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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3days] 아이의 태도

학교 다닐 때 '형태와 태도'라는 어둑한 까페가 있었다. 꽤나 자주 갔었던, 까페의 이름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말을 많이 나눴던 까페였다. 형태라는 건 바꿀 수 없지만(물론 성형도 있긴 하지만서도) 태도는 가지기에 따라 많은 걸 바꿀 수도, 달라보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가던 즐거운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학교가는 재미가 덜해졌다. 학습량이 많아진 탓이다. 그래도 아이에게 학교는 여전히 즐거운 공간이다. 친구들을 만날 수도 있고, (나 말고) 학부모들이 마땅찮아 하는 교사들도 아이들에겐 천사=신과 같은 존재다. 월요일-금요일 아침 7시 반에 일어나 등교를 하는 아이를 다시 토요일 주말학교에 보내니 이를 두고 '과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고, '..

[+3406days] 지나간 크리스마스 방학1

크리스마스 방학 끝난지 열흘이 흘렀지만 지나간 기록 후딱 올려본다. 사실 당시는 오미크론으로 '엄중한(?)' 때여서 놀러다니는 사진을 올리는 게 부담이 되기도 했다. 때는 엄중했지만, 방학이라 집에만 있을 수 없고 밖으로 부지런히 다녔다. 매일 같이 비가 추적추적 오기는 했지만 잠시 비가 그친 틈을 타서 공원을 가거나, 역시 밖에서 사람을 만나 오돌오돌 떨면서 커피 한 잔씩 하고는 했다. Go Ape 나무에 연결 된 구조물을 이용한 액티비티. 지난 여름에 간 베터씨 파크에서 보고 아이가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당일은 예약을 할 수도 없었거니와 가격이 20~30파운드라 다음에 (할인 정보 생기면) 해보자고 했다. 까맣게 잊고 지냈는데, 방학을 맞은 첫 주말 아이의 주말학교 친구네가 슬라우Slough에 있는..

[life] 영국 코비드 확진자 20만(feat. 길 위의 마스크들)

해가 바뀌고 아이의 등교를 준비하는 마음이 무척 심란했다. 영국 1일 코비드 확진자가 20만을 찍던 시점이었다. 봉쇄만은 않는다고 했던 영국 정부와 정치인들이라 봉쇄는 아니지만 휴교를 예상했다. 그런데 그 예상이 빗나갔다. 그 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중등학교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시 학교에 간다. 초등학교 아이들은 여전히 마스크도 쓰지 않고 학교에 간다. 등교를 앞두고 학교에서 이메일이 왔다. 등교 전 아이들의 자가진단을 '권장'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이 학교의 교장은 인근 다른 학교의 교장을 겸하고 있는데, 그 학교에 다니는 친구의 아들은 크리스마스 전 학년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다른 학년보다 이틀 앞서 크리스마스 방학을 했다고 한다. 영국 정부는 확진자가 발생해도 18세 6개월 미만은 백신을 맞지 않..

[life] 어느날 불쑥

직전까지 정신없이 보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았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다음날 한 선배의 부고를 접했다. 20대의 일부분을 함께 한 사람이다. 갑작스럽고 허망한 선배의 부고에 같이 한 시간들을 떠올려봤다. 유난히 시니컬하고, 유난히 재미있었던 사람이었다. 선배가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으로 가족차를 몰고 나온 날, 그 차에 나와 다른 한 선배가 동승했다. 다른 누군가도 있었던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함께 동승했던 다른 선배가 면허를 따고 처음 운전을 하게 됐을 때 다시 "나만 위험에 빠질 순 없잖아"라며 함께 차를 몰고 나타나 웃겼던 사람이다. 우리 주변에선 거의 가장 먼저 운전을 시작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우리를 여러 곳으로 데려다주었다. 20대의 일부분을 함께 한 사람이지만 그 선배와 나 사이에 많은 공..

[life] 코비드 자가진단과 백신 부스터(feat. 길 위의 마스크들)

영국에서는 코비드 자가진단 키트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박스 안에 7개의 자가진단 테스터가 들어있는데 집으로 우편 주문할 수 있고, 도서관과 같은 공공기관, 지정된 약국, 팝업 검사장(임시 검사장)에서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영국(잉글랜드)은 중등학교 학생들에게 주 2회 자가진단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고,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주1회 가족1인(부모) 자가진단 검사를 권장했다. 직업에 따라서는 매일 자가진단을 해야하는 곳도 있고(요양시설), 정부가 정한바는 없지만 일터별로 자가진단을 권장하고 있다. 마스크가 일상이 된 것처럼 이곳에서는 자가진단이 일상이 됐다. 크리스마스 가족모임을 앞두고 참가자 전원에게 자가진단을 의무화했다는 이야기를 지인에게서 들었다. 우리도 이번 연휴 중 실내에..

