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3067days] 그럭저럭 쑥쑥

토닥s 2021. 2. 11. 10:08

런던에 오는 친구들이 빠지지 않고 가는 곳이 해리포터 스튜디오인데 아직 우리는 가보지 못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아직 누리는 해리포터를 모른다, 아니 몰랐다.  한 1년 반 전에 나도 읽고, 누리에게 읽어주려고 한국에서 여행오는 친구에게 1권을 부탁했다.  누리에게 읽어주려고 펼친 날, 누리가 그림이 하나도 없다며 울었다.😓  그래 알았다하고 그 길로 책을 덮었다.  그 뒤 작년 여름 한국에 가서 일러스트레이션 버전 1권을 사서 읽어주기 시작했는데, 이 책 역시 누리에게 흥미를 주지 못했다.  그래도 띄엄띄엄 읽어주기는 했다.  그런데, 역시 아이들은 친구 영향을 많이 받는다, 주변 친구들이 영화를 보고 하나 둘 해리포터 이야기를 하니 누리가 다시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싶다고 했는데, 작년에 보여줄 땐 무서워서 못보겠다던 아이가, 책을 먼저 읽고 보자고 미뤘다.  그러다 할 일 없는 지난 주말, 나도 뭔가를 같이 해주기엔 극도로 피곤해서 영화 해리포터를 보여줬다.  40분씩 나눠 3일에 걸쳐서 봤다.  영화를 찾으면서 보니 해리포터가 개봉한 게 2001년.  정확히 20년이 흘러서 다시 보게 됐다.  그때는 재미가 없었는데, 1편만 두 번 읽고 다시보니, 책보다는 덜했지만 재미가 있었다.  영화는 너무 많은 디테일을 생략하고 있어서 누리가 어서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험중인 일기장 앱

지난해 3월에 이은 두번째 휴교, 누리가 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한국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궁금한 모양이다.  휴교에 대한 준비는 확실히 처음보다 낫다.  교사들도 구글클라스룸을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5~10분짜리 동영상 수업도 올려놓아 아이들이 그 영상을 보고 워크시트를 하는 식이다.  첫번째 휴교에는 계속해서 워크시트와 외부 링크만 공유했었다.  매일 아침 9시 30분에 30분간 조회 같은 것을 한다.  외국어 수업인 프랑스어 수업을 일주일에 한 번 하기도 하고, 주제가 있으면 그 내용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거라도 없으면 근황 공유 - 기분이 어때?  좋은 소식 있어? 그런 이야기를 나눈다. 

사실 나는 이 근황 공유가 은근히 불만이다.  봉쇄로 집에만 있는 아이들에게 주말에 뭐 했어, 다가오는 중간 방학에 뭐 할꺼야 그런 이야기를 물으면 아이들이 할 말이 별로 없다.  교사들에겐 그저 입에 붙은 일상 인사일뿐이겠지만, 집콕하고 있는 누리 같은 아이들에겐 할 말이 없어 힘든 시간이다.  누리에게 읽은 책, 함께 한 요리 같이 작은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지만 봉쇄와 상관 없이 할 일 다 하고 있는 아이들의 일상과 자신의 일상이 비교가 되는 모양이다.  그 시간에 친구를 만나 놀았다, 친척들이 모여 사촌 생일 파티를 했다, 친척 집에 놀러갔다, 슬립오버를 갔다 등등 아이들 입에서 봉쇄 기간에 해서는 안되는 이야기들이 술술 흘러나온다. 🙄  다행히 누리는 아주 어린 나이는 아니라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자기도 친구들처럼 하고 싶다고 떼를 쓰지는 않는다.  누리가 이 정도 나이가 되서 이 난리(코비드)를 겪고 있는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두번째 휴교에서 나아진 점 중에 한 가지는 학교에서 외부의 비대면 교육 기회를 많이 활용한다는 점이다.  학기 중에도 아이들이 현장학습으로 갔을법한 기관에서 비대면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길어진 코비드로 여러 기관들이 비대면 상황을 대비해 마련한 학습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주엔 영국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워크샵과 드라마 워크샵을 진행했다.  어제는 과학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라이브 교육에 아이들이 참여(시청)했다.

 

https://youtu.be/y-FyvQ-NizY

드라마 워크샵

또 한 가지 학교에서 신경을 쓰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멘탈 웰빙 mental well-being이다.  필수교육과정은 아니지만 학교에 따라서 PSHE - Personal, social, health and economic education을 채택하고 있는데, 여기서 Health 부분을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건강으로 확장해서 홈스쿨링에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매주 수요일은 체육과 아트가 과제로 올라온다.  문제는 기존의 영어와 수학도 함께 해야하니 과제가 더 많은 날이다.  다행히 누리는 이런 활동들을 좋아해서 더 많은 숙제도 즐겁게(?)하고는 있다.  

창 밖 풍경 그려보기

하지만 아무리 학교와 사회의 준비가 비대면에 보다 더 대비하고 있다고 해도, 아이들은 학교에 가야한다.  우리 같이 아이가 하나인 집에서 학교의 절실함을 느낀다.  물론 아이가 많은 집들은 부모들이 또 나름의 이유로 학교가 절실하겠지만.

 

봉쇄라서 갈 곳은 없지만, 누리는 집에서 바쁘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주말학교로 바쁘고, 스카우트로 바쁘고 그것도 아니면 TV에서 본 그 무언가를 혼자 만들어내느라 바쁘다.  

TV에서 보고 만든 음력설맞이 놀이북 rattle ddrum

 

youtu.be/om_PVpvGJFM

 

폴란드 스카우트 이벤트 - 영국 동남부 미팅

 

스카우트 이벤트에 필요하대서 사온 도너츠 - 지비가 계 탔다!🍩

https://youtu.be/Ju_kBv8vAkQ

스카우트 이벤트 중 만든 종이 폭죽

폴란드 스카우트에서 행사를 할 때 노래만 한 시간씩 부른다.  때로는 춤과 같은 놀이도 더해서.  그러면서 아이들이 언어도 배우는식인데, 외부인인 내가 보기엔 참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다.  오후 4시반이라는 늦은 시간에 시작해서 2시간 넘게 진행되서 내가 불만이었는데, 잠들기 전에 누리는 참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 된거지-.😅

런던은 내가 살던 남쪽만큼이나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잘 없는 곳이다.  그래서 눈구경하기 힘든데, 월요일과 화요일 계속해서 눈이 내렸다.  기온이 딱 영하 1도, 영상 1도를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쌓이지는 않았지만 이틀 동안 눈이 내렸고 오늘 낮에도 눈이 잠깐 흩날리기도 했다.  나는 추워서 감당이 안되는데, 덕분에 누리는 즐거운 시간을 짧게라도 가졌다.  그래서 내년을 대비해 눈오리메이커를 살까.. 생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