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 457

[+3059days] 모두의 웰빙

지난주 수요일 누리 학교는 '웰빙 수요일 Well-being Wendesday'로 정하고 하루 동안 기존 온라인 학습에서 벗어나 창의 위주의 활동들을 했다. 웰빙이란 말이 우리에게 처음 소개될 때는 주로 건강/음식과 관련된 것이었다. 지금은 웰빙을 더 확장시켜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인 조건들이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는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본다. 코비드가 길어지면서, 아이들의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건강이 많이 언급된다. 누리만 봐도 공원에 가자면 벌떡 일어나던 아이였는데, 요즘은 조금 저항한다. 물론 공원에 가도 놀이터에 갈 수 없고, 친구도 없고, 날씨 마저 짓궂으니 집을 나설 마음이 더욱 생기지 않을테다. 그래도 "산책가면 뭐 사줄께"하고 밖으로 끌고 나가야하는 건 또 나의 역할이다. 지난 ..

[20210122] 밥상일기 - 아이 과제 때문에 열심히 해먹은 밥

이번 한 주는 정말 '열심히' 밥을 해먹었다. 누리의 온라인 학습 과제 중 한 가지가 매일매일 일주일(월-금) 동안 아침, 점심, 저녁, 간식을 기록하고 그 음식들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과일 및 채소 등 음식 그룹을 나누어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 과제를 하려니 밥을 '대충' 해먹을 수가 없었다. "짜파게티나 먹을까?"하다가도 "Ms 코X가 보고 뭐래면 어떻게?!"하면서 나름 신경써 식단을 바꿔야했다. 그래도 달달구리나 아이스크림을 간식으로 매일 먹었네.🙄 오랜만에 구워본 그냥 브라우니. 원대하게, 평소보다 크게 구웠는데 계량이 잘못되었던지, 많이 구웠던지 브라우니가 아니라 초코스펀지 케이크가 되어버렸다. 3일을 먹어야해서 힘들다면 힘들었다. 그리고 또 다시 수제비. 쿠키 커터로 수제비 만들어보니 ..

[20210116] 밥상일기 - 먹는 게 일(상)

하루 세끼 챙겨먹는 일이 쉽지 않고 활동량이 줄어든 것도 감안해서 요즘은 아침과 점심을 간단하게 먹는다. 아는 지인은 지난 록다운 기간 하루 두끼로 줄였다고 하기도 했는데, 그건 내가 어렵다. 적게 먹어도 하루 세끼를 먹어야 한다. 아침과 점심을 간단하게 먹으니 저녁은 따듯한 음식으로 먹으려고 한다. 그렇게 먹고 남은 음식은 다음날 점심이 된다. 닭다리를 조리해서 먹고 남은 닭다리를 다음날 허니머스타드소스 샐러드로 만들어 먹었다. 오랜만에 만들어본 맥앤치즈. 한 때 누리가 잘 먹어서 몇 번 했는데,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사먹는 것만큼 맛있지는 않았던 맥앤치즈. 역시 이런 건 사먹어야 맛있나보다. 요즘 우리가 열심히 보는 We bare bears에서 곰들과 한국인 친구 클로이가 버블티를 먹는 장면이 나왔다..

[20201228] 밥상일기 - 명절음식 뒷처리

크리스마스에 디저트로 한국식 과일생크림케이크를 구워볼까 했었다. 연습 삼아 재료와 준비과정은 비슷하되 조금 쉬워보이는 과일생크림 롤케이크를 먼저 구워봤다. 유럽에선 크리스마스에 로그모양(통나무모양)의 케이크를 먹는데, 그를 대신해서 롤케이크도 괜찮겠다 싶었다. 롤케이크를 구워보고 롤케이크도, 과일생크림케이크도 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진저브래드 컵케이크를 구웠다. 일단 빵이 사먹는 롤케이크처럼 부드럽지 않았고, 어렵게 말아놓은 롤케이크는 잘라보니 모양도 별로였다. 빵칼이 있어야 하는 것인지. 빵칼을 살까? 🙄 그래도 누리가 크림 바르는 과정을 좋아했고, 즐겁게 먹었으니 그걸로 됐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것저것 해본다고 시간을 쓰느라 끼니를 대충 먹는 일이 허다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만들어본 간장돼지고기..

[20201220] 밥상일기 - 메리 스시 크리스마스

(당연했지만 갑작스러웠던) Covid-19 대응규제 4단계로의 상향조정으로 밀렸던 먹거리를 후다닥 올리기. 잡채 - 남녀노소 좋아하는 음식이고 많은 사람들이 잘 만드느는 음식인데 나는 아직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음식이다. 물론 다른 음식들이라고 제대로 해먹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잘 하지 못하는 음식이라 한국식당에 가면 꼭 시켜먹곤 하는 음식이었는데, 어느날 한국식당에서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당면은 오뚜기', '밀리 불리는 게 팁'이라는 말씀을 듣고 조금 나아진 잡채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여전히 맛은 뭔가 많이 부족한 맛이긴 하지만. 은근 준비가 많은 음식이라 오랜만에 해봤다. 일주일에 한 번 생선을 먹으려고 하는데, 주로 연어를 먹는다. 개인적으로 연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누리가 그나..

