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 457

[20190303] MSG 플라시보 효과

2월 독감으로 아프기 전에도 그랬지만, 그 이후 확실히 음식 해먹는데 쓰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먹는 양이 줄어든 것은 아니고. 이전엔 뭔가 막 조리한 음식을 먹이지/먹지 못하면 미안한 마음도 들고, 내가 먹고 싶어 시간을 들여 찾아보고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 요즘은 삼시세끼 겨우 챙겨먹는 정도. 뭐가 되든, 특히나 시간이 들어가는 음식은 잘 해먹지 않았다. 그래서 소화가 안되서 한 동안 먹지 않았던 파스타를 거의 매주 1회씩 먹었다. 고맙게도(?) 누리는 시간과 재료가 들어가는 파스타를 좋아하지 않는다. 채소와 올리브오일만 들어간 파스타를 가장 잘 먹는다. 그러다 내가 뭐에 홀린듯 시간과 재료가 엄청 들어가는 라자냐를 만들었는데 누리는 소스는 걷어내고 파스타만 먹어서 한 동안 라자냐는 안하기로 마..

[+2354days] 학부모면담 Parent's evening

오늘 누리 학교 마치고 학부모면담을 갔다. 여기서는 주로 방과 후에 진행하고 Parent's evening이라고 한다. 학교에 따라 다른지 모르겠지만, 별반 다르지 않을꺼라 생각하지만, 누리네 학교는 학년 중 두 번의 학부모면담을 진행한다. 가을학기 중간 방학이 끝나고, 봄학기 중간 방학이 끝나고 그렇게 두 번 진행한다. 유치원격인 리센셥에서의 두 번의 면담과 1학년에서의 두 번의 면담을 되짚어보면 학년 중 첫번째 면담은 새학년 적응과 아이의 (학습과 발달)상태를 들을 수 있었고, 두번째 면담은 첫번째 면담 뒤 성취/발전을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누리의 학교 입학을 앞두고 지인이 그런 조언을 해줬다. 학부모면담에 가면 좋은 이야기만 하니 그런데 녹지말고(?) 질문을 많이 준비해가라고. 그때는 그야말로..

[+2352days] 하프텀 그리고 취학면제신청

자세히 쓰면 영국에서의 하프텀과 한국에서의 취학면제신청이다. + 지난 주 누리는 하프텀을 맞아 한 주 쉬었다. 한국으로치면 중간방학인데, 영국은 가을학기 / 봄학기 / 여름학기 3학기 시스템이라 중간방학도 3번이다. 아이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시스템인데, 학기가 시작하고 6주가 지나면 아이들이 지쳐보인다, 부모들로써는 쉽지 않은 시스템이다. 일하는 부모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처럼 부모 한쪽이 일을 하지 않아도 매번 하프텀을 기획(?)하는 건 어렵다. 언제나처럼 긴축재정인 우리는 올해 하프텀 기간에는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지 않았다. 그래도 집에만 있기는 미안해서 지난 가을학기 중간방학도, 이번 봄학기 중간방학도 1박 2일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이번에는 내 감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휴가 낙으로 ..

[20190224] 쇠고기무국

앞선 글에서 언급했지만 한 열흘 감기를 심하게 했다. 아프니 음식을 해 먹을 기운도 없었지만, 딱히 먹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고, 집에 먹을 것도 없었다. 밥만 겨우해서 인스턴트 북어국, 인스턴트 미역국 번갈아 먹었다. 지비 누리는 폴란드 만두인 피로기를 먹기도하고, 나가서 샌드위치나 크레페를 사먹기도 하고. 누워 있던 어느날 어느 블로그에서 쇠고기무국을 보고 확.. 꽂혔다. 누워서 언제 장을 봐서 쇠고기무국을 끓여볼까 생각하며 조리법도 찾아봤다. 내가 기억하는 쇠고기무국과 가장 모양이 비슷하고, 비교적 간단한 재료와 조리법이 나와 있는 것을 따라 만들어봤다. 아파서 누워 있는 동안 빵, 우유, 과일만 지비가 사다날라서 냉장고가 텅비어 있었다. 일어서서 다닐만한 기력이 생기자말자 마트에가서 쇠고기안심 두 ..

[20190206] LA찰떡

요리도 잘 못하면서 먹는 사진으로 블로그를 도배할 생각은 없었는데 어디에라도 "드디어 LA찰떡을 만들었다"라고, "너무 맛있다"라고 외치고 싶어서 내 블로그에 남긴다. 나에게 LA찰떡의 바람을 불어넣어준(?) V님께 메시지를 보내자니 시간이 늦어 후환이 두렵고, 한국의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자니 아직 한 밤중이고. 지난 주말 부담없는 가격의 찹쌀 가루를 사왔는데 속재료로 넣을 콩을 사러 나갈 시간이 없어서 주말로 LA찰떡 만들기를 미뤘다. 오늘 식재료 배달을 받았다. 밥할 때 넣어먹기 위해 산 콩 통조림을 받고보니 비록 완두콩은 없지만 찰떡에 넣으려던 강낭콩red kidney와 병아리콩chickpea이 들어 있어 만들어보기로 했다. ☞ 참고한 레시피 http://www.10000recipe.com/re..

