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육아 166

[+1454days] 드디어 Cbeebies Proms!

'드디어'라고 썼지만 사실은 2주 전에 다녀온 프롬스를 이제야 올려본다. 어제 프롬스 마지막 공연 라이브를 보면서 숙제(?)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BBC Proms는 BBC에서 매년 주관하는 클래식 공연축제다. 두달 여 동안 클래식 공연이 매일 밤낮으로 로열 알버트 홀 Royal Albert Hall에서 열린다.☞ BBC Proms http://todaks.com/210 ☞ 프롬스 어린이 프로그램의 비밀 http://todaks.com/1428 치열한 예매 경쟁에서 표를 예매한 성취감이 잊혀지고도 남을 시간이 흐른 뒤 드디어 BBC의 유아채널인 Cbeebies의 프롬스 공연을 보러가게 됐다. 그날은 8월 말 공휴일이었다. 누리는 당일까지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공연장 가까이 가서 요즘 TV에..

[+1452days] 속보 - 구름다리건너기, 드디어 해냈다!

놀이터 생활 3년만에 쾌거 만 4세 생일 앞두고 매일 연습 + 요즘 누리는 놀이터에 가면 바로 구름다리로 달려간다. 한 3~4개월 발목만 잡아주면 건널 수 있는 상태였는데, 그래도 잡아주긴 잡아줘야했다. 지난 주말 지비 앞에서 혼자 대롱대롱 매달려보더니 한 주 내내 혼자 첫 칸에만 대롱대롱 매달렸다. 그러더니 오늘 갑자기 해냈다. 자기도 신이 아는지 연달아 5번쯤하고서는 기운이 빠져 더 하지는 못했다. 나도 참 신기했고, 주변의 엄마들도 몇 살이냐고 묻고는 신기해 했다. 그게 모두 1년 반 동안 체육수업에 시간과 비용을 들인 결과라고 말하지는 못했다. + 이제 자주 가는 놀이터에서 대부분의 기구는 혼자 오르고 내릴 수 있게된 누리. 심지어 그네도 처음만 밀어주면 다리를 앞으로 뒤로 접어가며 혼자서 높이를..

[+1450days] 토마토 수확

요즘 발코니 텃밭(사실은 화분 몇 개)에서 자리난 토마토로 생활하고 있다. 장을 볼 때 샐러드용 토마토와 누리용 플럼토마토(한국선 대추토마토라고 불리는 품종) 두 가지를 사는데 한 달 가까이 샐러드용 토마토는 사지 않고 수확한 토마토로 먹고 있다. 오늘 수확한 토마토들. 토마토 두 그루에서 매일 이만큼 수확될리는 없고 한 4~5일 분량이다. 지난 8월 토마토 수확 초반 사진이다. 4월쯤 모종을 사서 심었는데 5월에 한국에 다녀오니 굽어져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자랄때 지지대에 묶어 바로 자라게 했야하는데 지비에게 물 주는 것 이상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돌아와서 지지대를 구입해 세워볼려고 했으나 이미 굽어져 쓰러진 토마토를 세우긴 어려워서 '아 몰랑~'하고 제멋대로 키웠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그닥 정이 ..

[+1447days] 누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요며칠 마음이 힘들고 복잡했다. 누구도 괘념치 않는 일을 두고 혼자서 마음 고생 중이었다. 어제 오전 놀이터에 갔다가 장 보기 전 점심을 먹으러 들른 크레페 까페에서 요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지비와 이야기하는데 눈물 또록. 그런 나를 보고 누리가 "울지마"하고 오른팔을 톡톡. 여기까지는 지비가 시킨 행동이었다. 그런데 누리가 그런다.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어?", "놀이터 가고 싶어?" 이 말을 들으면서 나는 '아 이런 것들이 누리를 슬프게 하는구나' 생각했다. 누리는 지비와 내가 이야기를 나누는 걸 싫어한다. 다른 집도 그런가. 그리고 요즘들어 부쩍 놀이터를 떠나는 걸 싫어한다. 예전엔 집에 가자면 잘 따라 나섰는데, 요즘은 더 놀겠다고 울기도 한다. 그리고 매일매일 놀이터에 가고 싶어..

[life] 한국이 여기저기

올 여름으로 3년째 누리는 방학때마다 진행되는 축구 수업을 참여했다. 이번엔 누리와 어린이집을 함께 다니는 친구와 매주 함께 했다. 그 친구는 엄마가 일본인 아빠가 나이지리아인. 그 친구에겐 이복누나 - 아빠의 이전 결혼생활에서 출생한 누나가 있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 그 누나가 방학을 맞아 아빠를 찾아와서 새엄마를 육아를 도와주어 나도 몇 번 보게 되었다. 참고로 그 누나의 엄마는 독일인. 그 누나를 처음 볼 때 새엄마가 그 누나를 소개하면서 한국음악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려니 했다. 예의상 어떤 그룹을 좋아하냐고 했더니 엑소라고. 나도 엑소 이름은 들어봤다, 노래는 안들어봤지만. 지난 주 축구 수업엔 그 누나, 아빠, 일본인 엄마, 그리고 아기 동생까지 온 가족이 출동했다. 수업이 진행되는 ..

