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Newbie Story 79

[+12weeks] 들어나 봤나? This Little Piggy Poem!

누리가 3주가 될 즈음 방문한 Health Visitor는 내게서 산후우울증을 감지하고 엄마들을 위한 각종 활동에 참가하기를 권유했다. 그때 나를 우울하게 하는 건 모유수유와 그를 위해 젖물리기만을 한 시간씩 권하는 그들이었다. 어쨌든 그때 권했던 활동 중 하나는 인근 가족센터Family Centre에서 진행되는 아기맛사지였다. 그 가족센터와 아기맛사지는 요가에서 만난 독일인 라헬에게서 들었던터라 알고는 있었지만 3주도 안된 아기를 데리고 그런 집단 시설에 가고 싶지 않았다. 누리보다 4주쯤 뒤에 아기를 출산한 라헬이 딸이 3주쯤 됐을 때 연락이 와서 잠시 얼굴을 보고 그 주부터 함께 아기맛사지에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정작 라헬은 그 즈음 몸이 아파서 오지를 못하고 혼자서 아기맛사지 세션에 갔다. 누리..

[+11weeks] 런더너 누리

지비는 누리가 태어나고 3일만에 출생신고를 했다. 성격상 그런 일을 좀 서둘러 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여권 때문이었다. 출생신고서가 있어야 여권을 신청할 수 있으니. 간난 아기를 데리고, 머리도 못가누는 아기를 데리고 사진관에 가나 어쩌나 하고 있을 때 친구 알렉산드라가 자기 여권사진은 자기가 찍고 포토샵으로 했다는 이야기에 우리도 집에서 사진을 찍기로 했다. 사실 지비의 영주권 신청때 사진도 집에서 찍긴 했다.출생신고하고 이런저런 절차를 기다리는 동안 지비는 틈틈이 누리의 여권용 사진을 찍어댔다. 누리가 아직 목을 못 가누니 침대에 눕혀놓고서. 1차 시도! 태어난지 일주일 후쯤. 우는 애를 달래가며 눈뜬 사진을 겨우 찍었는데 내가 거절했다. 얼굴이 정면도 아니거니와 어깨선이 보기 싫다는 이유로. ..

[+10weeks] 부모미션, 수유실을 찾아라!

외출 중 수유와 기저귀 갈기 누리가 태어나고 꼬박 두달. 그 동안 계속 집콕한 것만은 아니고 걸어서 10~15분 거리에 있는 하이스트릿에 나가 차를 마시기도 하고, 친구를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 머물러야 2~3시간이라 나가 있는 동안 우유를 먹이거나 기저귀를 갈 일이 없었다. 지난 화요일 한국에서 출장 온 선배와 만나기로 약속하고 혼자서는 엄두가 안나 지비가 하루 휴가를 내서 함께 갔다. 지비와 함께 가면서 누리 태어나고 가장 멀고, 긴 외출이 될꺼라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봐야 집에서 버스로 10~15분거리. 보통 누리는 아침에 한 번, 그리고 점심 때도 한 번 우유를 먹는다. 점심 때 선배를 만나기로 해서 아침 일찍 우유를 한 번 먹이고, 집을 나서기 전에 우유를 한 번 먹이려고 했는데 누리가..

[+9weeks] 요술 아기침대

우리 집엔 요술 아기침대가 있다. 아기를 넣으면 바로 잠이 드는 그런 기특한 아기침대가 아니라 자던 아기도 넣으면 아기가 깨는 요술 아기침대.(ㅡㅜ ) 예전에 결혼한 친구가 아기를 낳고보니 필요없는 게 침대라며 왜 큰 돈을 들여 침대를 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결혼 혼수로 포켓스프링매트를 사고서 너무 좋다고 했던 친구인데. 그 이야기를 들을 땐 '그런가? 왜?'했다. 대략의 설명은 그랬다. 아기랑 엄마랑 함께 자게되면 아빠가 잘 공간이 없어 도의적으로 다 함께 바닥에 잔다는. 물론 새벽에 밤잠 설치기 싫은 아빠들은 '개인적'으로 거실이나 다른 방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 친구의 그 말이 기억속에 있었는데 앞서 살던 집의 침대가 킹사이즈였다(영국에선 공간을 임대할 때 가구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처..

[+8weeks] 아기를 위한 선물 the best 그리고…

the worst. 지난 주말 타이 친구 켄의 친구 멤을 만났다. 멤은 올가을 LSE에서 석사를 하기 위해 런던에 왔고, 그 편에 켄이 누리 선물을 보냈다. 멤이 런던에 도착해서 바로 연락을 했지만, 나도 막 출산한 뒤고 멤도 런던에 적응하기 바빠 이제야 만났다. 켄이 보낸 선물을 받고 보고서 두 가지 이유에서 나는 크게 웃었다. 첫번째 이유는 선물이 이유식 조리기였다. 대단한 조리기는 아니지만 채망과 작은 절구가 있는. 20대 후반, 벌써 켄도 30대 초반인가?,의 비혼남이 보낸 선물이 이유식 조리기라는 게 놀랍고 나를 웃게 만들었다. 보통 아기 선물이라면 장난감 아니면 옷인데. 켄은 그런 남자다. 그런데 왜 이 남자를 데려가지 않는지 세상여자들 참. 두번째 내가 웃은 이유는 그 비슷한 이유식 조리기가..

