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 457

[+2391days] 부모도 적응이 안되는 아이

어제 방학하고 첫날. 누리는 오전에 수학 숙제를 했다. 심지어 커피를 마시러 나갈 때도 그 숙제를 들고가서 까페에 앉아 했다. 절대로 시킨 건 아니다. 되려 지비랑 나는 방학 숙제는 방학 끝날 때 하는 거 아니냐며 어릴 때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이런 누리가 적응이 안된다면서. + 날씨도 쌀쌀한데 자전거까지 끌고 집을 나선 이유는 도서관에 마련된 가전제품 수거함에 한국서 사와서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미니 오디오를 버리기 위해서였다. 누리가 어릴 때 동요를 들려주기 위해서 부러 CD가 있는 미니 오디오를 사왔는데 TV와 간섭현상도 있었고 리모컨이 고장나면서 거의 쓰지 않게 됐다. 그보다 작은 DVD player를 사와서 지금 잘쓰고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읽던 책을 누리 카드로 대여하려고 하는데..

[20190405] 쿠키공장

쿠키공장 가동 오늘로 봄학기가 끝나고 2주 반 정도되는 부활절 방학이 시작됐다. 지난 주와 이번 주 틈틈이 쿠키를 구웠다. 지난 주엔 폴란드 주말학교 봄학기 마지막 날이라 주말학교 반 아이들과 스카우트 아이들과 나눠 먹을 쿠키를 구워 보냈다. 다른 엄마들도 초콜릿 에그, 하리보, 롤리팝 같은 걸 보냈다. 물론 집에와서 내가 다 버려버렸지만. 누리는 그런 것들을 뜯어서 맛만보고 먹지 않는다. 가방안에 굴러다니거나 식탁위에 오래도록 쌓여 자리만 차지하니 때문에 버려버린다. 이번 주는 어제 오늘 학교에 행사가 있었는데, 특히 어제는 누리네 반이 전교생들 앞에서 부활절과 관련된 퍼포먼스(춤+노래+시낭송)을 했다. 그래서 누리네 반 학부모들만 초대되어 그 행사를 관람했다. 그래서 또 쿠키를 구워보냈다. 오븐과 오..

[20193023] 기본 국과 찌개

이곳 음식은 아주 까다로운 재료나 방법을 쓰지 않는 이상 이제 대충은 해먹을 수 있게 됐다. 그래봐야 파스타나 스프 같은 것들이지만. 한국 음식들이 레시피가 잘 정리된 것처럼 이곳 음식들도 그렇다. 특이한 점이라면 나는 이곳 음식(일명 양식)을 하면서도 한국사람들이 올린 레시피를 보고, 영어로 된 레시피를 같이 본다. 키쉬를 구우면서 한국 사람이 만든 몇 개의 레시피와 이곳 레시피 몇 개를 본다. 한국 사람들은 사진으로 과정을 정성스레 올려서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하기 쉽다. 여기는 모든 조리괴정이 1~7개 정도의 문장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 레시피는 현지 재료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화된 재료를 많이 쓴다. 여기 레시피를 보면서 그런 부분을 보충한다. 한국 고기 양념은 매번 맛이 다르긴해도 이제..

[+2373days] 갈수록 태산

어제 오후 장도 보고, 누리를 놀이터에서 놀게 해주기 위해 점심을 먹고 다 같이 집을 나섰다. 나가보니 제법 쌀쌀한 날씨. 시간을 줄이기 위해 둘을 놀이터에 내려주고 혼자 장을 보러 갔다. 장보기는 15분도 안되서 마쳤는데 계산대에서 다시 10여 분을 보냈다. 기다리면서 창 밖을 보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마음이 급했다. 분명 햇볕이 있어서 집을 나섰건만 영국 날씨가 이렇다. 계산을 마치고 마트를 나가니 빗방울이 더 굵어져 소나기다. 나 같으면 아이를 데리고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거나 까페에 들어갔을텐데 지비는 마트로 아이를 데리고 오고 있었다. 중간에 만나 둘을 태우고나니 비가 그쳤다. 햇빛 비스무리한 빛도 보이고. 날씨가 뭐 이래하면서 집에 돌아왔다. 둘을 집 앞에 내려주고 차를 주차하러 집에서 ..

[20190315] 찐땅콩

수요일 아침 다음주 한인타운에 있는 클리닉에 예약을 하고서 냉동실을 열었다. 한인타운에 가는 길에 장을 보면 무엇을 사와야하는지 확인해보려고. 지난번에 가서 떡볶이를 해먹으려고 어묵을 사왔는데, 아프고 바빠서 먹지 못한 어묵이 그대로 있었다. 겸사겸사 오랜만에 떡볶이를 점심으로 만들었다. 누리도 떡볶이를 좋아하지만 매운 걸 전혀 먹지 못하니 불고기에 떡을 조금 넣어주는 정도로 해준다. 그렇게만 먹다보니 가끔 진짜 떡볶이가 먹고 싶다. 매운 걸 먹고 싶을 땐 누리가 주말학교 간 사이 지비와 둘이 점심을 먹을 일이 있으면 해먹는다. 그런데 한 동안 그럴 틈이 없었다. 한참만에 고추장을 넣고 떡볶이를 했더니 어떻게 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매운 걸 잘 못먹으니 고추장 : 설탕+올리고당을 1:1로 넣고 만든다...