[drawing] Feel the music

2019년 2월 5일 / 학교 / Feel the music 어제 누리가 학교에서 그려온 그림. 수업시간에 그린 것인지 자유시간에 그린 것인지는 모르겠다. 전날 무서운 꿈에서 깨어 울었는데 좋은 꿈 꾸는 걸 그린 그림이냐고 물었다. 누리 대답이, 음악을 들을 때란다. 심장이 뛰고 사랑이 느껴진단다. 대답을 듣고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 누리가 지난 주 학교에서 영화 Sing을 몇 번에 나누어 봤단다. 토요일 오후 주말학교를 마치고 인근 카페에 앉아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주말까지 학교라는 곳에 가야하는 아이가 안쓰러워서 네가 하고 싶은 거 없냐고 물었더니 영화 Sing을 보고 싶다고. 찾아보니 이러저러한 영화라서 지비가 어둠의 경로를 통해(미안합니다 ㅠㅠ ) 찾아서 함께 봤다. 토요일에도 보고, 일..

[20190205] 떡국 feat. 미역

설이라 블로그도 조용하다. 내 블로그야 원래 조용하지만, 전반적으로 SNS가 조용하다. 조용한 온라인과 짧은 명절 인사를 보내오는 사람들이 있어 '설인가' 생각한다. 특별히 음력 설을 챙기는 건 아니지만 벌써부터 차이나타운 음력 설 축제에 가보자는 지비 때문에 설이 언제인지 가늠하고 있었다. 그래서 설 이벤트는 그걸로 땜하려다 떡국을 끓였다. 고기는, 특히 쇠고기는 먹지 않는 누리 덕분에 미역과 애호박, 파, 버섯을 넣고 달걀만 간단히 올린 떡국. 파전이라도 구워볼까 했는데 파를 사러 나갈 틈이 없어서 떡국으로 설 떼우기.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구 그 어디에 있더라도 건강한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 지비 친구 중 폴란드-영국인 커플이 음력 설을 맞아 집 근처 중국 마트에서 장을 봤는데, 그..

[20190202] 백김치

아직 누리는 붉은 김치를 안먹는다. 가끔 백김치를 사면 잘 먹긴하는데 백김치는 잘 사지 않게 되는 품목. 지난 여름 한국 갔을 때 엄마에게 조리법을 듣고 영국으로 돌아와 한 번 만들어봤다. 언제나 망설였던 멸치액젓도 샀다. 소금 적게 먹으려고 적은 소금으로 절였더니 김치맛이라기보다 배추맛. 소금을 더 투하라라는 엄마의 조언에 따라 소금을 좀 더 넣었더니 백김치 비슷한 맛이 됐다. 그래서 자주 만들어먹었느냐 - 아니다. 만들 때 작은 배추(여기서는 중국배추 Chinese cabage라고 한다) 한 통으로 만들었는데, 그걸 만들고 - 익히고 - 먹는 동안 냉장고에 냄새가 내가 참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만들지 않다가 얼마 전에 다시 한 번 만들었다. 처음의 문제점을 거울 삼아 엄마가 말해준 양의 소금으로..

[craft] crown - 크리스마스 카드를 활용한 왕관

2019년 1월 / 집 / crown 크리스마스 카드를 정삼각형으로 잘라 크기대로, 가장 큰 것을 가운데 배치해서 붙이고 누리가 붙이고 싶은 스티커, 깃털, 색종이들을 돌돌 말아 붙였다. 물론 기본 아이디어와 단단하게 붙이는 일에는 내 손이 닿았지만 누리의 취향과 작업으로 마무리했다. + 지난 가을 학기 누리는 학교에서 monarch /왕실에 대해 배웠다. 우리처럼 '태정재세문단세예성연중인명선' 그런 걸 배운 건 아니고, 영국 역사도 은근 복잡하다, 여왕의 이름 나이 가족 집 그런 걸 배웠다. 학기 중 글쓰기 숙제는 여왕이 된다면 어떤 법을 만들고 싶은가 그런 것도 있었다. 사실 법은 국회가 만들건만, 초등 1학년 수업이니 따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방학 숙제가 왕관 만들기였다. 지난 가을 학기..

[+2312days] 공연 좀 본 아이

지난 주 누리 학년이 현장학습school trip을 갔다. 런던 시내에 있는 일러스트레이션 관련 박물관에 가서 워크샵을 했다. 도시락을 준비해 갔는데 가서보니 도시락을 먹을 공간이 없는 곳이라 도시락은 학교로 돌아가 먹기로 하고 워크샵 후 밖에서 간식만 먹었다고 한다. 학교로 돌아와 점심을 먹은 시간은 1시 반. 도우미로 따라나선 엄마와 누리 하교 전에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그 이야길 듣고 너무 놀랐다. 마침 그날이 유난히도 추웠던 날이었다. 우선은 도시락을 먹을 곳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학교가 문제지만, 유료의 워크샵을 운영하면서 그런 시설이 미비된 박물관과 유난히도 추웠던 날인데 예외적인 관용을 베풀지 않은 박물관이 실망스러웠다. 누리는 재미있었다고 했지만 여지 없이 감기가 걸렸다. 그래서 주말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