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밥상일기

[20190303] MSG 플라시보 효과

토닥s 2019. 3. 3. 11:14
2월 독감으로 아프기 전에도 그랬지만, 그 이후 확실히 음식 해먹는데 쓰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먹는 양이 줄어든 것은 아니고.  이전엔 뭔가 막 조리한 음식을 먹이지/먹지 못하면 미안한 마음도 들고, 내가 먹고 싶어 시간을 들여 찾아보고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 요즘은 삼시세끼 겨우 챙겨먹는 정도.  뭐가 되든, 특히나 시간이 들어가는 음식은 잘 해먹지 않았다.  그래서 소화가 안되서 한 동안 먹지 않았던 파스타를 거의 매주 1회씩 먹었다.

고맙게도(?) 누리는 시간과 재료가 들어가는 파스타를 좋아하지 않는다.  채소와 올리브오일만 들어간 파스타를 가장 잘 먹는다.

그러다 내가 뭐에 홀린듯 시간과 재료가 엄청 들어가는 라자냐를 만들었는데 누리는 소스는 걷어내고 파스타만 먹어서 한 동안 라자냐는 안하기로 마음 먹었다.

+

어느 블로그에서 스콘을 보고 오랜만에 사서 먹었다.  오늘 지인과도 나눈 이야기인데 스콘은 웬만한 까페, 베이커리 스콘보다 마트표 스콘이 맛있다.  달달 촉촉.  역시 스콘의 핵심은 클로티드 크림인데, 스콘과 클로티드 크림을 함께사면 늘 클로티드 크림이 절반 가까이 남는다.  그래서 스콘을 더 사고, 그러면 다시 클로티드 크림이 부족해져 다시 클로티드 크림을 사고, 또 스콘이 부족하고 - 이런 악순환(?)이 연속된다.  악순환은 몸무게 증가라는 처참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 과정 다 알면서도 먹는게 즐거우면 먹어야지, 어쩌겠나.ㅠㅠ

+

그리고 어제 거의 한 달만에 쉬어보는 금요일.  물론 아파서 집에서 보낸 날도 며칠 있었지만.  마트에서 장보고 허기진 배로 집으로 돌아오면서 점심으로 오랜만에 라면을 먹겠다고 정했다.  양손이 무겁고, 배는 고팠지만 집으로 오는데 웃음이 실실.  평소보다 물이 천천히 끓고, 라면이 천천히 익는 기분이랄까.  다 끓이고 그릇에 담아 먹어보니-, 너무 맛있다.  역시 내게 필요했던 것은 MSG라며 감격하며 먹었는데, 다 먹고 보니 no MSG 라면이란다.  그럼 내가 그리웠던/감격했던 맛은 뭐였지?

어쨌든 튀기지 않은 면이라 그런지 라면치고 뒷끝도 나쁘지 않았다.  라면을 먹으면 늘 속이 더부룩하고 졸렸는데.  다음에 한국마트 장보러가면 이 라면 더 사와야겠다 - 멸치칼국수.  아.. 잘 시간인데 또 먹고 싶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