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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2일

작년 5월쯤 항공권 구입 때 예약한 호텔은 조식 서비스가 안됐다, 코비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호텔 앞 별다방에서 아침을 해결하자며 일찍 호텔을 나섰다. 호텔 정문 앞에 위치한 라이카 카메라 매장. '소싯적'(?)이라면 들어가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그냥 통과. 사실 문도 열지 않았더라만. 가장 가까운 별다방을 찾아 다녔는데, 문을 연 곳은 앉을 곳이 없는 테이크어웨이 전문점이었고, 앉을 곳이 있는 곳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시간이었다. 지나는 길에 본 차이나타운 골목 입구. 그러다 발견한 블루버틀 커피. 한국 소셜미디어에 한참 올라오던 커피라 이름만 들어 본. 우리도 맛이나 보자며 들어갔다. 커피는 나쁘지 않았으나 가격이 너무 나빴던(비쌌던) 블루버틀커피. 정말 생활런던인들 뺨치..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1일

지비가 미국 서부에서 가고 싶었던 곳은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이었다. 본업이 IT라서 샌프란시스코에, 스타벅스 때문에 시애틀에 가보고 싶다는 이유였는데, 나의 대답은 ‘NO’. 결국 여행 기간 중에 1박 2일 동안 샌프란시스코에 가게 됐다. 그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은 배틀트립의 샌프란시스코 편. 겨우 열 시간 비행의 여독이 풀려갈 무렵 다시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고고. 공항에서 구입한 나무늘보 인형. 캘리포니아랑도 미국과도 전혀 상관 없어서 안사준다고 했는데, 심지어 영국보다 비싸게 팔고 있었다. 아이가 눈물바람 하는 바람에 지비가 앵겨줌. 이 인형을 계산하는 직원이 이 인형을 잡자말자 “헤~엘~~로~~~ 하~~~~와~~~~~유~~~~~~”하면서 천천히 움직이는 바람에 빵 터졌다. 나무늘보..

[캘리포니아] 산 디에고 씨월드

아무런 계획도, 정보도 없었던 우리에게 친구가 추천한 산 디에고 씨월드. 입장료가 비싸다고 우리만 내려주고 인근 쇼핑센터에서 시간을 보내겠다는 친구를 설득해서 함께 들어갔다. 사실 입장료 3장을 사나, 연간 회원권을 사서 친구와 아이를 게스트를 초대하나 가격은 같고. 심지어 나중에 친구가 그 연간 회원권을 쓸 수도 있으니 연간 회원권이 이득이었다. 혹시 모른다, 우리가 일년 안에 또 갈지. 그렇게 찾아간 산 디에고 씨월드. 중간에 교통정체가 있어 한 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다. 씨월드는 아쿠아리움이라기보다는 해상을 테마로 한 놀이공원에 가까운 것 같다. 그 중에서 아이가 가장 좋아한 것은 입구에 위치한 닥터피쉬 코너. 입장료도 내고 들어왔는데, 다른 거 봐야지해도 발길을 떼지 못하는 아이. 친구 말로는..

[캘리포니아] 헐리우드 거리

로스엔젤레스로 여행을 갔지만, 시내로 간 건 딱 하루였다. 한 이틀 정도 시내구경을 할 계획이었는데, 생각보다 친구네에서 거리가 멀어 하루로 줄였다. 친구는 '차로 한 시간 거리'라 별로 멀지 않다고 했지만, 우리에겐 무척 먼 거리였다. 그런 대화를 나눌 때마다 '미국의 스케일'이 느껴지곤 했다. 그건 '유럽의 스케일'이 다른 것인지도 모르지만. 유럽에서도 큰 도시에 산다는 우리지만, 집에서 30분이면 시내에 간다. 그런데도 한국의 지인들은 우리가 시골 사는 줄-.😅 이날도 지인찬스로(친구가 우리를 사인이 잘 보이는 언덕에 내려주고 언덕 아래서 우리를 기다려주었다) 헐리우드 사인이 잘 보이는 곳에서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 사인이 보이는 뷰포인트를 찾아보면, 몇 군데가 나오는데 마음 편하게 La..

[캘리포니아] 디즈니 어드벤쳐

로스엔젤레스로 가는 표만 사두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일단 '지인 찬스'가 있었기 때문에 마음을 놓은 이유도 있었다. 여행 가기 한 달쯤 앞두고 지비가 먼저 ESTA(여행등록/허가 시스템)에 아이와 등록했다. 아이는 미성년이라 지비와 함께 하고 나만 따로. 아이 학교 친구 가족은 미국에 있는 할머니를 방문하기 위해 모두 신청했는데, 할머니의 딸인 친구 엄마만 이 ESTA에서 거절됐다. 이전에 미국 비자를 신청했다 거절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가슴을 조금 졸이기는 했다. 다행히 통과(authorised). 그리고서 이제는 정말 여행 준비를 해야할 것 같아서 디즈니랜드(파크) 표를 검색해봤다. 디즈니 파크며 어드벤쳐며, 지니 패스며 매직 밴드며, 티어며 무척 복잡해 보였다..

