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Newbie Story 79

[+42weeks] 난데없는 유목생활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누리와 함께 난데없는 유목생활 중이다. 그러다보니 컴퓨터 앞에 앉을 일이 없었다고 구차하게 늦은 일기에 대한 변명. 더워지기 전에도, 심지어 12월이나 1월에도 거의 매일 산책을 가긴 했지만 요즘은 산책의 개념이라기보다는 시원한 곳을 찾아 떠도는 유목생활에 가깝다. 동네 도서관 - 유아 음악 교실 Music Session 동네 도서관에 유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건 알았다. 그건 음악 교실이라기보다 동요 교실이어서, 그리고 유아toddler 프로그램이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누리의 월령이 아기와 유아 사이쯤 되서 어중간 하다.또 다른 이유는 남들은 다 아는 노래, 나만 모르는 어색한 분위기가 그렇기도 해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5개월쯤 되는 딸이 있는 니콜라스, 영..

[+41weeks] 잠이 태부족

생후 5주부터 밤에 깨지 않고 자는 누리도 늘 그런 건 아니다. 예방접종을 맞은 뒤 한 이틀 한 밤중에 깨어나 울기도 했고, 그것과는 상관없이 우유를 먹은 뒤 트림없이 잠든 날은 어김 없이 한 두 시간 뒤에 깨어나 울기도 했다. 그래도 비교적 잘 자는 편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특별히 좋은 걸 먹이거나, 지비와 내가 특출나게 크지 않아도(아 나는 물론 한 덩치 하지~) 누리 키가 특출나게 큰 이유가 잘 자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누리는 그렇게 많이 자는 편은 아니다. 한국가기 전까지 누리는 저녁 10시에서 아침 7시 또는 7시 반 정도까지 자고, 낮에 두 번 정도 낮잠을 자는데 더하면 3시간 정도 됐다. 오전에 많이 자면 오후에 덜 자고, 오전에 적게 자면 오후에 ..

[+40weeks] 가젯맘

육아용품과 관련해서 '이런 것도 있나?'하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정말 없는 게 없다. 각종 지식 검색에 없는 질문과 답이 없는 것처럼. 나는 주로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면 한국어로 검색해보고, 그 다음 영어로 검색해보고, 구입하는 편인데. 한국의 육아용품은 정말 없는 게 없고, 그것이 비록 대부분이 물 건너온 수입품이라 하더라도, 사용자 후기도 그렇다. 가끔 열심히 읽어내려가다 끝부분에 협찬을 받은 후기라는 걸 알게 되면 김이 확 식어버리긴 한다. 남이 써 놓은 후기 잘 읽고서 드는 생각의 한 자락은 '나는 이런 가젯맘은 되지 말아야지'. 육아일기인지 육아용품 사용자 후기인지를 읽다보면 아기는 없고, 육아도 없고, 제품만 남아있다. 그런데 나도 점점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다. ( i i) 눈에..

[+39weeks] 옆으로 옆으로 - 잡고 걷기

요즘 누리는 부쩍 잡고 일어선다. 겨우 앉게 되면 누우려 들지 않고, 겨우 설 수 있게 되면 앉으려 들지 않더니, 이제 겨우 뭔가를 잡고 설 수 있게 되니 가만히 서있지 않는다. 역사적인 2013년 6월 19일 드디어 누리가 TV 아래 책장을 잡고 혼자 걸었다. 저 나이가 시킨다고 할 나이도 아니고.(- - );; 2013년 6월 19일 내가 낮에 혼자 찍은 이 동영상을 퇴근하고 무한반복해서 보던 지비는 37초 부분에서 누리가 두 손 다들고 서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선 누리가 천재('genius'라고 했는데 '천재'라는 표현이 좀 어울리지는 않지만 다른 표현도 달리 떠오르지 않는다)라면서. 지비, 그건 좀 오바야. ( ^ ^);; 2013년 6월 21일 그렇게 걸음을 뗀지, 물론 TV 아래 책장을 잡고, ..

[+38weeks] 이유식보고서③ 그리고 책을 먹는 아기

이유식보고서③ 한국에 다녀오는 일 때문에 거의 한 달이 넘도록 이유식을 별달리 진척시키지 않았다. 조리기구랄 것도 없지만, 짐 싸들고 가기가 싫었다. 그래서 작은 이유식용 절구만 챙겨서 갔다. 부모님집에 믹서만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갔는데 가서 보니 부모님 믹서는 커서 2~3일치 이유식에 사용할 쌀을 넣어도 분쇄가 안됐다. 결국은 쌀 불려서 찧어가면서 이유식을 먹였다.(ㅜㅜ )한국에 있는 동안 누리가 감기로 아프기도 하였지만, 한국의 부모님집에서는 여기서 장보듯이 할 수 없이 그때그때 부모님 집에 있는 채소로 쌀+쇠고기+채소 이유식을 40g정도씩 먹였다. 채소는 주로 브로콜리, 시금치, 고구마, 당근. 나름 쌀 알갱이의 크기를 점차적으로 키워보려고 했지만,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그리 큰 변화를 주지도 못했다..

