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생활 227

[life] 생일

일주일도 더 지난 지비 생일. 예전 같으면 자기 생일이니 여행을 간다 어쩐다 그럴텐데, 요즘 우리는 계속된 긴축재정 아래 있는터라 집에서 조용하게 보냈다. 곧 폴란드로 갈 계획이 있기도 하고. 마침 토요일이라 누리는 폴란드 주말학교에 가고 우리는 부부동반(?) 허리/척추 치료를 받으러 런던 외곽 한인타운에 있는 클리닉에 갔다. 하루 10여 분 정도 하던 운동을 2월에 아픈 동안 쉬었더니 허리가 아프다못해 등까지 뻣뻣해졌다. 클리닉을 한 2주 전에 예약해두고 그날부터 안하던 운동을 아침저녁으로 벼락치기 했더니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는 선생님 말씀. 되려 나에게 운동하라 늘 잔소리하는 지비의 허리&골반이 더 나쁜 상태라 이번주도 연이어 가야했다. 그러느라 집안 재정이 더 휘청. 하여간 생일 오전은 치료와 장보..

[life] 어머니의 날 Mother's Day

오늘 영국은 어머니의 날. 몇 월 며칠로 정해진 건 아니고, 영국에서는 교회달력에 따라 정해지는 것 같다. 게다가 오늘은 써머타임이 시작되는 날이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 피곤한 날이었는데 새벽 같이 일어난 누리가 내민 카드. 학교에서 만들어 아이들은 금요일 하교길에 엄마에게 내미는 걸 봤는데 누리는 오늘까지 숨겼다가(?) 아직도 이불 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내게 줬다. 나는 cooker(가열조리기구)가 아닌데, 물론 좋은 cook(요리사)도 아니지만. 겨우 일어난 나에게 누리가 베드에서 아침을 먹을꺼냐고 물어봤다. 아마도 학교 선생님이 그런 예를 드셨나보다. 엄마가 일어나면 아침을 침대로 대령하라고. 베드는 됐고, 식탁에나 차려보라고 했더니.. 자기는 못한다는 누리.(-_- );; 그럼 아빠랑 준비하라고 ..

[20193023] 기본 국과 찌개

이곳 음식은 아주 까다로운 재료나 방법을 쓰지 않는 이상 이제 대충은 해먹을 수 있게 됐다. 그래봐야 파스타나 스프 같은 것들이지만. 한국 음식들이 레시피가 잘 정리된 것처럼 이곳 음식들도 그렇다. 특이한 점이라면 나는 이곳 음식(일명 양식)을 하면서도 한국사람들이 올린 레시피를 보고, 영어로 된 레시피를 같이 본다. 키쉬를 구우면서 한국 사람이 만든 몇 개의 레시피와 이곳 레시피 몇 개를 본다. 한국 사람들은 사진으로 과정을 정성스레 올려서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하기 쉽다. 여기는 모든 조리괴정이 1~7개 정도의 문장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 레시피는 현지 재료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화된 재료를 많이 쓴다. 여기 레시피를 보면서 그런 부분을 보충한다. 한국 고기 양념은 매번 맛이 다르긴해도 이제..

[20190315] 찐땅콩

수요일 아침 다음주 한인타운에 있는 클리닉에 예약을 하고서 냉동실을 열었다. 한인타운에 가는 길에 장을 보면 무엇을 사와야하는지 확인해보려고. 지난번에 가서 떡볶이를 해먹으려고 어묵을 사왔는데, 아프고 바빠서 먹지 못한 어묵이 그대로 있었다. 겸사겸사 오랜만에 떡볶이를 점심으로 만들었다. 누리도 떡볶이를 좋아하지만 매운 걸 전혀 먹지 못하니 불고기에 떡을 조금 넣어주는 정도로 해준다. 그렇게만 먹다보니 가끔 진짜 떡볶이가 먹고 싶다. 매운 걸 먹고 싶을 땐 누리가 주말학교 간 사이 지비와 둘이 점심을 먹을 일이 있으면 해먹는다. 그런데 한 동안 그럴 틈이 없었다. 한참만에 고추장을 넣고 떡볶이를 했더니 어떻게 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매운 걸 잘 못먹으니 고추장 : 설탕+올리고당을 1:1로 넣고 만든다...

[life] 시간 참 빠르다.

지난 여름부터 휴대전화가 말썽이다. 주기적으로 휴대전화 사진을 백업했는데 한 일년 반 쉬었더니 휴대전화에서는 보이는 사진이 mini USB로 연결해 사진을 옮기려고하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블로그는 휴대전화로만 할 수 있고, 틈틈이 휴대전화 속 사진을 구글 드라이브로 올려 컴퓨터로 내려 받는 삽질(?)을 하고 있다. 예전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이사하는 삽질도 아직 남아있건만. 그래서 가끔 틈 시간이 생겨 블로그를 하려면 사진이 없고 그렇다. 지금 휴대전화엔 최근 사진과 지난해 7월 이전사진이 들어있다. 그래서 틈시간(누리 발레 수업)을 이용해서 오래된 사진 - 친구 결혼식 사진 정리. 누리 낳고 이 한복을 샀는데 무슨 용기로 이 사이즈를 샀는지. 밖으로 표는 안났지만 사이즈가 작아 좀 답답했던 느낌.(ㅠ..