[20201211] 밥상일기 - 공장 가동 中

보통 이맘때면 학기 말, 한 해 말이 더해져 여기저기 인사하며 나눔할 일이 많아 쿠키며, 머핀이며 굽곤 했는데 올해는 거의 모든 행사들이 없으니 조용히 넘어가고 있다. 그런데 지난 주 살고 있는 곳의 주민들이 모여 크리스마스 라이팅을 하는 행사를 가졌다. 거기에 들고가기 위해 구웠던 나름 '크리스마스 라이팅' 쿠키. 진저 쿠키 위에 아이싱을 올리고 초코빈과 초코로 장식을 했다. 나의 창의력은 아니고 인터넷에서 찾아서 만들어봤다. 이렇게 포장해서 크리스마스 라이팅에 갔는데, 결과적으로 하나도 나눠주지 못했다. 나에게 누리를 데리고 오라고 했던 누리 친구 엄마 가족 정도만 아이들과 나왔을뿐 어른들 행사였다. 그래서 누리 친구와 그 형제자매만 나눠주고 나머지는 다시 들고와서 우리만 열심히 먹었다. 한국마트에 ..

[+3002days] 여덟살이 2020년 크리스마스에 바라는 것

지난 주말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면서 누리와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도 썼다. 작년에 누리의 친구와 함께 썼는데, 그 친구는 답장을 받고 누리는 답장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 다시 써봤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들뜬 아이를 훈육(?)하는 용도도 된다. "이렇게 하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주겠어?" 이런식. ☞ 2020/01/05 - [탐구생활/Cooing's] - [+2664days] 누리의 7번째 크리스마스 ☞ www.royalmail.com/christmas/letters-to-santa 그리고 아이가 원하는 선물을 맞춤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라고 하고 할 일을 하고 돌아와 보니 누리가 산타에게 의외의 바램을 썼다. 크리스마스에 원하는 두 가지를 쓸 수 있는 칸에 '코로나바..

[20201204] 밥상일기

금요일, 오늘도 후다닥 한 동안 먹은 사진들을 올려본다. 한 때는 조리법 기록차원에서 재료와 방법을 블로그에 간단히 남기기도 했는데, 그 음식을 다시 할 때 블로그를 찾아보기 번거로워 요즘은 작은 수첩에 메모해둔다. 어쩌다 해외에 살아서 열심히 집밥 해먹고 살고 있지만, 원래 요리에 별 재능은 없다. 먹는 건 좋아하니 취미까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서 '손맛'이나 '감' 같은 건 없고 무조건 '검색'과 '기록'이다. 그렇게 쓰여진대로 같은 음식을 해먹어도 맛이 다르다. 그게 요리초보의 특징이라고도 하더라만. 재능도 없는 요리초보가 열심히 먹고 산 기록. 이번 주에 한국마트에 장을 보러 다녀왔다. 딱히 필요한 건 없었지만 짜파게티와 미역이 없어서 가야만 했다. 한국마트에서 장을 보면 꼭 사는 품목이..

[+2993days] 산타를 믿는 아이들

이번 주 누리네 학교는 힌두인들의 명절인 디왈리Diwali와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등을 밝히는 행사를 했다. 전교생이 다쓴 플라스틱 패트병을 이용해 등을 만들었고, 학교 운동장에 걸었다. 아이들은 자기가 만든 등이 학교 운동장에 걸려 즐거워했다. 저녁 6시 대단한 점등행사(카운트다운 같은)를 기대했던 누리는 조금 실망하기는 했지만, 깜깜한 밤에 나갈 수 있다는 사실에도 즐거워했다. 언제 크리스마스 트리를 꺼내어 장식하는지 계속 묻는 누리의 등살을 견디지 못하고 오늘 오후 드디어 크리스마스 트리를 꺼냈다. 사실 내일 하려고는 했지만. 본래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은 크리스마스 12일 전에 한다고 하는데, 크리스마스 트리를 버려야 하는 날도 정해져 있다, 그와 상관 없이 요즘은 점점 빨라지는 추세라고 한다. ..

[+2991days] 따라쟁이

누리는 내가 하는 모든 것을 하고 싶어한다. 나는 가능하면 누리가 할 수 있는 '일거리'를 남겨두는 편인데, 거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지난 여름 내가 새 휴대전화를 구입하게 되었을 때 자기도 스무살이 되면 똑같은 휴대전화를 살꺼라고 했다. "그때되면 더 좋은 휴대전화기가 있을텐데?"라고 해도 무조건 "같은 걸로" 사야한다나. 어제 새로운 휴대전화 케이스를 사서 교체했다. 지난 여름 한국에 갔을 때 언니가 쓰던 휴대전화 케이스를 하나 가져와서 지금까지 쓰고 있었는데, 휴대전화를 넣고 빼고 반복하니 깨졌다. 그 휴대전화 케이스는 그보다 한 해 앞서 한국에 갔을 때 누리가 이모에게 골라준 케이스였다. 이제 버려야겠다고 했더니, 누리는 자기 스무살이 되면 써야하니까 보관해야 한다고.(' ' );; 그때 되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