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235

[life] 또 옛 생각

지난 주말 누리가 주말학교에 간 사이 누리의 운동화를 빨았다. 사실은 세제를 푼 물에 잠긴채로 하루 넘게 방치했다가, 이대로 오래두면 안된다는 생각에, 빨았다. 어릴 때 주말이면 꼭 해야할 일 중 한 가지가 신발을 씻는 일에었다. 어쩌다 그 일을 건너 뛰면 물걸레로 닦고 가기도 했고, 부랴부랴 뒤늦게 빨아 마를까 말까를 마음 졸이기도 했다. 보일러, 그 이전엔 연탄 아궁이(이게 맞는 표현인가) 옆에 세워둘 수 있는 겨울은 나았고, 습한 여름이 더 힘들었다. 빨아놓은 깨끗한 신발을 신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신발을 씻는 건 그렇게 신나지 않았다. 쪼그리고 앉아 오래되서 못쓰게 된 비눗조각에 다쓴 칫솔로 거품을 일으켜 빨았다. 가장 힘든 건 쪼그려 앉기. 마침내 비눗칠을 끝내고 신발을 뒤집어 한 손에 하..

[20190405] 쿠키공장

쿠키공장 가동 오늘로 봄학기가 끝나고 2주 반 정도되는 부활절 방학이 시작됐다. 지난 주와 이번 주 틈틈이 쿠키를 구웠다. 지난 주엔 폴란드 주말학교 봄학기 마지막 날이라 주말학교 반 아이들과 스카우트 아이들과 나눠 먹을 쿠키를 구워 보냈다. 다른 엄마들도 초콜릿 에그, 하리보, 롤리팝 같은 걸 보냈다. 물론 집에와서 내가 다 버려버렸지만. 누리는 그런 것들을 뜯어서 맛만보고 먹지 않는다. 가방안에 굴러다니거나 식탁위에 오래도록 쌓여 자리만 차지하니 때문에 버려버린다. 이번 주는 어제 오늘 학교에 행사가 있었는데, 특히 어제는 누리네 반이 전교생들 앞에서 부활절과 관련된 퍼포먼스(춤+노래+시낭송)을 했다. 그래서 누리네 반 학부모들만 초대되어 그 행사를 관람했다. 그래서 또 쿠키를 구워보냈다. 오븐과 오..

[life] 런던 한국문화원 도서회원

오늘 오랜기간 마음을 먹었다, 접었다 했던 일을 실행에 옮겼다. 런던 한국문화원 도서회원으로 가입하는 일. 한국문화원에 책이 있고, 도서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로 책을 빌려 볼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대여기간이 2주 밖에 안된다는 사실 때문에 망설이다 미루곤 했다. 런던에 살아도 시내까지 나오는 일은 많아야 한 달에 한 두 번. 사실 아주 외곽에 사는 것도 아니고 지하철 타면 30분이면 옥스퍼드 서커스나 피카딜리 서커스에 간다. 거기가 시내냐면-, 사실 알고보면 westend지만 일단 시내. 몇 년을 미루었던 도서회원 가입을 한 이유는 누리에게 책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지난해 연말 한국문화원 공간을 빌려 마련된 작은 모임에 갔다 아이들 책이 제법 있는 걸 보고 가입하기로 마음먹었다. 한국의 가정처럼 책은 ..

[life] 생일

일주일도 더 지난 지비 생일. 예전 같으면 자기 생일이니 여행을 간다 어쩐다 그럴텐데, 요즘 우리는 계속된 긴축재정 아래 있는터라 집에서 조용하게 보냈다. 곧 폴란드로 갈 계획이 있기도 하고. 마침 토요일이라 누리는 폴란드 주말학교에 가고 우리는 부부동반(?) 허리/척추 치료를 받으러 런던 외곽 한인타운에 있는 클리닉에 갔다. 하루 10여 분 정도 하던 운동을 2월에 아픈 동안 쉬었더니 허리가 아프다못해 등까지 뻣뻣해졌다. 클리닉을 한 2주 전에 예약해두고 그날부터 안하던 운동을 아침저녁으로 벼락치기 했더니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는 선생님 말씀. 되려 나에게 운동하라 늘 잔소리하는 지비의 허리&골반이 더 나쁜 상태라 이번주도 연이어 가야했다. 그러느라 집안 재정이 더 휘청. 하여간 생일 오전은 치료와 장보..

[life] 어머니의 날 Mother's Day

오늘 영국은 어머니의 날. 몇 월 며칠로 정해진 건 아니고, 영국에서는 교회달력에 따라 정해지는 것 같다. 게다가 오늘은 써머타임이 시작되는 날이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 피곤한 날이었는데 새벽 같이 일어난 누리가 내민 카드. 학교에서 만들어 아이들은 금요일 하교길에 엄마에게 내미는 걸 봤는데 누리는 오늘까지 숨겼다가(?) 아직도 이불 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내게 줬다. 나는 cooker(가열조리기구)가 아닌데, 물론 좋은 cook(요리사)도 아니지만. 겨우 일어난 나에게 누리가 베드에서 아침을 먹을꺼냐고 물어봤다. 아마도 학교 선생님이 그런 예를 드셨나보다. 엄마가 일어나면 아침을 침대로 대령하라고. 베드는 됐고, 식탁에나 차려보라고 했더니.. 자기는 못한다는 누리.(-_- );; 그럼 아빠랑 준비하라고 ..