[20190310] 집에서 까페놀이

3월이라도 봄의 시작이기보다 겨울의 끝 느낌이라 아직 봄나들이 쫑쫑쫑은 못했다. 누리가 주말학교 포함해서 월화수목금토 주 6일 등교라 가능하면 일요일엔 큰 기획(?)을 하지 않는다. 지난 주엔 토요일 주말학교를 마치고 자전거를 탔고, 일요일에 탈 계획이었는데 하루 종일 비온다는 예보 때문에 앞당겼고, 이번 주엔 토요일인 오늘 비가 와서 내일 나가 자전거나 탈까 싶다. 하여간 피곤한 누리도 누리지만 날씨가 봄 같지 않아 실내에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여전히 많다. 그럴 때 추가되는 집안 일 - 간식 공급. 누리나 지비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오후에 먹는 커피를 더 맛나게 먹기 위해 지난 주도, 이번 주도 오븐을 돌렸다. 팬케이크를 굽기 위해 산 초콜렛 스프레드를 먼저 사용해서 초콜..

[20190305] 팬케이크 데이

오늘은 영국에서 팬케이크 데이 pancake day라고 부르는 날이다. 부활절 전 금욕/금식 기간이 시작되기 전 기름지게 먹는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 지난 글 참고 [taste] Pancake Day https://todaks.com/550 아이를 키우면 이런 이벤트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지난 달 발렌타인데이를 그냥 지나쳤더니만 그 날 밤 눈물을 흘린 누리. 그래서 우리는 다음날 하루 지난 하트모양의 미니케이크를 사먹었다. 하루 지났다고 20퍼센 정도 할인도 받았다. + 올해 팬케이크 데이엔 (우리에겐 크레페라고 인식되는) 이미 만들어진 팬케이를 사서 햄치즈크레페를 만들어 저녁으로 먹겠다고 일찍 계획을 세웠다. 그러다 지난 주 장을 보러 가서 우리가 가끔 먹는 초콜렛디저트 회사에서 주로 빵에 발..

[20190303] MSG 플라시보 효과

2월 독감으로 아프기 전에도 그랬지만, 그 이후 확실히 음식 해먹는데 쓰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먹는 양이 줄어든 것은 아니고. 이전엔 뭔가 막 조리한 음식을 먹이지/먹지 못하면 미안한 마음도 들고, 내가 먹고 싶어 시간을 들여 찾아보고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 요즘은 삼시세끼 겨우 챙겨먹는 정도. 뭐가 되든, 특히나 시간이 들어가는 음식은 잘 해먹지 않았다. 그래서 소화가 안되서 한 동안 먹지 않았던 파스타를 거의 매주 1회씩 먹었다. 고맙게도(?) 누리는 시간과 재료가 들어가는 파스타를 좋아하지 않는다. 채소와 올리브오일만 들어간 파스타를 가장 잘 먹는다. 그러다 내가 뭐에 홀린듯 시간과 재료가 엄청 들어가는 라자냐를 만들었는데 누리는 소스는 걷어내고 파스타만 먹어서 한 동안 라자냐는 안하기로 마..

[20190224] 쇠고기무국

앞선 글에서 언급했지만 한 열흘 감기를 심하게 했다. 아프니 음식을 해 먹을 기운도 없었지만, 딱히 먹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고, 집에 먹을 것도 없었다. 밥만 겨우해서 인스턴트 북어국, 인스턴트 미역국 번갈아 먹었다. 지비 누리는 폴란드 만두인 피로기를 먹기도하고, 나가서 샌드위치나 크레페를 사먹기도 하고. 누워 있던 어느날 어느 블로그에서 쇠고기무국을 보고 확.. 꽂혔다. 누워서 언제 장을 봐서 쇠고기무국을 끓여볼까 생각하며 조리법도 찾아봤다. 내가 기억하는 쇠고기무국과 가장 모양이 비슷하고, 비교적 간단한 재료와 조리법이 나와 있는 것을 따라 만들어봤다. 아파서 누워 있는 동안 빵, 우유, 과일만 지비가 사다날라서 냉장고가 텅비어 있었다. 일어서서 다닐만한 기력이 생기자말자 마트에가서 쇠고기안심 두 ..

[etc.] 차이나타운 음력설 축제

2주 전에 갔던 차이나타운 음력설 축제. 영국에선, 런던에선 음력설을 중국설 Chinese New year라고 부른다. 처음 영국에 와서는 그게 Chinese New year라기보다 음력설Lunar New year라고 일일이 설명해줬지만, 이젠 입 아파서 안한다. 가끔 한국에서도 중국처럼 음력설을 보내냐고 묻는 사람이 있으면 그렇다고 이야기해주는 정도. 나는 음력설이라도 한국에 전화 한 번 하면 끝인데, 지비는 나보다 이런 걸 더 챙긴다. 챙긴다기보다 궁금해한다. 누리가 없을 때 가본 적이 있지만, 아기 때도 한 번 갔던듯, 사람이 많은 행사라 누리를 데리고 가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누리도 이제 클만큼 컸으니 가보자고 해서 갔다. 비오고, 춥고. 같이 가기로 계획한 가족은 날씨 때문에 오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