[캘리포니아] 여행 첫날, 헌팅턴 해변

4년 전 출장으로 뉴욕을 다녀온 지비가 미국으로 여행을 가자고 할 때만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자신의 40번째 생일을 기념해서 미국으로 여행을 가자고 할 때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판데믹 동안 지비는 판데믹이 끝나면 가고 싶은 곳으로 싱가폴을 꼽았다. 판데믹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조심조심 여행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던 지난해, 생각보다 싱가폴 물가가 너무 비싸고 이른바 관광지라는 곳들이 너무 인공적이라 흥미가 떨어졌다. 그때 판데믹 중에 미국으로 이주한 친구가 떠올라 싱가폴 항공권을 구입하기 직전까지 갔다가 바로 여행지를 로스앤젤레스로 바꾸었다. 항공권을 5월에 샀지만, 떠나기 직전까지 별다른 준비를 하지 못했다. 가기 직전 여행 가서 하려던 꼭 한 가지 - 디즈니 파크..

[life] 크리스마스와 새해맞이

올해는, 아 벌써 작년은 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저녁을 21일에 먹었다. 25일 아침은 되어야 열어볼 수 있었던 크리스마스 선물도 그 보다 나흘 앞서 열어보게 했다. 크리스마스에 여행을 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곧 집을 떠날 예정이라 음식도 간소하게, 남김 없이 먹을 수 있는 정도만 준비했다. 해산물을 대신해 새우 감바스를 해보려고 했으나 냉장고를 정리할 목적으로 자투리 채소를 다 넣었더니 '새우국'이 됐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들어 크리스마스 리스wreath 모양이 빵을 샀다. 그리고 아이의 열번 째 생일에 맞춰 주려고 했던 그림 선물을 11월에 받아 포장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달했다. 원본을 걸어두면 빛에 바랠 것 같아 '사본을 액자에 넣어 걸어두나' 고민하다, 빛 바랜 원본도 시간이 흐르면 멋진 선..

[life] 런던의 빠리빵집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편의점형 한국마트인 오세요가 생기고, 그 옆에 한국치킨점인 페리카나가 생기고서 우리의 희망은 빠리빵집이 생기는 것이였다. 동네에 일본빵집이 완전 흥업중이라 빠리빵집이 생기면 잘될텐데 그런 생각이었다. 이미 몇해 전부터 파리와 런던에 생긴다는 말이 있었다.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영국 내 사업자 등록도 된듯한. 아마도 코비드로 연기된 것 같았다. 그런데 지난 10월 한국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런던모임 페이스북 그룹에 빠리빵집이 오픈한다고 누군가 소식을 올렸다. 친구들과 “가자!” 그렇게 말이 오고가던 와중에 한국에서 SPC의 사고 소식이 들려왔다. 매년 한국에 갈 때면 매일 같이 드나들던 빠리빵집을 올해는 딱 한 번 정도 케이크를 사러 갔다. 아이에게 왜 즐겨 가던 빠리빵집에 갈 수 없는..

[life] 아자아자 화이자!(feat. 길 위의 마스크들)

11월의 어느 날,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는 대학 동기가 (육아와 가사로부터)휴가를 얻어 런던에 왔다. 우리가 만난 곳은 첼시 한가운데 있는 사치 갤러리Saachi Gallery. 한 20년 전쯤 친구가 런던에 살 때 갤러리가 위치한 킹스 로드 King's road에 있는 사진관에서 일했는데, "왜 여기 갤러리가 있다는 걸 몰랐을까?"라는 말에 "우리가 사치(奢侈)랑 거리가 먼 사람들이니까 그렇지!"하며 둘이 푸하하 웃으며 갤러리로 들어갔다. 상설 전시를 둘러보고 온라인으로 진행된 어떤 교육과정의 졸업전시를 보러 갔다가 만난 작품(?). "와 이런게 갤러리에 걸릴 줄 알았으면 나도 한 우물 열심히 파는 건데 그랬다"하고 둘이서 다시 푸하하 웃었다. 육아와 가사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며 너무 열심히 ..

[+3737days] 크리스마스 카드 그림 같은 런던

지난 밤에 눈이 왔다. 눈이라고 하기엔 적은 양이지만 눈은 눈. 런던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부산 같아서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잘 없고, 그러니 눈도 질 오지 않는다. 한 2년 전 눈이 왔었나. 와도 금새 녹아버리는 것이 부산과 정말 비슷하다. 아침에 등교하던 아이가 지붕과 화단에 남은 눈을 보고 “크리스마스 카드 그림 같다”며 좋아했다. 그렇게 아이는 등교를 하고 나는 집에서 가끔 창 밖을 확인했다. ‘눈이 다 녹았나? 그늘 진 곳은 조금 남았나?’하면서. 다행히 주차장 구석에 녹지 않은 눈을 확인하고 아이 하교 시간에 맞춰 ‘그것(!)’을 챙겨 나갔다. 2년 전에 구입하고 써보지도 못한 ‘눈 오리 메이커’. 아이와 함께 한 15분 눈 오리를 만들다 들어왔다. 아이는 장갑이 흠뻑 젖어도 재밌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