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3413days] 아이의 태도

토닥s 2022. 1. 23. 03:07

학교 다닐 때 '형태와 태도'라는 어둑한 까페가 있었다.  꽤나 자주 갔었던, 까페의 이름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말을 많이 나눴던 까페였다.  형태라는 건 바꿀 수 없지만(물론 성형도 있긴 하지만서도) 태도는 가지기에 따라 많은 걸 바꿀 수도, 달라보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가던 즐거운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학교가는 재미가 덜해졌다.  학습량이 많아진 탓이다.  그래도 아이에게 학교는 여전히 즐거운 공간이다.  친구들을 만날 수도 있고, (나 말고) 학부모들이 마땅찮아 하는 교사들도 아이들에겐 천사=신과 같은 존재다.  월요일-금요일 아침 7시 반에 일어나 등교를 하는 아이를 다시 토요일 주말학교에 보내니 이를 두고 '과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고, '대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피곤한 아이를 보내야 하는 나도 마음이 짠하긴 하다.  

그런데 아이는 리셉션인 유치부부터 지금까지 오면서 쌓인 시간 덕분인지 주말학교의 친구들도 '친구'라고 생각한다(당연한건가).  어젯밤 자려고 누운 아이가 내일이 토요일이라서 두 가지면에서 좋다고 말했다.  속으로 '주말학교 가야는데 좋기는 뭐..'하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친구들과 놀 수 있어서 좋고, 타블렛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주말학교의 '고통'을 견뎌낸 아이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우리는 토요일 오후에 타블렛으로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평소에도 타블렛으로 방송편성 시간이 지난 프로그램을 보게 하기도 한다. 

우리 같으면 '어려운 점', '안되는 이유'를 생각할텐데 '좋은 점'을 볼 줄 아는 그걸로 어려움을 견뎌내는 아이를 보면서 조금 감탄했다.  아, 이건 자식자랑인가.

 

어쨋든 아이에게서 배워야 할 '태도'라고 생각했다.  어른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태도' 말이다.

 

+

 

어제 오늘은 폴란드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날이라 주말학교에서 온라인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연결해 노래를 불렀다.  Zoom이었으면 한국의 할머니, 할아버지도 연결해보겠지만 MS teams라 포기.  지나서보니 해볼껄 그랬나 아쉬움은 든다.  노래 한 곡 불렀을뿐인데, 접속한 할머니 절반이 눈시울을 적셨다.  멀지 않은 폴란드라도 코비드로 잦은 왕래가 어려우니 더 그런 느낌적 느낌.  이 장면은 폴란드의 국영방송에서 촬영해가서 조만간 뉴스에 나온다고 한다.  

+ 덧

선생님이 촬영한 동영상을 받아보니 아이가 수업시간에 앉은 자리는 앞좌석인데 마스크를 쓴탓인지 교사가 방송 촬영 때 아이를 뒷자리로 옮긴듯.  이를 두고 지비는 아쉬워했다.  방송이란 게 그런거라는 건 알지만서도..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