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생활 229

[etc.] 2주 단위 생활

2주들 누리와 또래 아들이 있어 가까이 지내는 Y님과 3월 말에 시작되는 부활절 방학기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어떻게 아이님들을 엔터테인할 것인가를 이야기 나누다보니 방학이 성큼 다가와 이번 주에 시작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다음 주말이 되어야 부활절 방학이 시작된다. 꽉차지는 않아도 대략 2주를 기다려야 한다. 2주 간의 부활절 방학이 끝나고, 2주 뒤면 짧은 여행을 간다. 여행을 다녀와서 2주 뒤에 한국에 간다. 한국에서 돌아와 다시 2주가 지나면 휴가를 간다.그리고 휴가에서 돌아와 2주가 다시 지나면 6주간의 여름 방학이다.여름 방학이 끝나고 2주 뒤엔 누리가 4살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니 9월이 성큼 다가온다. 이렇게라도 버텨보자. 봄나들이 쫑쫑쫑 3월 말까지 긴 겨울이 될꺼라..

[+1263days] 어린이집에서 배우는 것

누리가 어린이집에 들어가고서 누리가 일방적으로 졸졸졸 따라 다니는 아이가 있었다. 이쁘게 생긴 빨간곱슬머리 영국 여자아이였다. 그 아이는 누리보다는 작지만, 부모 모두 영국인이어서 그런지 말(당연히 영어)을 잘했다. 누리는 그 아이를 친구보다는 언니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누리는 "친구"라고 했지만. 9월에 시작되는 학교부설 유치원의 신청마감이 1월에 있었는데 그때 그 아이의 아빠가 런던 밖으로 이사를 가는데, 이사갈 곳 유치원에 신청하려니 현재 사는 동네에 신청을 해서 전학을 가는 형식으로 옮겨야 한다는 답을 받았다며 다른 부모와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 그 아이, 누리가 졸졸졸 따라다니는 빨간곱슬머리 아이가 떠나갈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봄학기 중간방학이 끝나고 어린이집으로 돌아갔..

[etc.] 유기농 vs 공정무역

오늘 문득 누리가 바르고 있는 오일 박스를 꼼꼼히 읽어보게 됐다. 출산 전에 여기저기서 받은 무료 샘플 로션, 샴푸 같은 것들을 다 쓰고 사게 된 제품이 그린피플이라는 회사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때 마침 누리가 크래들 캡 Cradle cap이라는, 한국말로 찾아보니 지루성 두피염인듯한, 증세가 있었는데 조산사가 해바라기 오일이나 올리브 오일을 추천해서 해바라기 오일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아기 바디용 오일을 찾아 발견한 회사와 제품이었다. 제품에 만족해서 바디 오일뿐 아니라 이후 얼굴 로션, 아이용 선크림 등 여러 가지 제품을 사서 썼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다. 오일은 여름에는 바르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계절에 상관없이 이 오일을 목욕 후 얼굴과 온몸에 발라준다. 여름엔 외출할 때 썬크림을 발라..

[etc.] 토스터의 시대가 열렸다.

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누리를 놀이터에 데려가 한 20분 놀렸다. 추운 날씨에 된통 걸려 누리는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만 3일 간의 감금 생활을 해야했다. 기력을 회복하고 오늘 다시 어린이집에 갔다. 나도 4일만에 마셔보는 바깥 공기 - 아! 그런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라서 누리를 안고 주차장으로 뛰어야 했다. 누리를 어린이집에 넣어놓고 금쪽 같은 시간을 이용해 마트에도 다녀오고, 집 청소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집안은 어수선. 3일 동안 누리가 만들어놓은 공예물(종이접기, 스티커 붙여 놓은 색종이, 도장찍은 종이)를 그대로 남겨두니 그렇다. 그래도 하나라도 모르게 버리면 꼭 묻는다. "마미.. 그거 어딨어?" 버릴 때도 꼭 허락을 받고 버려야 한다. 아니면 보는데서 버리던지. 청소하고 커피 내려 자리에..

[+1256days] 쿨한 육아

누리가 체육 수업을 받는 동안 보통 유모차를 두는 대기실에서 기다린다. 어느 날은 다른 엄마들, 그리고 수업을 받는 아이들의 동생들과 있었는데 아이 하나가 자신의 체구에 맞지 않게 큰 덤프 트럭 장난감을 들고 가다 철퍼덕 넘어졌다. 앞서 가던 엄마가 뒤돌아보며 "괜찮아? 도와줄까?"하고 물었다. 아이는 "아니"하면서 어기적 일어났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 같으면 달려 갔을텐데', '나도 다음엔 저렇게 해야지'하고 생각했다. 이곳에도 애착육아에 관심을 가지는 부모들이 있지만, 아이들이 적당한 나이가 될 때까지 함께 자고 유모차보다 아기띠/캐리어를 사용한다, 전반적으로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한국과는 다르다. 좀 착찹하다고 해야하나. 한마디로 쿨하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육아는 물론..