[+37weeks] 누리야 미안하다 - 베이비펜스

한국에서 돌아오고 그리고 누리가 기게 되면서 도저히 혼자 감당이 안됐다. 그래서 예전부터 살까말까 말설이던 베이비펜스, 여기선 플레이펜Playpen이라고 그런다,를 열심히 검색했다. 지비도 황폐해지는 나를 보느니 사는 게 낫겠다고. 소재에 따라 소프트, 스틸, 우드 플레이센이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건 가운데 있는 스틸형. 용도에 따라 펼쳐서 공간을 나누는 용도로도 쓸 수 있고, 모양을 변형해 주로 영국의 하우스에 많은 벽난로 주변으로 둘러 칠 수도 있다.나도 이 제품을 살까말까 많이 망설였는데 소재를 떠나서 아무래도 아기를 플레이펜에 넣는 것에 마음이 완전히 기울지 않았다. 애가 죄수도 아니고 말이지. 더군다나 아기가 많이 기어다니면, 돌보는 사람이야 피곤하지만 아기에겐 성장발달에 좋은거 아닌가하면서. ..

[+36weeks] 육아지원정책이 거시기 합니다.

밀린 Newbie Story ③ 한국에 있는 동안 밀린 육아일기. 사이사이 메모를 남기기는 했는데, 내가 남긴 메모를 내가 봐도 모르겠네요. 얼른 기억을 더듬어야겠어요. 한국에 도착한 다음날 두 친구네와 만났다. 두 친구와는 대학동기고 남편들도 학교 선배들이라 친구 둘, 남편 둘, 각각 애들 둘 그리고 우리 셋까지 한 번에 만난 아주 알찬 만남이었다.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간식먹고 결국엔 피자까지 시켜 먹었는데, 보육비 지원과 양육수당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이건 뭐가 좀 거시기 한데?'하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 있었다. 보육비는 아이를 보육시설에 보낼 경우 나이에 따라 28~39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고, 양육수당은 올해 3월 처음 생긴 지원금으로 보육시설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양육하여도 나..

[+35weeks] 아기랑 여행하기

밀린 Newbie Story ② 한국에 있는 동안 밀린 육아일기. 사이사이 메모를 남기기는 했는데, 내가 남긴 메모를 내가 봐도 모르겠네요. 얼른 기억을 더듬어야겠어요. 누리에겐 한국으로 가는 것 그 자체가 장거리 여행이지만, 한국에 가서도 강원도로, 일본 오사카로 여행을 다녔어요. 다니면서 '아 이건 꼭 어디 남겨놔야겠다'했던 생각들입니다. 아기 먹거리 보통 아기와 장거리 여행을 하게되면, 단거리 여행이라 하더라도, 엄마들은 분유를 다 챙겨간다고 합니다. 분유 수유일 경우. 여행아니라도 분유를 가능하면 바꾸지 않기 때문에 챙겨가는 것이지요. 저도 한국가기 전 분유를 3~4통 정도 들고가려고 했는데, 요즘 이곳에 분유 품귀현상이 일어서 한 번에 2개 이상 구매가 안되더군요(요건 담에 자세히). 어쩔 수 ..

[+34weeks] 사방팔방

밀린 Newbie Story ①한국에 있는 동안 밀린 육아일기. 사이사이 메모를 남기기는 했는데, 내가 남긴 메모를 내가 봐도 모르겠네요. 얼른 기억을 더듬어야겠어요. 한국 가기 전과 후의 가장 큰 변화, 한국에 있는 동안 누리가 이룬 가장 큰 성장은 '기기'. 34주, 누리도 드디어 기게 되었답니다. 한국에 있는 3주 동안 몰라보게 기기가 빨라지고, 편해졌답니다. 2013년 5월 7일 2013년 5월 20일 2013년 5월 22일 또 한 단계 성장을 한 셈이니 축하할 일이고, 기뻐할 일입니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기어다니는 누리 잡으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조바심을 내려두고, 기어봐야 집안이다는 마음으로 누리를 내버려두자고 몇 번이나 마음을 먹는데 쉽지 않네요. 잠시 고개 돌리면 식탁 밑에 들어가..

[+33weeks] 한국방문기념퀴즈

누리는 지금 한국생활 5일째. 걱정과는 달리 큰 어려움 없이 잘 왔다. 떠나오는 히드로 공항에서 각종 환대를 받고, 승무원 언니야에게 이쁨 받으면서. 11시간이 조금 모자라는 비행 중 3~4시간은 놀고, 4~5시간은 쭉 자고, 마지막 한 시간은 몸단장하고 인천공항에 도착. 서울역에서 친구와 커피마시는 2시간, 서울에서 부산오는 3시간 쭉 자주는 기특한 누리. 가는 곳마다 환대를 받는 중이다. 특히 지하철, 식당에서 마주치는 할머니들에게. 토요일 도착해서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처음으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부산 시내로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부모님이 사시는 아파트에서 버스 정류장까지는 3~5분거리인데, 그 거기를 유모차에 태워가고, 정류장에 도착해서 아기띠로 바꾸려고 했다. 그런데 정류장에 도착하자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