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 457

[+3138days] 부활절 방학 마무리(feat. 동네 공원들)

동네 공원 사진이라고 올리면 한국에 친구들은 우리가 런던에서도 변두리 산다고 생각한다. 높은 건물도 없고 평평한 녹지가 많은 것 같아서. 물론 시내에서 보면 런던의 중심지는 아니지만 그~렇게 변두리도 아니다. 런던에서도, 우리가 사는 지역이 더 그렇기도 하지만 높은 건물, 새 건물이 없는 평평한 주택가다. 물론 이 풍경도 최근 몇 년 사이 많이 바뀌고는 있다. 일단 2-3존 경계기 때문에 시내로 가기에도 그렇게 멀지 않고, 런던 외곽으로 빠져나가기에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다만 높은 집값과 좁은 집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갈 무렵 더 넓은 공간과 좋은 학교를 찾아 런던 외곽으로 옮기기도 하고, 가족이 있는 경우 그 곳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주변의 사람들은 그런 것들은 ..

[+3132days] 이름이 곧 그 사람

누리의 부활절 방학도 이제 끝을 향해가고 있다. 주말 넘기고 월요일 하루 더하면 화요일부터 등교. 지난주는 추워서 별 다른 계획 없이 보냈고, 그나마 이번주는 날씨가 나아져 여건이 되는대로 사람들과 공원에서 만나기도 했다. 어제는 누리가 발레를 배우는 곳에서 진행하는 하루짜리 워크샵에 보냈다. 뮤지컬 마틸다의 노래와 댄스, 연기를 배워보는 워크샵이었다. 워크샵은 방학 때마다 있어왔지만 적지 않은 비용이라 생각해본적 없었다. 하지만 여행도 가지 않는 방학이라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고, 또 여행을 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정도 비용을 지불해도 될 것 같아서 신청했다. 지비는 "그래도 판데믹인데"라고 걱정했다.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모여 하루 종일 스튜디오에서 댄스하고 노래하는데 괜찮을지" 걱정..

[+3117days] 크레이지 햇 데이(feat. 자산공개)

누리가 발레를 배우는 기관/학원에서 이번 주 뇌종양 환자 연구 지원을 위한 모금활동을 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모금을 독려하기 위해 학원에서는 크레이지햇 Crazy Hat 주간으로 정하고 기간 동안 모자를 만들어쓰고 올린 사진 공모전을 했다. 공모전 우수자에게는 주는 시상품은 4인용 도미노 피자. 보통 이런 행사들은 건너 뛰는 편인데, 발레 선생님이 수업 중에 언급을 한 모양인지 누리도 참가하고 싶다고 했다. 뭘로 모자를 만들래?하니 별로 아이디어가 없는 누리님. 기간 중에 다른 아이들의 모자 사진이 비공개 페이스북 그룹에 속속 올라왔다. 뮤지컬 리플렛으로 커다란 챙모자를 만든 아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활절 달걀이나 초코렛으로 꾸민 것들이 많아서 누리도 초코렛으로 모자를 꾸며보기로 했다. 이스터에 모..

[20210331] 밥상일기

이런저런 기념일이 있어, 어머니의 날과 지비의 생일, 베이킹을 조금 많이 했다고 생각한 3월. 그런데 지나간 사진을 살펴보니 기념일과 관련된 베이킹은 별로 없다. 이미 다른 포스팅에 올리기도 하였고. 오늘은 그러고 남은 먹거리 기록들. 스콘을 여러 번 구웠다. 가장 많이 구운 건 녹차 스콘인데, 이전에 올린 사진들이 있으니 오늘은 처음 만들어본 초코레이어드스콘. ☞ 참고한 레시피 youtu.be/ADOTRkXeysM 반죽 사이에 녹인 초코렛을 바르고 3번 정도 접어 완성하는 스콘인데, 나는 그냥 초코크림/스프레드를 썼다. 맛은 있었지만 모양대로 접어가며 접는게 쉽지 않았다. 그런데 맛은 있었다. 사실 스콘이 크림과 잼을 바르지 않으면 심심한데, 초코가 들어가 있어 따로 크림을 바르지 않고 그냥 먹어도 괜..

[20210309] 밥상일기 - 한 동안 돈까스의 한 길로

지난 사진을 챙기면서 보니 대충 해먹은 2월. 매일매일 세끼 밥 챙겨 먹는 게 정말 힘들었는데, 그보다 힘든 건 장을 보는 일. 몇 주 전부터 걸어서 장을 보러 간다. 한 번에 많이 사올 수 없으니 이틀에 한 번 장을 보러 가게 되는데, 운동 삼아 걷는다고 걷긴하지만 시간이 아깝기는 하다. 물론 그 시간이 아깝다고 해서, 아주 급하거나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써놓고 보니, 이게(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없는게) 더 슬프네.😢 오랜만에 구워본 초코렛크림브레이드 빵. 발효는 많이 되고, 크림은 많았던지 모양이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양. 할 때마다 다른 음식들-, 초보수준이라 그렇다. 그래도 초코크림이 맛의 70~80%는 담당하니 맛은 비슷하게 달달했던 빵. 아주 급할 때 먹으려고 한 개..

