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1246days] 돌빵을 구웠다.

토닥s 2016. 2. 17. 06:57
요즘 부쩍 빵 레시피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발효를 시키는 것도, 반죽을 하는 것도 만만하지 않아 선뜻 해보지 못했다.  누리가 어린이집 중간방학(1주일)을 맞아 빵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기본빵처럼 보이는 우유식빵 반죽으로 작은 롤 만들기가 목표.  문제는 이스트.

일년 전에 사둔 인스턴트 이스트가 여전히 쓰임이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4개월 안에 쓰라고 되어있는데.  어렵게 반죽을 해서 발효를 시켜보니 거의 부풀지 않았다.  이로써 그 인스턴트 이스트는 쓰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옆에 지키고 않아 반죽이 부풀기를 기다렸던 누리가 안타까워서 일단 구워보기로 했다.  반죽이 잘못되어서 먹지 못한다는 걸 이야기해줘도 이해하지 못할 터.  구워 딱딱한 빵 아닌 빵을 보여주기 위해 20분 간 오븐에 구웠다.  그렇게 돌빵을 만들었다.

전혀 부풀지 않아서 바게트 같은 이 빵을 누리는 한 개 반이나 먹었다.  우유식빵 반죽이니 약간 달달하기는 했지만, 아까운 마음에 먹지 않으면 먹지 못할 딱딱한 빵 아닌 빵이었는데.

어른 같으면 반죽이 아까워 먹었겠지만, 누리는 제 손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먹었을테다.

이런 '교육적 효과'(?)를 생각하면 자주 빵을 구우면 좋겠지만, 일년 만에 반죽을 해보니 왜 내가 계속 빵을 굽지 않았던지 되새김 하게 됐다.  제빵기/프로세서/반죽기 없이 반죽이 너무 힘들다.  저렴한 제품이나 중고라도 사볼까 싶었다가 얼마나 먹을까 생각하니 또 생각을 접게 되는 제빵기.  한 동안 갈등을 하게 될듯.

빵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머핀이나 로프케이크를 굽는다.  누리가 너무 많이 섞어 포실한 감이 전혀 없는 머핀이나 로프케이크.  누리는 이 머핀이나 로프케이크를 전혀 먹지 않는다.  덕분에 내 살만 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