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3년

[life] 영국의 시간

토닥s 2023. 12. 23. 08:53

한국에서 늦으면 '코리안 타임'이라며 한국은 늘 그렇다는 식의 표현이 있다.  영국에서 살아보니 한국에서 약속에 5분 10분 늦는 건 아주 양호한 편.

11월 말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에 샴푸와 주방 세제를 샀다.  혹시 2년 전 글을 기억하는 이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때 50% 할인이라 샴푸 10리터를 샀다.  그때 구입한 샴푸를 곧 다 쓸 것 같아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기다렸다.  30% 할인을 이용해 이번엔 샴푸 5리터, 주방세제 5리터를 구입했다.  주문한지 한달인데 아직도 오지 않고 있다. 며칠 뒤면 영국에서 블랙프라이데이에 버금가는 박싱데이 세일을 할텐데 말이다. 한달 동안 배송이 늦어진다며 미안하다는 이메일 한번 온게 전부.  샴푸, 주방세제와 함께 산 리필 용기만 먼저 보냈다는 이메일이 왔다.  


일주일에 한번 볼일을 보러 가는 곳이 내년 봄 즈음 새로 지어지는 건물로 옮겨 갈 예정이다.  얼마전 지비가 언제쯤 옮겨 가냐고 물어서 "내년 부활절 연휴 뒤라고 하던데"라고 답하니 "설마 그렇게 되겠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원래 올 가을에 간다더니 한번(6개월) 연기 됐다더라"고 하니 "아 그러면 내년 봄에 갈지도 모르겠네"란다.

이 정도 연기, 지연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게 영국이다.  

언젠가  샴푸와 주방세제도 오고, 새 건물 입주도 이뤄지겠지만 기다리는 한국사람은 몸에 사리가 쌓인다. 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