[20193023] 기본 국과 찌개

이곳 음식은 아주 까다로운 재료나 방법을 쓰지 않는 이상 이제 대충은 해먹을 수 있게 됐다. 그래봐야 파스타나 스프 같은 것들이지만. 한국 음식들이 레시피가 잘 정리된 것처럼 이곳 음식들도 그렇다. 특이한 점이라면 나는 이곳 음식(일명 양식)을 하면서도 한국사람들이 올린 레시피를 보고, 영어로 된 레시피를 같이 본다. 키쉬를 구우면서 한국 사람이 만든 몇 개의 레시피와 이곳 레시피 몇 개를 본다. 한국 사람들은 사진으로 과정을 정성스레 올려서 전반적인 과정을 이해하기 쉽다. 여기는 모든 조리괴정이 1~7개 정도의 문장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 레시피는 현지 재료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화된 재료를 많이 쓴다. 여기 레시피를 보면서 그런 부분을 보충한다. 한국 고기 양념은 매번 맛이 다르긴해도 이제..

[20190315] 찐땅콩

수요일 아침 다음주 한인타운에 있는 클리닉에 예약을 하고서 냉동실을 열었다. 한인타운에 가는 길에 장을 보면 무엇을 사와야하는지 확인해보려고. 지난번에 가서 떡볶이를 해먹으려고 어묵을 사왔는데, 아프고 바빠서 먹지 못한 어묵이 그대로 있었다. 겸사겸사 오랜만에 떡볶이를 점심으로 만들었다. 누리도 떡볶이를 좋아하지만 매운 걸 전혀 먹지 못하니 불고기에 떡을 조금 넣어주는 정도로 해준다. 그렇게만 먹다보니 가끔 진짜 떡볶이가 먹고 싶다. 매운 걸 먹고 싶을 땐 누리가 주말학교 간 사이 지비와 둘이 점심을 먹을 일이 있으면 해먹는다. 그런데 한 동안 그럴 틈이 없었다. 한참만에 고추장을 넣고 떡볶이를 했더니 어떻게 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매운 걸 잘 못먹으니 고추장 : 설탕+올리고당을 1:1로 넣고 만든다...

[life] 시간 참 빠르다.

지난 여름부터 휴대전화가 말썽이다. 주기적으로 휴대전화 사진을 백업했는데 한 일년 반 쉬었더니 휴대전화에서는 보이는 사진이 mini USB로 연결해 사진을 옮기려고하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블로그는 휴대전화로만 할 수 있고, 틈틈이 휴대전화 속 사진을 구글 드라이브로 올려 컴퓨터로 내려 받는 삽질(?)을 하고 있다. 예전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이사하는 삽질도 아직 남아있건만. 그래서 가끔 틈 시간이 생겨 블로그를 하려면 사진이 없고 그렇다. 지금 휴대전화엔 최근 사진과 지난해 7월 이전사진이 들어있다. 그래서 틈시간(누리 발레 수업)을 이용해서 오래된 사진 - 친구 결혼식 사진 정리. 누리 낳고 이 한복을 샀는데 무슨 용기로 이 사이즈를 샀는지. 밖으로 표는 안났지만 사이즈가 작아 좀 답답했던 느낌.(ㅠ..

[20190310] 집에서 까페놀이

3월이라도 봄의 시작이기보다 겨울의 끝 느낌이라 아직 봄나들이 쫑쫑쫑은 못했다. 누리가 주말학교 포함해서 월화수목금토 주 6일 등교라 가능하면 일요일엔 큰 기획(?)을 하지 않는다. 지난 주엔 토요일 주말학교를 마치고 자전거를 탔고, 일요일에 탈 계획이었는데 하루 종일 비온다는 예보 때문에 앞당겼고, 이번 주엔 토요일인 오늘 비가 와서 내일 나가 자전거나 탈까 싶다. 하여간 피곤한 누리도 누리지만 날씨가 봄 같지 않아 실내에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여전히 많다. 그럴 때 추가되는 집안 일 - 간식 공급. 누리나 지비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오후에 먹는 커피를 더 맛나게 먹기 위해 지난 주도, 이번 주도 오븐을 돌렸다. 팬케이크를 굽기 위해 산 초콜렛 스프레드를 먼저 사용해서 초콜..

[20190305] 팬케이크 데이

오늘은 영국에서 팬케이크 데이 pancake day라고 부르는 날이다. 부활절 전 금욕/금식 기간이 시작되기 전 기름지게 먹는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 지난 글 참고 [taste] Pancake Day https://todaks.com/550 아이를 키우면 이런 이벤트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지난 달 발렌타인데이를 그냥 지나쳤더니만 그 날 밤 눈물을 흘린 누리. 그래서 우리는 다음날 하루 지난 하트모양의 미니케이크를 사먹었다. 하루 지났다고 20퍼센 정도 할인도 받았다. + 올해 팬케이크 데이엔 (우리에겐 크레페라고 인식되는) 이미 만들어진 팬케이를 사서 햄치즈크레페를 만들어 저녁으로 먹겠다고 일찍 계획을 세웠다. 그러다 지난 주 장을 보러 가서 우리가 가끔 먹는 초콜렛디저트 회사에서 주로 빵에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