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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일기/2021년

[life] 리필용 샴푸

by 토닥s 2021. 12. 1.

(블로그를 오랫동안 본 사람을 알 수도 있지만) 얼굴 피부에 탈이 나서 몇 년째 고생중이다.  청소년기에 여드름도 없었고, 화장도 별로 하지 않고 마트용 화장품만 써도 크게 흠이 될 피부는 아니었는데.  한국에서 피부과에 가보기도 했고, 역시 한국에서 친구의 권유로 한의원 치료를 받아보기도 했다.  올 여름 (병원에 좀 가라는)언니의 권유로 간 피부과에서 화장을 많이 한 화장독이라고 풀이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그 말을 들으면 엉터리 피부과라고 할테다.  물론 여기 보건소 격인 GP에서 바르는 항생제를 처방받아 써보기도 했는데, 계절과 몸 상태에 따라 덜하고 더하고를 반복할 뿐 별로 나아진게 없다.  영어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된 친구가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는데,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이 친구 말이 "우리가 나이가 들어서 그래! 갱년기야!".  서로 등짝을 때리며 후하하.. 웃었다.

한국에서, 이곳에서 이런저런 약도 먹어보고, 발라보고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린스/헤어컨디셔너 같은 제품을 사용하면 그 비눗물이 흘려내려 피부에 더 자극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이런 제품에 계면활성제가 많다) 몇 년 째 그런 제품을 쓰지도 않고, 몸에 닿는 거의 모든 제품을 계면활성제가 없는 것으로 바꾸었다.

주로 Green people이라는 영국브랜드에서 계면활성제가 없는 에센스, 모이스쳐라이져을 쓰는데, 이 브랜드 샴푸 가격이 200ml에 10-12파운드.  내게는 후덜덜..이라 몇 번의 (다른 제품)시도를 거쳐 역시 계면활성제가 없는 Faith in Nature이라는 제품에 안착했다.  250ml에 5파운드 정도인데, 3파운드 정도로 할인할 때 3~4개씩 사서 썼다.

혼자서, 아껴서 잘 쓰고 있었는데 어느 날 지비님의 '비듬발병(?)'으로 이 제품을 함께 쓰게 됐다.   샴푸 소모가 두배로 늘어났다.  지비님은 머리카락이 거의 없는데?

 

※ 합성계면활성제는 물과 기름에 함께 잘 녹아 더러움을 없앤다.  거품을 내고 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세제, 화장품에 사용된다.  하지만 그 세정력이 피부를 건조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해서 피부에 문제가 있다면 피해야 할 1번 원료이기도 하다.  비계면활정제라고 광고하는 제품들은 천연계면활성제(식물성 유지/기름)를 쓴다.

 

이 제품을 자주 사서 쓰고, 페이스북에서 회사를 팔로우하다보니(할인 정보를 알아야 하니) 광고에도 많이 노출된다.  부활절을 앞두고 이 제품의 반값 할인 광고가 똭!  이건 사야해!하고 보니 5L짜리 50파운드를 25파운드에 판다는 광고였다.  250ml짜리를 3-5파운드니 5L를 이 가격에 사면 괜찮은데 25파운드는 큰 돈 같고.  배송료도 3.95파운드를 내야하고.  갈등하다 마음을 정하고(?) 지비님에 말했다.

 

"샴푸가 반값할인을 하네?"

"그럼 사야지!"

"그런데 5L짜리만 원래 50파운드인데 25파운드로 파네?"

"그래도 사야지!"

"배송료가 3.95파운드인데, 50파운드 이상을 구매하면 무료배송이네?"

(조금 갈등하며 한결 작아진 목소리로)"샴푸 썩는거 아니니까.. 사는게 좋겠지.."

