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3117days] 크레이지 햇 데이(feat. 자산공개)

토닥s 2021. 4. 1. 23:04

누리가 발레를 배우는 기관/학원에서 이번 주 뇌종양 환자 연구 지원을 위한 모금활동을 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모금을 독려하기 위해 학원에서는 크레이지햇 Crazy Hat 주간으로 정하고 기간 동안 모자를 만들어쓰고 올린 사진 공모전을 했다.  공모전 우수자에게는 주는 시상품은 4인용 도미노 피자.  보통 이런 행사들은 건너 뛰는 편인데, 발레 선생님이 수업 중에 언급을 한 모양인지 누리도 참가하고 싶다고 했다.  뭘로 모자를 만들래?하니 별로 아이디어가 없는 누리님.  기간 중에 다른 아이들의 모자 사진이 비공개 페이스북 그룹에 속속 올라왔다.  뮤지컬 리플렛으로 커다란 챙모자를 만든 아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활절 달걀이나 초코렛으로 꾸민 것들이 많아서 누리도 초코렛으로 모자를 꾸며보기로 했다.  이스터에 모자꾸미기도 많이해서(Easter Bonnet Hat) 그런 보넷을 사줄까 했더니 그건 또 별로란다.  집에 있는 핑크블리 캡을 킷캣 초코렛 달걀과 페레로 로쉐로 꾸몄다.  꾸몄다기보다 줄지어 붙이기만 했다.  나중엔 젤리곰을 더하기도 했다.  모자를 만들고, 사진을 찍었더니 생각지도 않게 즐거운 한 밤의 액티비티가 됐다.

 

사진을 보내고, 누리에게 얼마를 기부할꺼냐고 물었다.  "내가?"하고 눈이 동그래지길래 "그럼 누가?"하고 답해줬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A님이 용돈을 5파운드 보내주셨으니 그걸 기부하자고 했다.  눈빛 동요.😶  그러겠다고 해서, 그럼 그 5파운드는 내가 가지고 내 카드로 돈을 기부하겠다고 했더니 "그럼 4파운드가 남는거냐"고 누리가 묻는다.  수학시간에 돈 계산은 하는데 왜 자기 손의 돈 계산은 못하는 것인가.  5파운드를 기부하니 하나도 남지 않는다고 했더니 너무 슬퍼하는 누리.  주로 학교에서 하는 기부행사는 1파운드니, 그 정도만 기부하면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최소기부금액이 3파운드라 그러면 "네가 1파운드 기부하고 나머지 2파운드는 내가 내줄께"라고 말했더니 다시 밝아지는 표정.  "그런데 네 돈들은 어딨니?"라고 물었더니 "몰라".😳  그래서 다음날 누리의 숨겨진 자산을 찾아 장난감과 각종 가방들을 뒤졌다.  찾아보니 누리는 현금부자였다.  지난 한국행에서 받은 용돈 중 5만원권 몇 장도 내가 따로 보관하고 있다.  그건 어딨지?  요즘 여기는 코비드 이후 현금 받지 않는 곳이 많아져 우리는 현금이 더 없다.

누리는 파운드, 원화는 물론 주말학교에서 부상으로 받은 상품권도 있었다.  S선배가 준 유로는 어디에 있지?🤔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한다며 용돈관리를 시키는 부모들이 여기도 있다.  한 가정은 아이들에게 일주일에 5파운드를 주고 그 한도내에서 쓰게하고 있었는데, 아이는 그 5파운드를 꼭 써야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사실 5파운드가 작은 돈은 아닌데 또 써보면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으니, 있으나마나한 플라스틱 장난감이나 간식에 돈을 써버리는 것 같아서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그런 교육이라면 몰라도 괜찮다는 게 나의 입장이었다.

 

 

한국에도 편의점 카드가 있어서 아이들이 간식을 사먹을 수 있도록 한다고 알고 있다.  여기에서 그 비슷한 카드 광고를 봤다.  용돈관리를 통해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을 심어준다는 홍보문구가 있었다.  나못지 않은 팔랑귀 지비님은 "아 좋다!"라고 반응했고 나는 "반댈쎄!"였다.  어른들도 카드로 소비하면서 관리를 하지 못해 실제 쓸 수 있는 금액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물며 아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 동전구분하기로 시작해 수학의 부분으로 배우기 시작한다.  동전이 1 penny, 2 pence, 5 pence, 10 pence, 20 pence, 50 pence, 1 pound, 2 pounds가 있고 지폐도 5 pounds, 10 pounds, 20 pounds, 50 pounds가 있으니 꽤 복잡한 편이다.  초등학교 3~4학년 정도되면 화폐의 수학적 개념이 완성되는 것 같다.  그 이후에 용돈관리 시켜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일뿐이다.  어디까지 육아는 취향과 선호일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