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Newbie Story 79

[+2weeks] 조산사의 가정방문

생각한 바가 있어 임신과 출산 과정을 열심히 정리하고 있는데, 그 글을 접하는 한국 지인들의 반응은 내가 '약간' 측은해 보이나보다. 한국에서 임신·출산해 본 경험이 없어 비교할 능력은 못되지만 영국의 시스템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스스로는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다. 물론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영국의 의료, 특히 출산과 관련된 시스템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덜 상업화 되어 있다는 점이다. 모든 의료가 무료인 점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물론 세금을 기본율 20%, 연간 소득 £34,000 이상은 40%를 내야하긴 하지만. 그런데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한국보다 많아보이는 세금이 그 안에 소득세와 의료보험, 교육혜택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1week] 누리 사브주크 신고합니다!

지난주 목요일 집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찍은 사진들이다. 사실 출산하러 갈 때 작은 카메라를 들고 갈까 큰 카메라를 들고 갈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출산 가방이라는 걸 싸고보니 꽤나 짐이 많아 작은 카메라를 챙겨넣었다. 하지만 정작 출산 과정에선 가방에 카메라를 꺼낼 겨를이 없어 휴대전화로만 사진을 찍고 말았다는. 집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지비랑 나는 아기가 자는 동안 탐색전에 들어갔다. 발도 꺼내보고 손도 꺼내보고 둘이서 "아 신기해" (^ ^ )발을 꺼내보니 아기를 식별하는 태그가 두 발에 차여져 있어 실수로 두 발에 채웠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한 쪽이 쏙 빠지고 말았는데 그걸 겪고서 "아, 빠질 수도 있으니까 두 발에 채우는구나"하고 둘이서 바보 돌깨는 소리를 했다. 내..

[40weeks] 반갑다, 누리야!

정신없이 일주일이 흘러갔다. 누군가는 조용한 블로그를 보며 '애 낳으러 갔나?'했을지도 모르겠다. 네, 맞습니다. 아기 낳으러 다녀왔습니다! (^ ^ ) 예정일은 9월 16일 일요일이었는데 역시 예상했던 대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분만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예약해둔 40주 진료를 갔다. 보통때와 다름없이 소변검사와 혈압 그리고 아기 심장소리를 체크했다. 그 뒤 조산사가 앞으로 진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설명해주었다. 첫 출산의 경우 늦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41주 진료를 예약하고, 그 날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으면 그 땐 일반적인 검사에 더해 이른바 내진이라고 하는 internal check를 하게 될꺼라고 했다. 그리고 이후에 인공적인 유도분만..

[39weeks] 모유수유 교육

월요일 아침 병원에서 마련하는 모유수유 교육에 다녀왔다. 요즘에야 한국에서도 이곳에서도 모유수유가 많이 권장되고 조금은 보편화되고 있지만, 내가 가까이서 지켜본 경우는 얼마되지 않았다. 집안의 언니들은 별다른 문제가 없어도 '젖을 삭힌다'는 약을 먹고 모유수유를 하지 않았으니까, 물론 15~20년 전에. 나만해도 분유먹고 자랐다. 언니는 나의 아토피성 건조 피부가 소우유 먹고 자라서 그렇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는데. 어쨌든. 모유수유가 아기 건강에도 좋고, 물론 엄마가 식단 관리를 잘 한다면, 산모에게도 좋다는 건 알지만 알면 알수록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럼에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일년이 넘도록 직장을 다니면서 모유수유를 하는 한국의 엄마들에게 무한한 존경을 표시하고 싶다. 물론 직..

[38weeks] 출산계획Birth Plan 세우기

침대 머리에 두고 잠들기 전 가끔 임신/출산과 관련된 짧은 책자를 보곤 했는데, 주별로 임신부와 아기의 변화 그리고 체크해야 할 것들을 일러둔 책자, 최근에 읽은 파트는 지비에게도 출산준비교육Birth Preparation 복습차원으로 보면 좋을 것 같아 오늘 오전 읽으라고 주었다. 최근에 읽은 파트는 분만과정을 3단계로 나누어 병원에 오기 전까지 분만 이전과정,분만과정, 분만 이후과정을 설명하고 각각의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이 설명되어 있었다. 분만 이전과정에서의 주요한 내용은 준비해야 할 것들과 어느 정도의 진통에 이르렀을 때 병원에 연락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어디서 출산 할 것인지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분만과정에서는 진통제의 종류 그리고 장/단점, 분만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여러가지..

