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밥상일기

[20210203] 밥상일기

토닥s 2021. 2. 4. 02:46

영국에는 스콘과 관련된 전통적인 논쟁이 있다.  순대를 소금에 먹느냐, 막장에 먹느냐 또는 탕수육을 먹을 때 소스를 부어 먹느냐, 소스에 찍어 먹느냐에 버금가는 논쟁이라고 할 수 있다.  스콘과 관련된 전통적인 논쟁은 스콘을 먹을 때 크림->잼 순서로 올리느냐, 잼->크림 순서로 올리느냐는 것이다.  나는 그런 논쟁을 접하기 이전에 자연스레 크림->잼 순서로 먹었다.  어떻게 먹으나 잘먹으면 그만인 것을 어디나 사람들은 작은 차이에 열을 올린다.  그게 또 사는 재미인가 싶고.  오랜만에 스콘을 구웠다.  스콘은 차가운 버터를 이용해서 만드니 서둘러 만들어야하는데, 누리랑 하게 되면 쪼물딱쪼물딱 버터 다 녹는다.  누리가 잠시 바쁜 틈을 이용해 혼자서 후다닥 만들었다.  우리 셋 모두 좋아하는 녹차 가루를 넣고.

 

음식을 해먹다보면 1인분씩, 0.5인분씩 꼭 남아서 버리게 된다.  그래서 어느날은 냉장고에 남은 그 자투리 음식들을 모아 세 명이 각기 다른 음식을 먹었다.  나는 건매생이를 멸치육수(물론 시판 농축 장국)에 넣어 밥을 말아먹고, 지비는 이틀전에 먹고 남긴 닭고기, 누리는 달걀토스트를 구워주웠다.

 

 

김치를 사먹던 시절에는 잘 해먹지 못하던 김치전도 구워먹었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만들어둔 김치가 금새 시어져 빨리 처리해야 할 것 같아서 김치전을 해봤다.  먹을 땐 좋은데 기름 냄새가 오래가서 힘들었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 누리의 학교 과제 일부분으로 구웠던 바나나 케이크(feat. 초코칩).

 

 

달달한 케이크는 주로 내추럴 요거트와 함께 먹는다. 

 

 

우리집 냉동실에 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우동.  비좁아서 늘 먹어치워야겠다고 생각하고, 먹고나면 또 우동을 사다넣어야 마음이 편하다.  시간 없고, 입맛 없을 때 늘 환영받는 우동이다.  오늘 저녁도 아마 우동.

 

 

오후 4시 간식 시간.  누리도 TV를 보거나, 나도 컴퓨터를 하거나 그런 시간이다.

 

 

플라스틱이던 다이제스티브 용기가 종이라 '정말 세상이 변하고 있구나'하고 생각했다.  한국에선 손 씻을 때 비누를 종종 쓰지만 여기는 99.9% 액체형 핸드 워시를 쓴다.  플라스틱 이전에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비누, 지비는 핸드 워시를 써본적도 있는데 혼자서 비누를 쓰니 다 쓰기도 전에 말라버려 쓰기가 어려웠다.  그 이후 누리가 손씻는 나이가 되면서 거품형 핸드 워시를 썼다.  코비드로 손을 예전보다 더 자주 씻다보니 비싼 거품형 핸드 워시를 감당하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액체형을 쓰고 있다.  이런 제품들은 할인할 때 2~3개씩 사두고 쓴다.  그런데 환경을 고려한 리필 제품을 내놓으면서도 그 리필제품이 정품보다 더 비싸다.  그래서 리필을 잘 사서 쓰지 않게 된다.  영국적 특이사항으로 물과 닿는 제품들에 뿌연 석회들이 잘 생겨 신경써서 관리해주지 않으면 지저분해보여서 한 용기를 오래쓰기보다 적당한 때에 바꾸는 이유도 있다.  때문에 분리수거라도 잘하자고 늘 생각하고 있는데, 오늘 환경문제 때문에 핸드 워시에서 비누로 선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나도 그렇게 해볼까 생각 중이다.  누리보다 지비를 설득하기 더 어려울 것 같다.  지비는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비누가 오염이 더 심하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문화차이인가, 아니면 기업홍보의 효과인가.🧐

 

달걀밥(feat. 간장과 참기름).  요즘 너무 대충 먹는 것 같아서 잘 챙겨먹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마음만 있고 의지와 능력이 없다.  맵고 짠 음식 빼고, 고기 빼고, .. 이렇게 먹을 음식이 없다니.  먹을 음식이 없는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이겠지만.  다른 집들은 하루 세 끼 뭐 해먹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