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밥상일기

[20190202] 백김치

토닥s 2019. 2. 3. 07:26
아직 누리는 붉은 김치를 안먹는다.  가끔 백김치를 사면 잘 먹긴하는데 백김치는 잘 사지 않게 되는 품목.  지난 여름 한국 갔을 때 엄마에게 조리법을 듣고 영국으로 돌아와 한 번 만들어봤다.  언제나 망설였던 멸치액젓도 샀다.  소금 적게 먹으려고 적은 소금으로 절였더니 김치맛이라기보다 배추맛.  소금을 더 투하라라는 엄마의 조언에 따라 소금을 좀 더 넣었더니 백김치 비슷한 맛이 됐다.  그래서 자주 만들어먹었느냐 - 아니다.  만들 때 작은 배추(여기서는 중국배추 Chinese cabage라고 한다) 한 통으로 만들었는데, 그걸 만들고 - 익히고 - 먹는 동안 냉장고에 냄새가 내가 참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만들지 않다가 얼마 전에 다시 한 번 만들었다. 

처음의 문제점을 거울 삼아 엄마가 말해준 양의 소금으로 배추를 절이고, 액젓도 말해준 양만큼 넣었다.  대신 처음 백김치 만들 때 사용했던 붉은 양파 대신 집에 있는 하얀 양파를 넣었더니 - 매워서 나도 먹지 못할 지경.(ㅠㅠ )
그래서 누리용으로 양파, 파, 마늘, 생각을 빼고 한 통(잼 통) 담아 익히고 나머지는 따로 담아 어른용으로 익혔다.  냉장고에 바로 넣어 익혔더니 일주일이 지나서야 새콤한 맛이 들까말까 - 그래서 맛보았다.

백김치 비슷한(?) 맛이 난다고 나는 환호했는데 누리가,
"마미가 만들었어?"
"응응"
"맛이 없어-"
"그럼 이제 만들지 말까?"
"응 사먹자"
"..."
애들은 거짓맛을 못한다더니, 정말-.
(사실 애들도 거짓말을 하기는 한다만)

이 일화를 언니들에게 이야기했더니만,
"너랑 똑같네!"
"..."

그래서 또 백김치를 또 만들까 말까 좌절 모드.

+

그래서 맥주를 따 마시고 울적한 마음을 회복했다는 지난 이야기-.

주로 병맥주를 먹는데 코로나 캔이 나와 있어서 한 번 사봤다. 

마침 그날은 우리집에서 멀지 않는 곳에 양조장이 있는 풀러스 Fuller's라는 영국의 맥주회사가 일본 아사히에게 넘어갔다는 소식이 온통 뉴스를 뒤덮은 날.  한 동안 최애맥주였던 풀러스는 '최애맥주'의 자리를 얼마전 스코틀랜드 맥주/에일 회사인 브루독 Brewdog에 빼았겼다.  영국에 오면 브루독 꼭 시식해보시길.  아니다, 한국에도 곧 팔겠지.  아니면 벌써 팔고 있겠지.

하지만 변치 않는 내 사랑은 여전히 기네스 오리지날 병맥!
(...이라며 지금도 코로나 캔을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