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밥상일기

[20190224] 쇠고기무국

토닥s 2019. 2. 25. 08:46
앞선 글에서 언급했지만 한 열흘 감기를 심하게 했다.  아프니 음식을 해 먹을 기운도 없었지만, 딱히 먹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고, 집에 먹을 것도 없었다.  밥만 겨우해서 인스턴트 북어국, 인스턴트 미역국 번갈아 먹었다.  지비 누리는 폴란드 만두인 피로기를 먹기도하고, 나가서 샌드위치나 크레페를 사먹기도 하고.  누워 있던 어느날 어느 블로그에서 쇠고기무국을 보고 확.. 꽂혔다. 
누워서 언제 장을 봐서 쇠고기무국을 끓여볼까 생각하며 조리법도 찾아봤다.  내가 기억하는 쇠고기무국과 가장 모양이 비슷하고, 비교적 간단한 재료와 조리법이 나와 있는 것을 따라 만들어봤다.  아파서 누워 있는 동안 빵, 우유, 과일만 지비가 사다날라서 냉장고가 텅비어 있었다.  일어서서 다닐만한 기력이 생기자말자 마트에가서 쇠고기안심 두 조각이랑 무를 사와서 바로 만들었다.  열흘만에 처음으로 저녁해먹고, 누리를 재워놓고 만들었다.  다 만들고나니 밤 11시.

참고한 조리법 http://www.10000recipe.com/link.html?seq=6880161


숙주도 넣었고 멸치 육수로 끓였다.  그런데 맑은 국물에 칼칼한 기억속의 쇠고기무국과는 달리 국물도 뿌옇고(?) 시원한 맛이 없었다.  아무래도 무가 단단한 한국무가 아닌 여기서 mooli라고 하는 가늘고 물렁한 무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양념을 내가 너무 소심하게 쓴 게 이유일 수도 있고.  처음으로 끓여본 쇠고기무국의 맛은 무맛 - 아무런 맛이 없었다.  맛이 나쁜게 아니라 맛이 존재하지 않았다.  역시 나는 한국 국/찌개는 안되는 것인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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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아플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평소 한국음식만 고집하지 않는데, 아프니까 여기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는 생각.  이게 나이가 든다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