[+2366days] 지난 이야기 - 삼출성 중이염 수술

지난 가을에 쓰다만 포스팅이다. 어느 블로그에서 아이의 중이염에 관한 글을 보다 혹시나 누구라도 비슷한 정보를 찾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마무리해본다. 포스팅이 길고, 시간과 표현이 들쭉날쭉 하더라도 이해를-. + 작년 가을 누리가 리셉션(유치원 격)을 시작하고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결석을 했다. 가을 학기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학교로부터 출석률 저조에 관한 경고 편지를 받았을 정도. 감기에 이어 감기, 감기, 또 감기. 그 와중에 누리가 12월 쯤 학교에서 청력 검사를 했는데 통과하지 못했다. 감기와 그에 의한 중이염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니 3개월 뒤에 다시 청력 검사를 한다는 편지/서류를 받았다. 걱정이 되어도 어쩌지 못하며 재검사를 기다리던 2월의 어느 날 누리가 귀가 아프다고 해서 GP(보건소 ..

[20190310] 집에서 까페놀이

3월이라도 봄의 시작이기보다 겨울의 끝 느낌이라 아직 봄나들이 쫑쫑쫑은 못했다. 누리가 주말학교 포함해서 월화수목금토 주 6일 등교라 가능하면 일요일엔 큰 기획(?)을 하지 않는다. 지난 주엔 토요일 주말학교를 마치고 자전거를 탔고, 일요일에 탈 계획이었는데 하루 종일 비온다는 예보 때문에 앞당겼고, 이번 주엔 토요일인 오늘 비가 와서 내일 나가 자전거나 탈까 싶다. 하여간 피곤한 누리도 누리지만 날씨가 봄 같지 않아 실내에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여전히 많다. 그럴 때 추가되는 집안 일 - 간식 공급. 누리나 지비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오후에 먹는 커피를 더 맛나게 먹기 위해 지난 주도, 이번 주도 오븐을 돌렸다. 팬케이크를 굽기 위해 산 초콜렛 스프레드를 먼저 사용해서 초콜..

[+2361days] World BooK Day

오늘(3월 7일)은 책의 날 World BooK Day. 나는 이런 기념일이 정해져 있는줄 알고 찾아봤더니 World BooK Day라는 영국 자선단체가 책 읽기를 장려하기 위해 만든 날이자 이벤트다. International Women's Day처럼 세계적인 기념일도 아니다. 참고 https://www.worldbookday.com/ 자선단체에서 만든 날이지만 모르긴 몰라도 영국 전역의 학교에서 이 날을 기념(?)했을테다. 보통 책의 캐릭터로 꾸며입고 학교에 간다. 누리네 학교도 그 중 하나고, 그래서 오늘 누리는 겨울왕국 엘사옷을 입고 학교에 갔다. 2~3주 전 이 World Book Day 일정을 확인하고 어떤 책의 캐릭터로 꾸밀 것인지(사 입을 것인지) 물어봤다. 나는 빨간 모자 아이나 엘리스 같..

[20190305] 팬케이크 데이

오늘은 영국에서 팬케이크 데이 pancake day라고 부르는 날이다. 부활절 전 금욕/금식 기간이 시작되기 전 기름지게 먹는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 지난 글 참고 [taste] Pancake Day https://todaks.com/550 아이를 키우면 이런 이벤트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지난 달 발렌타인데이를 그냥 지나쳤더니만 그 날 밤 눈물을 흘린 누리. 그래서 우리는 다음날 하루 지난 하트모양의 미니케이크를 사먹었다. 하루 지났다고 20퍼센 정도 할인도 받았다. + 올해 팬케이크 데이엔 (우리에겐 크레페라고 인식되는) 이미 만들어진 팬케이를 사서 햄치즈크레페를 만들어 저녁으로 먹겠다고 일찍 계획을 세웠다. 그러다 지난 주 장을 보러 가서 우리가 가끔 먹는 초콜렛디저트 회사에서 주로 빵에 발..

[+2359days] 런던의 아이들

지난 주 누리 학교에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모든 아이들은 모든 문화의 대사/대표" 그런 행사가 있었다. 하루 행사가 아니라 주간 행사였다. 처음 이틀은 세계 각국의 언어로 간단한 인사말을 배우고, 학년별/학급별로 서로 다른 전통춤을 배웠다. 자원자가 있는 학급은 학부모가 아이들에게 자신의 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날은 학부모들을 초대해 이틀 동안 배운 춤을 보여줬다. 이 행사는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누어 진행되서 고학년은 어떤 춤을 추었는지 모르겠지만, 누리 학년인 1학년은 브라질 춤, 2학년은 오스트리아 춤, 3학년은 인도 펀자브 춤을 췄다. 마지막 날은 전통의상이나 국가를 상징하는 색깔의 옷을 입고 아이들이 등교했다. 그리고 이 날은 Cultural b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