠다. 몇 년 전 접했던 뉴스에 그런 것이 있었다. 영국에서 새로 태어나는 남자 아기 중 가장 많은 혹은 인기 있는 이름은? 윌리엄William도 해리Harry도 아닌 바로 모하메드Mohammed라는. 출산을 많이 하지 않는 영국인에 비해 출산율이 높은 무슬림 이민자들 혹은 무슬림 영국인British들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일종의 증거였다. 아기를 가지고서 어떤 이름이 좋을까 당연히 이미 생각해봤다. 나는 우리..

[34weeks] 임신부가 여행에 필요한 서류

밀린 Newbie Story ② 8월이 됨과 동시에 가족들이 런던에 왔다. 지난 일요일 저녁 비행기로 보내고, 이틀 동안 청소와 빨래 그리고 낮잠을 번갈아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수요일. 모르는 사람은 벌써 애 놓으러 간 줄 알았겠다. 그 와중에도 틈틈이 생각은 했는데 올리지 못한 꺼리들 어서 올려야겠다. 가족들과의 여행을 준비하면서 내가 부모님과 함께 가고 싶었던 곳은 사실 바르셀로나였다. 그런데 우리 부모님이 가우디를 알리 없어, 그냥 만만한 파리를 넣었다. 에펠탑을 아실테니까. 그리고 파리까지는 기차로 가니까 내가 임신 몇 주던 그다지 제약이 없었다. 그런데 언니가 스위스를 넣자고 했다. 언니가 유럽여행을 하면서 꼭 부모님을 데려오고 싶다고 생각했던 스위스. '스위스? 좋지. 근데 스위스면 비행기를 타야..

[33weeks] 피해가기 어려운 임신부 튼살

밀린 Newbie Story ①8월이 됨과 동시에 가족들이 런던에 왔다. 지난 일요일 저녁 비행기로 보내고, 이틀 동안 청소와 빨래 그리고 낮잠을 번갈아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수요일. 모르는 사람은 벌써 애 놓으러 간 줄 알았겠다. 그 와중에도 틈틈이 생각은 했는데 올리지 못한 꺼리들 어서 올려야겠다. 영국하면 떠오르는 건 비와 구름의 이미지이지만 난방 방식이 한국과 다른 탓에 처음 영국에 온 사람들은 건조함을 많이 느낀다. 비는 자주오지만 공기는 건조한 이상한 나라. 그 때문인지 바디로션과 같은 제품들을 선물로 주고 받는 일이 많다. 돈주고 사본적은 없는데 늘 사용하지 않는 바디로션이 2~3개는 있었던 것 같다. 태생적으로 피부가 건조한 편이라 잘 발라야지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임신을 하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