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밥상일기

[20201211] 밥상일기 - 공장 가동 中

토닥s 2020. 12. 12. 08:23

보통 이맘때면 학기 말, 한 해 말이 더해져 여기저기 인사하며 나눔할 일이 많아 쿠키며, 머핀이며 굽곤 했는데 올해는 거의 모든 행사들이 없으니 조용히 넘어가고 있다.  그런데 지난 주 살고 있는 곳의 주민들이 모여 크리스마스 라이팅을 하는 행사를 가졌다.  거기에 들고가기 위해 구웠던 나름 '크리스마스 라이팅' 쿠키.  진저 쿠키 위에 아이싱을 올리고 초코빈과 초코로 장식을 했다.  나의 창의력은 아니고 인터넷에서 찾아서 만들어봤다.

 

이렇게 포장해서 크리스마스 라이팅에 갔는데, 결과적으로 하나도 나눠주지 못했다.  나에게 누리를 데리고 오라고 했던 누리 친구 엄마 가족 정도만 아이들과 나왔을뿐 어른들 행사였다.  그래서 누리 친구와 그 형제자매만 나눠주고 나머지는 다시 들고와서 우리만 열심히 먹었다.

 

한국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가끔 삼겹살을 사와서 구워 쌈으로 먹곤 했는데, 양념한 닭을 구워 쌈으로 먹어봤다.  간편하니 좋아서 좋좋 이렇게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날은 양념해서 남겨두었던 고기를 구워 라이스페이퍼에 싸먹었다.  쇠고기 샤브샤브보다 훨씬 일이 적어서 편했는데, 누리는 샤브샤브 끝에 먹던 칼국수를 먹을 수가 없어서 아쉬워했다.

 

어렵지 않게 보여서 시도해본 레몬(드리즐)케이크.  맛은 있었으나 위에 올린 아이싱 때문에 다시 해먹게 될지는 의문이다.  케이크 위 레몬은 그저 모양일뿐 맛에는 영향이 없었던 것 같다.  향미에는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르겠다만은.

 

 

십년 넘게 쓴 멜리타 도자기 드리퍼가 깨져서 이번에 한국에 가서 사오려고 했다.  그런데 이제는 나오지 않는 모양인지 모두 품절이라서 그냥 빈손으로 왔다.  원하는 모델이 아닌 다른 걸 사려면 여기서 사도 되니까.  딱 원하는 게 없어서 미루고 있었는데, 유방암 관련 자선단체에 판매 품목으로 하리오 세라믹 드리퍼가 반값으로 광고하길래 재빨리 샀다.  보통 이런 상품들은 기업에서 무료로 기증받고, 자선단체는 판매해서 수익사업을 한다.  하리오 드리퍼는 좋아하는데 종이 필터 가격이 일반 종이 필터의 2배 정도인게 좀 아쉽기는 하다.  오랜만에 세라믹 드리퍼로 정성들여 내려 마시니 너무 좋았다.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난 뒤 몸도 아프고, 날씨도 추워서 장을 보러가지 못한 날.  냉장고에 남은 재료들을 끌어모아 피자를 만들어 먹었다.  치즈가 넉넉하지 않아 아쉬웠지만 잘 먹었다.  우리는 이제 피자에 관한한 어느 경지에 이른 것 같다.  다시는 냉동피자, 시판피자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

 

이제 크리스마스 방학까지는 1주, 크리스마스까지는 2주가 남았다.  그 동안 열심히 베이킹을 하게 될 것 같다.  크고 작은 행사는 없어졌지만, 우리도 먹고 주변에 인사도 하고.  지금도 내일 폴란드 주말학교에 보낼 쿠키를 준비하는 中.  쿠키야 얼른 식어라.. 자러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