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9년

[life] 어머니의 날 Mother's Day

토닥s 2019. 4. 1. 06:56
오늘 영국은 어머니의 날.  몇 월 며칠로 정해진 건 아니고, 영국에서는 교회달력에 따라 정해지는 것 같다.
게다가 오늘은 써머타임이 시작되는 날이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 피곤한 날이었는데 새벽 같이 일어난 누리가 내민 카드.  학교에서 만들어 아이들은 금요일 하교길에 엄마에게 내미는 걸 봤는데 누리는 오늘까지 숨겼다가(?) 아직도 이불 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내게 줬다.

나는 cooker(가열조리기구)가 아닌데, 물론 좋은 cook(요리사)도 아니지만.

겨우 일어난 나에게 누리가 베드에서 아침을 먹을꺼냐고 물어봤다.  아마도 학교 선생님이 그런 예를 드셨나보다.  엄마가 일어나면 아침을 침대로 대령하라고.  베드는 됐고, 식탁에나 차려보라고 했더니..  자기는 못한다는 누리.(-_- );;  그럼 아빠랑 준비하라고 했더니 아빠에게 달려갔으나 그쪽은 나보다 일어나는 게 더 더디다.  결국은 내가 오늘은 어머니의 날이니 당장 일어나라고 호령하고서야 부비적부비적 기상하는 간 큰 남편.  누리는 아침을 차릴 수 없으니 내가 먹는 빵처럼 크림치즈와 라즈베리 잼을 발라주겠단다.  그러면서 자기 빵은 자기가 시간이 없으니 나더러 바르란다.(-_- );;

산발을 하고 내 빵에 크림치즈를 바르는 누리.

그렇게 늦은 아침을 먹고 나니 10시.  어제 시간으론 9시인데.  써머타임 때문에 갑자기 게을러진 느낌.  누리는 요며칠 내가 공부 중인(?) 영어동요책을 보고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지비와 나는 집청소를 했다.  대충(?) 마치고 나니 다시 점심시간.  일요일은 짜짜짜짜~파게티를 먹고 집을 나섰다.  다시 며칠을 위해 냉장고를 채우고 몇 주 동안 미뤘던 누리 옷을 사기 위해.  사실 누리는 오늘 어머니 날이니 인근 쇼핑 센터에 가자고 했다.  거기 가면 레고 샵이 있다고(?).  그건 어린이 날에나 가자고 설득해서 후다닥 장보고 커피 마시고 누리 옷 몇 가지 사서 들어왔다.

장을 보러 가서도 자기가 다 도와준다면서 사실은 더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딸.  그래, 고맙다 고마워.

사실 옷이 필요한 건 지비랑 나다.  그런데 우리는 낡아도 입을 옷이 있지만 쑥쑥 자라는 누리는 맞는 옷이 없다.  옷이 작아져 빠듯하게 입던 옷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되서 옷을 사러 갔다.  누리는 좋겠다, 계절마다 새옷을 입으니.(ㅠㅠ )

별로 나한테 잘해준 것도 없이 어머니의 날이 다 지나갔는데, 계속 어린이 날은 언제냐고 묻는다.  내가 알기론 영국엔 어린이 날이 없다.  하지만, 작년에 이모가 어린이 날이라서 선물을 보내줘서 이제 계속 어린이 날 타령이다.(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