[+1415days] 게임의 법칙

우리는 골프는 커녕 둘다 스키도 안타본 커플인데 느닷없이 미니골프 바람이 불었다. 집에서 가까운 공원 내 비어있는 공간을 몇 달 간 공사를 하더니 미니골프장이 생겼다. 스포츠라기보다는 놀이에 가깝지만 언제 한 번 날 잡아 해보자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토요일이 바로 그날. 평일엔 사람들이 없었는데, 토요일은 바글바글. 지비도 잘 모르는 골프, 미니골프도 골프라면,라서 시범이라는 게 소용이 없었지만 시범을 보였다. 그런데 누리는 공을 몰고만 다녔다. 골프가 아니라 하키를 했다고나. 어떻게 잡든 공을 치라고해도 잘 이해가 안되는 누리. 몸이 안따라주는 것인가.(-ㅜ ) - 차라리 누리가 낫네! https://youtu.be/kOjVlJ6PkQ0 한 3번째 홀까지는 타수를 기록하며 따라다녔지만 그게 별로 ..

[+1410days] 한국인 엄마의 레시피

비오는 오늘도 별다른 스케줄이 없는 누리는 트램폴린 파크에서 뽀잉뽀잉뽀잉. 트램폴린, 지겨울법도 한데 절대로 지겨워하지 않을 것도 같다. 휴대전화로 찍으니 제대로 된 사진은 없지만 어쩌고 노는지 궁금하다면 - https://youtu.be/q0sCnGMxaQY IKEA 입성 꼭 누리가 크면, 그보다 내 운전실력이 향상되면 가보고 싶었던 곳 IKEA. 멀지는 않은데, 차로 15~20분, 가려면 일년 내내 하루 종일 차가 막히는 거대한 로터리를 지나가야 한다. 후덜덜. 그래서 혼자서는 못가고 늘 지비에게 사정사정(?)을 해야했다. 사람 많다고 싫어하는 지비. 트램폴린 파크를 나서면 11시. 점심을 먹으러 가기에 참 어중간한 시간이다. 식당은 문을 열지 않았을 시간이고, 까페에서 먹는 샌드위치가 빵 좋아하는 ..

[+1409days] 색칠공부 혹은 그냥 색칠

여기서 컬러링 coloring이라고 불리는 것을 내가 어릴 땐 '색칠공부'라고 불렀다. 찾아보니 지금도 그렇다. 누리가 색칠 비슷한 것을(?) 시작하고서 처음 든 생각은 우리는 왜 색칠을 공부라고 했을까였다. 놀이도 아니고. 공부인지는 모르겠지만 훈련임은 확실하다. 사람들은 누리가 나이에 맞지 않게 색칠을 정교하게 한다고 이야기한다. 누리만 볼때는 몰랐는데, 누리가 어린이집에 들어가고 다른 아이들을 보고 또 주변을 돌아보니 그렇다. 그런데 그것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가을 하이스트릿 헌책방에서 2파운드 정도 주고 두툼한 색칠책을 구입했다. 누리가 좋아하는 코코몽이나 뽀로로와 친구들을 출력해서 색칠하라고 주곤 했는데 낱장으로 돌아다니며 구겨지기 일수라 그냥 책으로 샀다. 반 년도 더 ..

[+1374days] Big decision day

오늘 영국에선 EU 탈퇴와 잔류를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있었다. 밤 10시 막 투표를 종료했고 개표가 시작됐다. 영국의 EU 탈퇴와 잔류만큼 중요한 결정은 아니지만, 오늘 누리에게도 큰 결정과 변화의 하루다. 오늘 처음으로 자기 방이라고 정해진 곳에서 혼자 잠들었다. + 어제 문득 누리가 자기는 이제 'big girl'이니까 혼자 자겠다고 했다. 누리의 방이라고 정해진 곳에는 일년도 전부터 누리의 침대가 마련되어 있었지만, 누리도 우리도 감히 그곳에서 자게 될 날이 언제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래저래 잡동사니, 주로 빨래 건조대와 빨래들이 쌓였다 치워졌다를 반복하며 일년이 흘러갔다. 일년도 더 된 것도 같고. 한국에 다녀와서 이 방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을 가기 전부터 정리를 시작했고, 한국..

[+1372days] 런던의 한국(주말)학교

올 9월이면 누리가 만 4세. 주변의 비슷한 또래들이 이제 '학교'라는 교육과정에 들어가거나, 누리처럼 내년에 들어가게 된다. 참고로 영국의 새 학년은 9월에 시작하는데 그 전에 만 4세가 되어야 유치원(reception)-학교 과정에 들어간다. 누리는 9월이 지나 만 4세가 되기 때문에 한 해 더 어린이집(nursery)에 머무르고 내년에 학교 과정에 포함된 유치원에 가게 된다. 주변에서 누리가 유치원 가는지, 학교 언제 가는지 참 많이 물어보는데 사정이 이러하다. 다음 기회에 좀 더 잘 설명된 링크와 함께 소개하기로 하고. 공교육 과정에 관한 고민과 함께 한국(주말)학교 고민도 시작됐다. 예전에 찾아보니 3세반이 있길래 올 가을부터 보내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금 찾아보니 한국학교는 3월에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