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Newbie Story

[+5weeks] 신생아 피부 발진

토닥s 2012. 10. 22. 02:58

출산 이후 모유수유가 첫번째 난관이었다면, 지금은 피부 발진이라는 두번째 난관을 맞고 있다.  모유수유에 대한 스트레스가 바닥을 치고, 지비와 '모유수유 되는 만큼 먹이고, 우유로 키우자'고 결론짓고 마음이 좀 편해지니 적은 량이지만 모유가 나오는 것 같았다.  그 즈음에서 발진이 시작된 것도 같다.  산 넘어 산이라더니.


3주가 끝나갈 무렵 health visitor가 집에 왔을 때 막 시작된 발진에 대해서 물었더니 heat rash가 아닌 이상 저절로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heat rash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줬다.  heat rash는 우리가 아는 태열쯤 되는 것 같다.  투명한 컵으로 눌러봐서 여전히 붉은 반점이 있으면 heat rash인데 그땐 의사에게 보여야 한다고.  누리의 발진을 눌러본 health visitor는 heat rash는 아니라고, 그래서 저절로 없어질 발진라는데 안심했다.  다행히 누리도 심각하게 보이는 것과는 달리 가려워보이지는 않아서.


그런데 이 발진이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다.  얼굴 전체를 덮었을 때 4주차 몸무게 체크를 위해 Children's Centre에 가서 다른 health visitor를 만났다.  그녀 역시 보기가 힘들지만, 아기에게 전혀 해롭지 않고 저절로 없어질꺼라고 했다.  그녀가 준 추가적인 정보는 이 발진의 이유가 모유수유를 통해 얻어진 내 호르몬과 누리의 호르몬이 충돌하는데서 온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저절로 없어지긴하지만 길게는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는 점.  몇 달?  많지도 않은 모유를 먹고 온 발진이 몇 달은 간다니.  이 발진의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milk spots이라고 알려줬다.

집에와서 milk spots에 대해서 검색해봤다.  milia라고 불리는 이것은 발진이라기보다 우리가 가끔 발견할 수 있는 지방 또는 피지 덩어리 같았다.  그래도 이름이 뭐건 간 누리가 가렵지 않고, 시간이 걸려도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는데 다시 한 번 위안을 얻었다.


그러다 비타민K 경구투여를 위해 GP에 갔다.  비타민K를 준 간호사가 누리 얼굴을 보고, 의사에게 보여보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한 시간을 기다려 의사를 만났다.  의사 역시 신생아에게 많은 피부질환으로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이 간다면서.  그래서 피부가 건조하니 수분크림을 처방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분크림이 건조함을 덜어줄 뿐 피부질환을 낫게해주지는 않는다고.  그런데 문제는 그때 의사가 제시한 이름은 milk spots이 아니라 erythema toxicum이였다. 

또 집에 와서 erythema toxicum을 검색해봤다.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자연스레 치유된다고는 하지만 조산사가 말했던 이름과 다른 피부질환명이라 대체 제대로된 이름이 맞긴 한건지가 궁금했다.  궁금하다기보다 걱정이 됐다.  이대로 두어도 되는 것인지.


비슷비슷한 증상에 각기 다른 이름의 피부질환들을 여럿 검색해봤다.  사실 들여다봐도 어떤 것이 누리에게 해당되는지 알 수가 없다.  그저 바라는바는 누리가 가렵지 않았으면, 시간이 걸려도 자연스레 치유가 됐으면 하는 점이다.  조산사와 의사 모두 누리가 가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건조함 때문인지 아니면 제 손으로 스친탓인지 가렵게 보이기도 한다.  특히 잠이 올땐 얼굴을 부비는데 그때 발진이 붉어지면서 가려워보인다.  어른도 참기 힘든 가려움이건만.


http://www.nhs.uk/conditions/skin-rash-babies/Pages/Introduction.aspx



GP에서 의사를 만나고 왔을 때 사진이다.  지금은 이것보다 좀 더 심하다.


조산사가 milk spots의 경우는 태열과 달리 얼굴과 목, 그리고 가슴팍까지만 발진이 생긴다고 했다.  누리의 경우는 지금 목 정도까지만 발진이 생겼고, 몸은 깨끗하다.  조산사의 의견대로 모유수유 때문이라면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적은 량이라도 힘들게 얻은 모유를 중단하면 모유를 다시 얻기 어려울 것 같아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있다. 

나는 누리를 보면서 혹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세탁세제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다.  누리 옷은 아기용 세제를 쓰지만 우리 옷은 일반 세탁세제를 쓴다.  우리 옷에 닿은 누리의 얼굴과 목에 알러지가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  우리 옷도 아기용 세제를 써보는게 어떻겠냐고 지비에게 이야기했더니 조금 있어보자고 한다.

발진이 처음 번질 무렵 우리가 먹던 분유를 바꾸려고 했었다.  새로 바꾼 분유를 반쯤 먹었을 때 지비의 형 마렉이 분유가 이유일지도 모른다고 해서 처음 먹던 분유로 되돌렸다.  그래도 발진은 나아지고 있지 않다.  분유로 생긴 발진이라도, 처음 먹던 분유로 되돌렸다 하더라도 1~2주는 지켜보라는 게 마렉의 의견.  기다리는 마음이 초조하다.


오늘 하루 누리의 얼굴을 보다 못한 지비가 erythema toxicum에 대해서 검색 또 검색.  모유와 분유를 혼합 수유하는 아기에게 잘 생기기도 하고, 여름과 가을에 출생한 아기, 그리고 첫번째 출산을 통해 얻은 아기에게서도 잘 생긴다는 내용을 찾았다.  아기가 스스로 면역체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종의 마찰과 같아서 아기의 면역체계가 완성되면 나아진다는.  정말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인지.  일단 의사가 처방한 수분크림을 바르면서 6주까지 지내보고, 나아지는 것이 없으면 6주차 GP방문에서 모유수유 중단에 대해서 물어보자고 지비와 이야기 나누었다.  정말 산 넘어 산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