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0년

[life] 생활의 변화

토닥s 2020. 4. 7. 07:35

한국은 학교만 휴교했을 뿐 나머지 일상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영국을 비롯한 유럽은 학교뿐 아니라 나머지 일상들이 바뀌었다.  한국어로는 봉쇄라고 번역되는 Lockdown 정책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학교 휴교와 함께 생필품과 의약품 이외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다.  까페, 레스토랑, 일반 잡화점들도 문을 닫았다.  재택 근무가 가능하면 재택 근무를, 그렇지 않은 업종만 출근을 하고 있다.  키워커(의료와 유통업)와 건설쪽만 계속해서 출근하는 것 같다.  까페와 식당이 문을 닫았으니 이와 같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출근하지 않는다(사실상 일자리를 잃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일반인은 생필품과 의약품 쇼핑 그리고 하루 1회 산책 정도만 허용하고 있다.  그러니 많은 것들이 집에서 일어나고 있다.  학교를 대신해 집에서 공부하고, 직장을 대신해 집에서 일한다.  그리고 방과후 활동, 누리의 경우는 발레도 집에서 하고, 지비의 취미 활동인 운동도 집에서 한다.  모두들 컨퍼런스 콜, 화상통화로 연결해서 각자의 집에서 한다.  Covid-19이 가져온 새로운 변화다.




마침 저녁 시간에 이뤄지는 지비의 취미활동 운동 때문에 디너쇼가 됐다.  지비는 운동하고 우리는 맞은 편에 앉아 밥을 먹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엔 누리의 발레 수업.



전날 밤 미리 TV에 연결해두었다.  TV 속에 누리와 TV가 있고, 그 TV 속에 다시 누리와 TV가 있다고 좋아하는 누리.  TV에 연결해서 큰 화면으로 볼 수 있게 한 것은 좋았는데, 오디오가 해결되지 않아서 누리는 들을 수만 있고 말할 수는 없는 상태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이런 기술이 조금이나마 이전의 일상을 가능하게 한다는 게 고마울 따름이다.  이마저도 없었다면 참 어려운 시간이 됐을 것 같다.  기술이 고마운 건 고마운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미디어와 접촉이 너무 많아져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상황 때문에 컴퓨터와 TV 같은 것들이 평소보다 많이 허용되고 있는데, 이후에 어떻게 일상으로 돌릴 수 있을까.  학교에서 보내오는 정보들도 모두 유투브, 웹사이트들이다.  박물관도 문닫고, 도서관도 문닫았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자극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다시 책과 노트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