 

 

그렇게 해서 지난 봄 샴푸 10L를 50파운드를 주고 사서 잘쓰고 있다.  샴푸를 10L 샀다고 말하면 다들 웃는다.  할인해서 50파운드지, 원래 가격이라면 100파운드.  구매하면서 지금 쓰고 있는 용기에 덜어담을 때 편하라고 펌프도 함께 샀다.  그리고 핸드워시도 한 번 사봤다.  그런데 샘플은 달랑 두개.  상자를 열어보고 웃었다.  '그래 여기가 한국이 아니지'하면서.🤣

 

한국 부모님댁에 가면 늘 1L짜리 샴푸가 있다.  요즘 같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사회에서 '샴푸는 왜 이렇게 작은가' 늘 불만이었는데 5L라니-.  덜어쓰는 게 조금 불편해도, 경제적이고 환경적이라고 믿는다.  아직 5L 한 통도 다 쓰지 못했으니 10L를 쓰는데 2년쯤 걸릴 것 같다.  괜찮은 소비였다고 우리끼리 두고두고 자찬한다.

 

지난 금요일, 이젠 한국에도 알려진 블랙프라이데이.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다시 등장한 샴푸 광고.  이번엔 20L짜리다.  동공이 조금 흔들렸다.😳  '아직 내겐 5L도 더 남았지'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내년 블랙프라이데이에도 할인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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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 아오 ㅋㅋㅋ 너무 웃기잖아요ㅋㅋ 저렇게 대용량 샴푸는 또 처음봐요~ 10리터의 위엄이 따로 없네요. 그래도 앉은 자리에서 50파운드를 아끼셨으니 합리적인 소비 인정입니다~~~~
    답글

    • BlogIcon 토닥s 2021.12.02 16:27 신고

      저는 5L 두개를 샀지만, 20L는 얼마나 클지-. 우리 정도 가족 크기면 5년은 족히 쓸 크기입니다. (사실 지비님 머리숱은 없는거나 마찬가지라서..)

  • ㅋㅋ 피부관리는 매우 중요하죠~~ 가격대가 좋으면 일단 구매하는 센스~~^^ 좋은 제품이기도 하니까요~~^^
    답글

    • BlogIcon 토닥s 2021.12.02 16:34 신고

      좋은 소비였다고 믿고(?) 있지만, 커다란 샴푸가 짐스럽게 느껴질때도 있어요(집에 수납공간이 0라서요). 그래도 다음에 또 반값할인 광고가 뜨면 사겠지요.ㅎㅎ 방문 고맙습니다.

  • pin 2021.12.03 06:16

    화장독이라니 말도 안돼;;
    좀 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지우가 아토피에 가까운 피부 각화 건조증으로 고생할 때 아토피 전문 피부과에서 달맞이꽃 종자유(evening primrose oil) 1000밀리와 비타민D 1000 IU, 유산균을 처방받아 5년쯤 먹었어요. 지금은 증상이 완전히 사라져 부드러운 피부가 되었고요.
    의사 선생님 말씀이 '이 성분들은 전부 건강기능식품에 영양제라 남녀노소 오래 먹어도 문제없다.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면역력을 키워 피부 장벽을 지켜주는 데 대장 건강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산균을 먹어야 한다. 비타민D는 행복 비타민인 동시에 피부 건강에 매우 중요한 성분이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비타민D 부족이다. 달맞이꽃 종자유에 든 감마 리놀렌산은 피부 건조증과 열감을 막는 역할을 한다. 아토피 아기부터 생리통 심한 청소년, 완경기 여성, 갱년기 남성, 노인성 피부건조증에도 두루 쓴다. 건강해도 기본 영양제로 먹어두면 좋다.'고 하시더군요.
    세가지 모두 저렴한 영양제이니 한번 시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답글

    • BlogIcon 토닥s 2021.12.04 12:31 신고

      용량에서 차이가 있겠지만, 그 세 가지를 모두 먹고 있긴해. 문제는 뜨문뜨문..😅 유산균이 비싸서 끊으려고 했는데, (나의 난치병인 변X에)별로 효과도 없는 것 같고, 다시 맘 잡고 열심히 먹어봐야겠네. 잘 있지? 도쿄에 함께 갔던 친구 J- 그 집 아이가 너희집 딸램과 같은 학년이지 싶은데. 이 코비드 시대에 초등학교를 시작해서 그런지 어려움이 많더라고. 동갑일 것 같은 너희집 딸램도 같이 떠올렸네.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다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