[37weeks] 카시트 준비완료

유모차를 사야겠다고 고민을 하면서 카시트와 세트로 살 것인가, 아니면 유모차 따로 카시트 따로 살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대체로 유모차와 카시트가 세트거나 어느 유모차나 호환이 잘되는 특정 브랜트의 카시트는 그 가격이 무척 비쌌다. 아기를 낳고 난 후 차를 처분하려고 마음을 먹어서 카시트가 오래는 필요없는데, 카시트가 없으면 병원에서 아기를 보내주지 않기 때문에 카시트가 필요하긴 했다. 사람들은 아기 때문에 차를 산다고 하더라만, 우리는 그 반대. 지비가 시내로 출근을 하면서 차를 거의 쓰지 않게 됐다. 그나마 장을 볼 때 썼는데 내가 일을 하지 않게 되면서 쇼핑의 패턴이 일주일에 한 번 큰 장 보기에서 일주일에 두어 번 작은 장 보기로 바뀌었고, 또 아이가 생기면 집으로 배달주문해야겠다고 생각을 하..

[36weeks] Birth Center Tour

지난 일요일 오후 지비와 함께 Birth Center Tour를 갔다. 나름 시간을 넉넉히 두고 런던 동쪽으로 나들이를 갔다가, 다시 시간을 넉넉히 두고 런던의 동쪽에서 우리집과 병원이 있는 런던의 서쪽으로 출발했는데 매년 8월 말 노팅힐에서 벌어지는 페스티벌 때문에 사람도 가득하고 지하철도 서다가다를 반복해서 투어 시간에 늦고 말았다. Birth Center는 일전에 언급한 것과 같이 조산사의 주도로 분만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자연적인 분만을 유도하며 진통제로 무통주사와 같은 처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그 이전 단계인 Air&Gas와 Diamorphine정도만 주어진다. 무통주사인 Epidural과 같은 처지 또는 제왕절개 수술을 하려면 의사 주도로 분만이 이루어지는 Labour Unit으로 가야한다. ..

[35weeks] 아기 이름 무엇이 좋을까?

밀린 Newbie Story ③ 8월이 됨과 동시에 가족들이 런던에 왔다. 지난 일요일 저녁 비행기로 보내고, 이틀 동안 청소와 빨래 그리고 낮잠을 번갈아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수요일. 모르는 사람은 벌써 애 놓으러 간 줄 알았겠다. 그 와중에도 틈틈이 생각은 했는데 올리지 못한 꺼리들 어서 올려야겠다. 몇 년 전 접했던 뉴스에 그런 것이 있었다. 영국에서 새로 태어나는 남자 아기 중 가장 많은 혹은 인기 있는 이름은? 윌리엄William도 해리Harry도 아닌 바로 모하메드Mohammed라는. 출산을 많이 하지 않는 영국인에 비해 출산율이 높은 무슬림 이민자들 혹은 무슬림 영국인British들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일종의 증거였다. 아기를 가지고서 어떤 이름이 좋을까 당연히 이미 생각해봤다. 나는 우리..

[34weeks] 임신부가 여행에 필요한 서류

밀린 Newbie Story ② 8월이 됨과 동시에 가족들이 런던에 왔다. 지난 일요일 저녁 비행기로 보내고, 이틀 동안 청소와 빨래 그리고 낮잠을 번갈아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수요일. 모르는 사람은 벌써 애 놓으러 간 줄 알았겠다. 그 와중에도 틈틈이 생각은 했는데 올리지 못한 꺼리들 어서 올려야겠다. 가족들과의 여행을 준비하면서 내가 부모님과 함께 가고 싶었던 곳은 사실 바르셀로나였다. 그런데 우리 부모님이 가우디를 알리 없어, 그냥 만만한 파리를 넣었다. 에펠탑을 아실테니까. 그리고 파리까지는 기차로 가니까 내가 임신 몇 주던 그다지 제약이 없었다. 그런데 언니가 스위스를 넣자고 했다. 언니가 유럽여행을 하면서 꼭 부모님을 데려오고 싶다고 생각했던 스위스. '스위스? 좋지. 근데 스위스면 비행기를 타야..

[33weeks] 피해가기 어려운 임신부 튼살

밀린 Newbie Story ①8월이 됨과 동시에 가족들이 런던에 왔다. 지난 일요일 저녁 비행기로 보내고, 이틀 동안 청소와 빨래 그리고 낮잠을 번갈아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수요일. 모르는 사람은 벌써 애 놓으러 간 줄 알았겠다. 그 와중에도 틈틈이 생각은 했는데 올리지 못한 꺼리들 어서 올려야겠다. 영국하면 떠오르는 건 비와 구름의 이미지이지만 난방 방식이 한국과 다른 탓에 처음 영국에 온 사람들은 건조함을 많이 느낀다. 비는 자주오지만 공기는 건조한 이상한 나라. 그 때문인지 바디로션과 같은 제품들을 선물로 주고 받는 일이 많다. 돈주고 사본적은 없는데 늘 사용하지 않는 바디로션이 2~3개는 있었던 것 같다. 태생적으로 피부가 건조한 편이라 잘 발라야지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임신을 하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