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 457

[19weeks] 사소한 변화들

사실 알고 보면 내겐 사소하지 않은 변화다.부다페스트로 여행을 갔던 때가 14주차다. 부다페스트는 날씨가 무척 좋기는 했지만 공기가 그렇게 쾌적한 도시는 아니었다. 낡은 차와 낡은 도로가 만들어내는 먼지가 상당해서, 나는 차가 많은 거리에서는 연이어 기침을 하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3월 초에 머리를 단발로 잘랐는데, 바람마저 많이 불어 주체할 수 없는 머리를 계속해서 잡아야만 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머리결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을.(' ' )a 지비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머리결이 부드러워졌어. 물이 달라져서 그런가?" 영국은 물에 석회질이 많아 좋은 머리결도 나빠지기 일수다. 그랬더니 지비의 반응이 "머리를 제대로 안감아서 그런거 아니야? 머리에서 나온 기름 아닐까?"라고.(_ _ );;사실..

[18weeks] 혼란스러운 임신부를 위한 음식목록

임신을 알고나서 가장 먼저 임신부를 위한 음식목록을 챙겨봤다. 먹지 말아야 할 음식과 먹어야 할 음식목록. 많은 과일과 야채를 권하고, 카페인, 알콜 그리고 날 것을 피한다는 일반적인 사항을 제외하곤 이곳 병원의 권장사항과 인터넷에서 찾아본 한국의 정보들이 차이가 있어 혼란스러웠다. Eat well, but no soft cheese & pate 이곳 GP의 권장사항은 간단하다. Eat well, but no soft cheese & pate. 브리나 블루치즈는 일종의 곰팡이를 이용해 만든 것이므로, 발효 음식이 다 그렇지 않나?, 권하지 않는다. 파떼Pate는 빵에 발라 먹는 고기 페이스트다. 나는 한 번도 먹어본일이 없지만, 이곳 사람들은 잘 먹는다. 간을 포함한 고기를 갈아서 만들고 야채들이 추가되..

[17weeks] 다운증후군 검사

지난주 화요일에 미드와이프, 조산사,와 두번째 만남이 있었다. 첫 만남이 서류를 작성하고, 각종 검사를 하고, 두번째 만남과 첫번째 초음파 촬영을 예약하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었다면, 두번째 만남의 내용은 미드와이프로부터 그 동안 받은 검사, 초음파 촬영 결과에 관한 설명을 듣고 다시 예약해야 할 검사와 방문을 예약하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었다. 만남이 있기 전, 그러니까 내 경우는 바로 앞 주말,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13~14주경인 초음파 촬영 날 채취해 검사한 Triple Test, 혈액 검사를 통한 다운증후군을 알아보는 검사 결과였다. 그 밖의 혈액 상태도 함께.혈액 상태에 관한 것은 그야말로 수치니까 내가 봐도 잘 알 수가 없고, 정상수치인지 아닌지, 다운증후군에 관한 서술된 결과만 알아 볼 수..

[16weeks] baby on board

2월에 말레이시아인 친구 추이가 음력설에 고향에 다녀오면서 작은 선물을 사왔다고 잠시 보자고 했다. 차이나타운에서 만나 점심을 먹고, 코벤트가든에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임신사실을 알렸다. 추이는 축하와 함께 집에 가는 길에 꼭 지하철역에 들러 'Baby on Board' 배지를 받으라고 했다. 지하철역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임신부임을 알리는 표식이다. 지비랑 좋은 생각이라고, 지비가 코벤트가든에서 일해서 커피를 마시러 나왔다, 당장 받아가라고 했다. 다른 곳에 들러 볼일 보고 버스를 타고 들어오느라 잊고 말았다. 다음날 친구랑 동네에서 차마실 약속이 있어 가는 길에 지비와 길목에 있는 지하철역에 들렀다. 작은 역이라 배지가 없는 거다. 그래서 지비에게 주중에 퇴근하면서 받아..

[15weeks] 마터니티 카드

GP에서 임신을 확인하고 잔뜩 받아온 서류 뭉치에는 내가 보내야 할 서류가 있었다. 서류라기보다 한 장짜리 신청서였지만, GP의 의사가 하루 빨리 어서 보내라고 몇 번을 강조해서 이야기했던 서류, 마터니티 카드 신청서.임신 기간 중 이 카드, 증서라고 해야하나,와 처방전을 약국에 제시하면 약값이 무료다. 영국의 시스템을 잘은 모르겠지만 보통 처방전을 받아 약을 구입하면서 늘 £7.40을 지불해야 했다. 얼마전에 이 가격도 £0.25올랐다. 아무런 베네핏이 없는 우리는 기간과 종류에 상관없이 늘 그 가격을 약값으로 지불했던 것 같다. 신청하고 2~3주 후에 카드를 받았지만, 지금까지는 쓸 일이 없었다. 조만간 먹고 있는 칼슘이 다 떨어지게 되면 새로운 처방전을 받게 되면 쓸 일이 생길까. 그 외에도 영국에..

[14weeks] 아기가 생겼어요!

임신을 의심한 건 1월 중순이었고, 사실을 알게 된 건 1월이었는데 그때가 참 애매했다. 가족들이 8월에 영국에 오려고 거금을 들여 항공권을 구매하던 시기였고, 엄마가 갑상선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GP에 가서 몇 가지 서류를 작성하고, 임신을 1차적으로 확인했는데 가족들의 영국행도, 엄마의 수술도 시기를 조정하기 여의치 않아 그냥 모든 것을 한꺼번에 안고가기로 했다. 주변에서 임신을 하면서 첫번째를 실패한 경우가 많아 지비가 12주가 될쯤까지는 주변에 비밀로 해두자고 했다. 뭐, 그런데 12주는 거녕 10주도 못되서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에게 지비가 다 알리고 말았다.1월과 2월은 거의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서 잠만잤다. 뭘 먹어도 속이 불편해서 괴로워하다가 또 잠들고. 이러다 봄되면 굴러서 집밖으로 나가..

[Storybook Dads] 감옥으로부터 온 아빠의 동화

'Stone of Sisyphus'는 다양한 비영리단체나 그 활동을 기록하고, 나누기 위해 만든 카테고리인데 일년이 넘도록 비어만 있었다. 해외의 비영리단체라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정말 좋다고 하여도 그대로 차용하여 어느 곳에나 이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론 한국의 활동이 훨씬 진보적이고, 뛰어난 영역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디어들을 기록하기 위해서, 더 넓게는 나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생산적인 자극이 되기를 바라면서 천천히 이 카테고리를 채우려고 한다. 아침뉴스가 끝나고 범죄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TV를 시청한 것이라기보다는 넷북에서 파일을 변환을 하느라 낑낑거리고 있었고, TV를 끌 겨를이 없었다. 건성으로 화면을 보거나 듣고 있었는데 문득 '아!'하는 탄식이 흘러 나왔다. 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