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밥상일기

[20201204] 밥상일기

토닥s 2020. 12. 5. 10:09

금요일, 오늘도 후다닥 한 동안 먹은 사진들을 올려본다.  한 때는 조리법 기록차원에서 재료와 방법을 블로그에 간단히 남기기도 했는데, 그 음식을 다시 할 때 블로그를 찾아보기 번거로워 요즘은 작은 수첩에 메모해둔다.  어쩌다 해외에 살아서 열심히 집밥 해먹고 살고 있지만, 원래 요리에 별 재능은 없다.  먹는 건 좋아하니 취미까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서 '손맛'이나 '감' 같은 건 없고 무조건 '검색'과 '기록'이다.  그렇게 쓰여진대로 같은 음식을 해먹어도 맛이 다르다.  그게 요리초보의 특징이라고도 하더라만.  재능도 없는 요리초보가 열심히 먹고 산 기록.

 

이번 주에 한국마트에 장을 보러 다녀왔다.  딱히 필요한 건 없었지만 짜파게티와 미역이 없어서 가야만 했다.  한국마트에서 장을 보면 꼭 사는 품목이 두부다.  부침용과 순두부 하나씩 사온다.  부침용 두부는 반찬이 없을 때 구워먹고, 순두부는 누리가 학교에 있을 때 매콤하게 순두부찌개(라고 생각하며 먹는)를 끓여먹는다.  이번 주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더 맛있게 먹었다.

 

파스타로 먹고 남은 볼로네즈 소스를 또틸라에 넣어서 다시 오븐에 구워먹었다.  쿼사딜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누리는 모짜렐라+체다 치즈를 올려 간단하게 피자 비슷하게 구워줬다.  고르곤졸라 치즈는 없지만 고르곤졸라 피자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 먹으라고 한국처럼 꿀을 함께 줬다.  꿀 먹는 재미로 싹싹 비운 누리.

 

 

그리고 마음먹고 빚은 김치만두.  만두 빚는 속도가 느려서 찌면서, 먹으면서, 만들었다.  쪄지는대로 속속 먹다보니 여러 개 먹었는데도, 몇 개 먹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식사량 조절에 좋지 않은 방법인 것 같다.  만두 빚는 건 수고로운데, 맛이 있긴 해도 배부른 느낌이 없어, 당분간은 만두를 사먹기로 했다.  사실 늘 냉동만두 사먹다가 두어 번 만들어 먹어봤다.

 

이번 주 대박 먹거리는 녹차 카스테라.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카스테라를 구워보고 싶었다.  카스테라도 처음 구워보면서 욕심을 내서 녹차 카스테라로 구웠다.  그런데 준비한 반죽량에 비해 틀은 너무 커서 틀 바닥에 깔린 얇은 녹차 카스테라.  뒤에 J님께 듣자하니 녹차 카스테라가 잘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다음엔 그냥 카스테라로 구워봐야겠다.  몇 차례 구워서 실력을 쌓은 뒤 다시 녹차 카스테라 도전.

사실 내 입맛엔 무척 달았다.  보통 머핀이나 파운드케이크를 구울 땐 설탕량을 기존 조리법에서 적게는 20%, 많게는 50% 정도 줄인다.  그렇게 구우면 내가 본 조리법처럼 이쁘게 만들어지지는 않지만 먹을만 한 정도가 된다.  그런데 카스테라 같은 빵은 정량을 지켜서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서 그렇게 만들어보았는데, 달다.  특별한 날에만 구워먹는 것도 방법인데, 크리스마스에 롤케이크를 구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몇 번 더 구워봐야할 것 같다.

 

 

그리고 오랜만에 사본 유자차.  지비도 나도 좋아하는데, 냉장고에 둘 자리가 없어서 한 동안 사지 않았다.  대신 꿀레몬차를 만들어먹었다.  지난 주말에 만난 누리의 친구 엄마가 록다운이 끝나면 한국식당에 가고 싶다고.  그래서 내가 주중에 한국마트에 갈 생각인데 뭐 필요한 거 없냐고 물었다.  유자차를 사달라는 친구 엄마.  한국식당에서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멀지 않은 한국식료품점에서 병째로 샀다고 한다.  그 엄마 유자차를 사면서 우리 것도 한 병 샀다.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가격도 평소보다 저렴한듯.

 

 

지난 주말 김치만두를 만들면서 속재료를 버섯+양파+김치+새우로 만들었다.  먹거리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우리는 고기보다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를 더 많이 먹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역, 새우, 연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런듯도.  내가 부산 출신이라 그런듯도..  흰살생선을 더 좋아하는데 누리 때문에 연어로 먹는다.  언제 한 번 고등어를 먹어볼까 싶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생선인데 이번에 한국에 가서 너무 맛있게 고등어 정식을 먹었다.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겠지만, 다양한 식재료를 먹어본다는 차원에서 먹어봐야겠다.  다만, 내가 냄새를 감당할 수 있을런지 그게 문제기는 하다.

 

 

쿼사딜라 비슷한, 고르곤졸라 비슷한 한 끼를 해 먹고 남은 또틸라로 치킨랩을 만들어먹었다.  누리가 학교에 있을 때 먹은 점심이라 나는 먹으면서도 컴퓨터에 코 박고, 지비는 먹으면서도 휴대전화에 코 밖고.  사는 게 그렇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 먹은 녹차소면.  보통은 금요일과 주말에 든든한 음식을 해먹곤 하는데, 오늘은 춥기도 춥고 시간도 부족해서 장을 보러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집에 있는 식재료로 한 끼 해결.  한국마트에서 미역을 사왔기 때문에 넉넉하게 넣고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금요일 야식은 석류즙 넣은 탄산수 마시며 쥐포 챱챱.. (아이 좋아..)

 

 

이번 주말엔 셋이서 하루 세끼 꼬박꼬박 또 뭐 해먹나.. 그게 걱정.. '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