[keyword] 고객 in UK

지난 월요일 누리와 실내 놀이터에 갔다가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가끔 가는 리테일 파크(쇼핑상가) 내 M&S에서 운영하는 까페에 갔다. 약간 늦은 점심이라 늘 붐비는 까페도 한산했다. 누리는 크로와상에 크림치즈를 발라 먹겠다 했고, 나는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려고 마음 먹었다. 계산대로 향해 줄을 섰다. 누리가 쟁반을 자기가 든다고 하고, 나는 조심해라 하고 둘이서 옥신각신하고 있는데 앞에선 할아버지가 "that's very nice(멋지네)" 어쩌고 그런다. 그 와중에 누리가 잡은 쟁반을 나도 잡느라 정신 없이 계산대 앞에 서 커피를 주문하려는데 직원이 부분 정전으로 계산과 뜨거운 음료 주문이 안된다며 우리가 들고 있는 음식은 오늘 무료라는 것이다. "seriously?(진짜로)"라고 내가 재차 물으니 "..

[+1246days] 돌빵을 구웠다.

요즘 부쩍 빵 레시피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발효를 시키는 것도, 반죽을 하는 것도 만만하지 않아 선뜻 해보지 못했다. 누리가 어린이집 중간방학(1주일)을 맞아 빵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기본빵처럼 보이는 우유식빵 반죽으로 작은 롤 만들기가 목표. 문제는 이스트. 일년 전에 사둔 인스턴트 이스트가 여전히 쓰임이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4개월 안에 쓰라고 되어있는데. 어렵게 반죽을 해서 발효를 시켜보니 거의 부풀지 않았다. 이로써 그 인스턴트 이스트는 쓰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옆에 지키고 않아 반죽이 부풀기를 기다렸던 누리가 안타까워서 일단 구워보기로 했다. 반죽이 잘못되어서 먹지 못한다는 걸 이야기해줘도 이해하지 못할 터. 구워 딱딱한 빵 아닌 빵을 보여주기 위해 20분 간 오븐에 구웠다. 그..

[life] 응답하라 2015

부담을 가질까봐 이야기하기 어려웠지만, 지난해 연말 제법 많은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냈다. 우편물이 있어 그렇기도 하였고, 대부분이 국제우편이라 그렇기도 하였지만 대략 90파운드쯤 우편요금을 지불했다. 양가 가족들을 기본으로 보내고, 지난 한국행에서 본 모든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냈다.주소를 몰라 묻기도 하였지만 절반 정도는 이래저래 가지고 있는 주소가 있어 보낼 수 있었다. 누리가 어린이집을 시작한 초반 대부분의 자유시간을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는데,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을 바뀐 새 도로명 주소와 5자리 우편번호를 찾는데 시간을 보냈다. 쉽지 않았지만, 카드를 받을 사람들의 반응을 생각하니 즐거웠다. 덕분에 우리 부모님께 생애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카드라는 것도 받아보았다. 몇 년을 보내..

[etc.] 투표해요!

올해 4월 13일엔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어요. 4년 전 국회의원 선거부터 재외선거라는 이름으로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들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 때는 부지런히 홍보하던 재외선거였는데, 이번에는 어찌 소리 소문 없이 지나가고 있네요. 재외선거가 도입된 배경에는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동포들이나 단기 체류자들의 주권 행사가 있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난 선거들에서 젊은층이 많이 투표를 하면서 도움이 안된다고(?) 보았는지 홍보하지 않는 느낌입니다. 해외에 장기체류하고 있는 동포들은 연령대도 높고, 조금은 보수적인 성향이 많다고 저는 느끼는데 그 분들은 비자 문제 등으로 투표를 꺼리시는 것 같습니다. 이 재외선거는 주로 학생, 주재원 같이 단기체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해당되는 국외부재자와 ..

[+1241days] 그때는 알지 못했던 것들

1.2002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할 때('지역선거'가 아니라 아직 '지방선거'인가?) 진보정당의 후보였던 K선생님이 여성당원, 지지자들과 함께 유모차를 끌고 부산시내 걸어보기 - '교육, 복지' 뭐 이런 테마로 그런 선거운동을 했다. 그때 그 그림(사진)을 보면서 '그래 맞기는 한데 좀 스타일리쉬(?)하지는 않는 선거운동이네'하고 생각했다. 진부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애 딸린(?)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정말 아이키우는 엄마들에겐 절실한 거였구나 싶다. 내가 아파도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지비가 회사를 쉬어야 하는 처지면서 하우스푸어로 런던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 키우기엔 한국보다 여기가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착각(?)을 하게 되는 게 바로 그거다. 아직은 말이 통하지 않는 아이와 하루를 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