[+7weeks] 목욕재계

누리를 병원에서 데려오고 한국의 집으로 전화할 때마다 엄마는 물었다. "애기 목욕은 시켰나?"하고. 그러면서 애들이 때가 없을 것 같지만 목욕시켜보면 때가 많이 나온다면서. 우리는 배꼽이 떨어지길 기다려 시키겠다고 한결 같이 답했다. 엄마도, 이곳의 조산사도 배꼽이 떨어지지 않아도 목욕시켜도 된다고 했지만, 단 목욕 후 잘 말려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배꼽이 떨어지길 기다렸다. 집으로 오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 배꼽이 자연스레 떨어졌다. 사실 초저녁에 자고 일어나니 지비가 기저귀 가는데 배꼽이 떨어졌다면서 보여줬다. 드디어 목욕을 시켜야는데 엄두가 안나던 우리는 알렉산드라에게 SOS를 보냈다. 언제고 저녁 시간에 한 번 들러줘 우리들의 목욕을 '지도'해주면 고맙겠다고. 바로 다음날 알렉산드라가 왔다. 참고..

[+6weeks] 강남에서 먹는 독일분유 압타밀?

후배 K가 누리에게 어떤 분유를 먹이는지 물어왔다. 임신을 한 K가 상황이 모유수유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시간을 두고 분유에 대해서 알아두려 한다고. 요즘 강남 엄마들이 먹인다는 독일분유를 알아볼까, 생협분유를 알아볼까 하던 참이란다. '분유도 강남스타일인가?'하고 그냥 웃고 말았다. 예전 같았으면 '한국, 참 유난도스럽다'했을 것을 아기에게 좋은 것을 먹이려는 마음을 헤아리고 난 뒤라 반쯤은 이해도 가고. 사실 나도 한국에 있었으면 한국 엄마들의 그'유난스러움'의 대열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 같다. 강남 엄마들이 먹인다는 독일분유까지는 아니어도 없는 살림이라도 쪼개서 생협분유를 먹였을 것 같다. 지난 주말 아침 뜬금없이 다음 한국행에 강남과 DMZ에 가보자는 지비와 이야기하다 생각나서 후배 K가 이야기..

[+5weeks] 신생아 피부 발진

출산 이후 모유수유가 첫번째 난관이었다면, 지금은 피부 발진이라는 두번째 난관을 맞고 있다. 모유수유에 대한 스트레스가 바닥을 치고, 지비와 '모유수유 되는 만큼 먹이고, 우유로 키우자'고 결론짓고 마음이 좀 편해지니 적은 량이지만 모유가 나오는 것 같았다. 그 즈음에서 발진이 시작된 것도 같다. 산 넘어 산이라더니. 3주가 끝나갈 무렵 health visitor가 집에 왔을 때 막 시작된 발진에 대해서 물었더니 heat rash가 아닌 이상 저절로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heat rash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줬다. heat rash는 우리가 아는 태열쯤 되는 것 같다. 투명한 컵으로 눌러봐서 여전히 붉은 반점이 있으면 heat rash인데 그땐 의사에게 보여야 한다고. 누리의 발진을 ..

[+4weeks] 진정해, 등신들아! Calm down, idiots!

삼칠일 같은 개념이 없는 이곳에선 아이를 낳고 며칠 만에 산모와 아기가 외출을 하기도 하고, 손님들도 산모와 아기를 보러 방문을 하기도 한다. 내가 이곳에 살아서가 아니라 그런 것에 원래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이라 오는 손님 막지 않았다. 지비로서는 나름대로 집에 하루 종일 누리와 있는 나를 위한 배려라고 생각해서 친구들을 집으로 부르기도 했다. 주말마다 친구들이 다녀갔다. 지지난주 다녀간 친구들은 커플이긴 하지만 결혼과 같은 미래가 없는 커플이라 그저 집에 있는 우리를 만나러 온 정도였다. 아기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잠시 들른 해롤드와 함께 부동산 경기와 직업 전망을 이야기하다 돌아갔으니 누리의 밥때와 기저귀 갈때 조절이 불가능한 나로써는 약간 부담스러운 시간이었다. 지난주는 지비의 친구 올림피아와 지..

[+3weeks] 모유수유, 정말 모든 사람이 가능한걸까?

내 임신을 옆에서 지켜본 S님은 늘 '수월해 보인다'고 말씀하셨다. '수월한 임신'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비교적 문제없이 임신 기간을 지나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게 물 흐르듯 지금까지 왔는데, 출산 후 정말 넘기 힘든 난관을 만났다. 바로 모유수유다. 모유수유만 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다니까 해보겠다고 계획하고 시작했다. 모유수유를 해보겠다고 하니 임신 초기 만났던 K선생님이 "모유수유, 하면 될 것 같죠? 안쉬워요."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어려우면 Breastfeeding Drop In Clinic을 챙겨보라고 조언을 주셨다. 그 말씀을 듣고도 나도 모르게 모유수유를 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모유수유가 그냥 되는 줄 알았나보다. 정말 안쉽다. 누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