[keyword] Dignity - 누구나 존중받을 권리

아이 학교에서 여름축제나 크리스마스축제가 있을 때면 헌옷/헌교복을 판매한다. 헌교복 판매행사만 따로 할 때도 있다. 물론 이런 판매행사들도 코비드로 한 동안 없었다가 올 가을에 들어서야 다시 재개됐다. 학부모들에게 기증받고, 수익금은 학부모회를 통해서 학교에 기부된다. 헌옷/헌교복이라고 해서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만 사입는 것은 아니다. 나도 한철용인 아이 여름샌들이나 원피스(드레스)를 2~3파운드주고 사입히기도 했고, 아이에게 작아진 옷을 기부하기도 했다. 영국사람들은 헌옷/헌물건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은 편이다. 의외로 검소한 편. 재활용품을 팔아 수익금을 남기는 옥스팜Oxfam 같은 자선단체가 왜 영국에서 나왔는지, 영국엔 이런 자선단체가 많다, 짐작되는 부분이다. 뜻하지 않게 내가 기부한 ..

[20121204] 밥상일기

이건 무려 10월의 밥상일기.😥 볼로네즈 파스타 아이가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편하고 싶을 때 만드는 볼로네즈 파스타 소스. 한 번 만들면 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요즘은 소스를 만드는 일도 버거워서 바질페스토 파스타를 즐겨 먹고 있다. 채소와 (삶은)파스타만 볶아서 페스토 한 스푼 올리면 끝. 그 사진은 11월 밥상일기에-. 옥수수케이크 욕심내서 사둔 콘밀 가루(cornmeal flour)가 많아서 시도해본 옥수수케이크. 옥수수도 들어가고, 설탕이 들어가니 달긴한데 디저트도 아니고, 밥이라 할 수도 없고 약간 어중간한 맛. 초콜렛 페스트리 마트에 가면 페스트리지와 초콜렛이 함께 든 셋트가 있다. 포장을 열고 점선대로 뜯어서 초콜렛을 양쪽에서 돌돌돌 말아주고, 달걀을 표면에 발라주기만하면 된다. 가격대..

[life] 리필용 샴푸

(블로그를 오랫동안 본 사람을 알 수도 있지만) 얼굴 피부에 탈이 나서 몇 년째 고생중이다. 청소년기에 여드름도 없었고, 화장도 별로 하지 않고 마트용 화장품만 써도 크게 흠이 될 피부는 아니었는데. 한국에서 피부과에 가보기도 했고, 역시 한국에서 친구의 권유로 한의원 치료를 받아보기도 했다. 올 여름 (병원에 좀 가라는)언니의 권유로 간 피부과에서 화장을 많이 한 화장독이라고 풀이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그 말을 들으면 엉터리 피부과라고 할테다. 물론 여기 보건소 격인 GP에서 바르는 항생제를 처방받아 써보기도 했는데, 계절과 몸 상태에 따라 덜하고 더하고를 반복할 뿐 별로 나아진게 없다. 영어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된 친구가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는데,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이 친구 말이 "우리가 나..

[life] 함께 배운다.

아이 학교에서 자선단체 돕기 케이크 판매를 해서 오랜만에 돌려본 공장(?). 주로 부모들에게 팔 간식을 기부 받고, 수익금을 자선단체에 전달한다. 진저쿠키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구웠다. 플라스틱 봉투로 개별포장을 하는게 마음에 걸렸지만 때가 때인지라-. 행사 때문에 학교에 보내는 음식은 늘 그 내용물을 써야한다. 기본적으로 견과류가 들어가는 음식은 받지도 않는다. 알레르기 때문이다. 도시락에 들어가는 간식에도 견과류는 가져갈 수 없다. 아이 학교는 Nut free school을 표방하고 있는데 영국의 많은 학교가 그렇다. 견과류 외에도 우유, 밀에도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세하게 쓰는 게 좋다. 오늘 아이 학교가 돕는 자선단체는 West London Welcome Charity다..

[+3359days] 바빴던 11월

내가 아니라 아이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11월이었다. 덕분에(?) 아이를 여기저기 실어날라야 하는 나도 꼼짝없이 바쁘게 지낸 한 달이었다. 아이는 11월의 절반을 딱 넘긴 즈음 학교에서 독감 백신을 맞았는데 그 즈음해서 골골골. 나도 골골골. 독감 백신 때문에 아팠던 것이 아니라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진 정점과 맞아서 그랬던 것 같다. 아이가 발레와 바이올린&피아노를 배우는데 11월에 발레와 바이올린 등급 시험을 쳤다. 아이도 나도 처음 겪어보는 것이라 비용은 둘째치고 시간이 그렇게 많이 들어가는 일인지 몰랐다. 발레는 따로 토요일 아침 8시에 시험준비 추가수업이 있었고, 바이올린은 그런 것은 없었지만 시험 리허설이 있었다. 시험에 앞서 집에서 매일 두 가지를 연습하기도 하고. 발레 시험을 세번째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