[+3093days] 마침내 등교

오늘 마침내 누리가 등교했다. '마침내'라고 썼지만 반가운 마음 반, 걱정되는 마음 반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그날 있었던 좋았던 점, 나빴던 점을 이야기하곤 한다. 오늘 누리는 "친구들을 봐서 좋았다"고 했고, "나쁜 점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을 봐서 좋았고, 나쁜 점이 없는 날이니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었네"라고 말해줬다. 안전하게 그런 날이 계속되면 더 바랄 것이 없다. + 한 2주 전부터 우리는 누리가 놀이터에 들어가 노는 것을 허락해줬다. 물론 놀이터가 그렇게 붐비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지만, 공원에 가면 그 조건은 어디로 없어져 버리고 아이도 놀이터 아이들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사이사이 불러 복잡한 곳에 가지 말고, 얼굴에 손 대지 말라고 환기시키고 알콜로 손을..

[+3090days] 마지막 홈스쿨링

오늘로 두번째 휴교 기간의 마지막 홈스쿨링이 끝났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어린이와 청소년들 내 코비드 재확산으로 휴교가 다시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영국의 현황을 볼때 Covid-19으로 인한 휴교는 다시 없을 것 같다. 백신 접종으로 위험한 고비를 넘기겼고, 학령기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다시 코비드가 확산한다해도 휴교 없이 여름방학 때까지 갈 것 같다. 지난 가을 학령기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확진자 수는 노령층 확진자 수를 초과했다. 그때의 문제는 노령층의 감염이었다. 영국은 1차 백신 접종만이라도 최대한 많이해서 중증으로의 발전과 사망을 줄이자는 목표로 접종에 속도를 높였고, 일정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어린이와 청소년의 위험도가 낮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 연령층을 희..

[+3078days] 일기쓰기

이번 주는 중간방학이었다. 휴교 중에, 봉쇄 중에 중간방학이라 '집콕'은 변함없지만 매일매일 해야하는 숙제가 없어서 마음이 편했다. 그런 와중에도 매일매일 비는 오고, 매일매일 할 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게 어려움이기는 했지만 아이도, 나도 스트레스가 한결 줄어든 일주일이었다. 어제는 비도 오지 않고, 기온도 높아져 아침을 먹고 멀지 않은 공원에 산책을 갔다. 그래서 오랜만에 놀이터에 간 누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정도 아이들과 부모들이 숨쉴 여유가 있어도 봉쇄가 견딜만할텐데, 지난 봄과 여름 봉쇄가 그랬다, 이번 겨울은 참 힘든 시간이었다. 겨울이 끝나가고 봄이 오고 있다는 사실이 힘이 되는 요즘이다. 완전 혈기왕성하던 누리도 이번 겨울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체력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

[+3067days] 그럭저럭 쑥쑥

런던에 오는 친구들이 빠지지 않고 가는 곳이 해리포터 스튜디오인데 아직 우리는 가보지 못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아직 누리는 해리포터를 모른다, 아니 몰랐다. 한 1년 반 전에 나도 읽고, 누리에게 읽어주려고 한국에서 여행오는 친구에게 1권을 부탁했다. 누리에게 읽어주려고 펼친 날, 누리가 그림이 하나도 없다며 울었다.😓 그래 알았다하고 그 길로 책을 덮었다. 그 뒤 작년 여름 한국에 가서 일러스트레이션 버전 1권을 사서 읽어주기 시작했는데, 이 책 역시 누리에게 흥미를 주지 못했다. 그래도 띄엄띄엄 읽어주기는 했다. 그런데, 역시 아이들은 친구 영향을 많이 받는다, 주변 친구들이 영화를 보고 하나 둘 해리포터 이야기를 하니 누리가 다시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싶다고 했는데, 작년에 보여줄 ..

[20210203] 밥상일기

영국에는 스콘과 관련된 전통적인 논쟁이 있다. 순대를 소금에 먹느냐, 막장에 먹느냐 또는 탕수육을 먹을 때 소스를 부어 먹느냐, 소스에 찍어 먹느냐에 버금가는 논쟁이라고 할 수 있다. 스콘과 관련된 전통적인 논쟁은 스콘을 먹을 때 크림->잼 순서로 올리느냐, 잼->크림 순서로 올리느냐는 것이다. 나는 그런 논쟁을 접하기 이전에 자연스레 크림->잼 순서로 먹었다. 어떻게 먹으나 잘먹으면 그만인 것을 어디나 사람들은 작은 차이에 열을 올린다. 그게 또 사는 재미인가 싶고. 오랜만에 스콘을 구웠다. 스콘은 차가운 버터를 이용해서 만드니 서둘러 만들어야하는데, 누리랑 하게 되면 쪼물딱쪼물딱 버터 다 녹는다. 누리가 잠시 바쁜 틈을 이용해 혼자서 후다닥 만들었다. 우리 셋 모두 좋아하는 녹차 가루를 넣고. 음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