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9년

[life] 런던 한국문화원 도서회원

토닥s 2019. 4. 4. 09:25
오늘 오랜기간 마음을 먹었다, 접었다 했던 일을 실행에 옮겼다.  런던 한국문화원 도서회원으로 가입하는 일.  한국문화원에 책이 있고, 도서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로 책을 빌려 볼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대여기간이 2주 밖에 안된다는 사실 때문에 망설이다 미루곤 했다.  런던에 살아도 시내까지 나오는 일은 많아야 한 달에 한 두 번.  사실 아주 외곽에 사는 것도 아니고 지하철 타면 30분이면 옥스퍼드 서커스나 피카딜리 서커스에 간다.  거기가 시내냐면-, 사실 알고보면 westend지만 일단 시내.
몇 년을 미루었던 도서회원 가입을 한 이유는 누리에게 책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지난해 연말 한국문화원 공간을 빌려 마련된 작은 모임에 갔다 아이들 책이 제법 있는 걸 보고 가입하기로 마음먹었다.
한국의 가정처럼 책은 많이 없지만 그래도 매일 밤 내가 한국어책 2권, 지비가 폴란드어책 또는 영어책 2권을 읽어줬다.  같은 책만 읽다보니 누리보다도 내가 지겨운 느낌.  그래서 책을 빌려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달에 한 번 토요일 시내에, 그것도 한국문화원 근처 트라팔가 광장에, 가고 한국문화원은 토요일도 문을 열지만 도서회원 가입은 평일에만 된다.  그래서 4월이 되서야 마음먹고 행동으로 옮겼다. 
 

도서회원 가입에 필요한 것은 주소지가 표시되어 있는 신분증이나 council tax, bills, bank statements 등 2개의 서류가 필요하다.  그리고 보증금 20파운드(현금)을 가지고 주중에 방문하면 도서회원에 가입하고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책은 3권까지 2주간 대여가능하고, 1주일 더 연장할 수 있다.
이 대여기간이 가장 문제였는데, 책 빌리러라도 3주에 한 번씩 시내나들이 하기로 마음먹었다.  잘 될런지-.

눈길을 끌었던 한국민주화운동사와 독립신문연구.


책이 적은 것은 아닌데 영어책이 더 많고, 그 내용도 전통문화나 예술 방면이 많아서 내가 볼 책은 별로 없었다.  한국어책으로는 소설책과 시집이 좀 있기는 했지만.
정리가 안되어 있어 책을 고르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이렇게 책을 빌려볼 수 있는 게 어디냐며-. 
누리는 빌려온 새책을 무척 좋아했고, 구름빵은 두 번이나 읽어달라고 했다.  새책을 읽으니 나도 좋다.  지비는 아무도 안빌려 본 새책 같다며 신기해했다.  그리고 지비는 폴란드 이주 역사가 더 길고 인구도 많은데 이런 시설이 폴란드 공동체엔 없다는 사실을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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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빌려서 선물할 커피를 사기 위해 코벤트가든으로 이동.  몬머스에서 커피콩도 사고 커피도 마셨다.  커피콩은 비싸고 커피 맛은 그럭저럭 수준.   다시는 안갈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리고 오가는 길에 발견한 정치인 인형들.  총리인 보수당의 테레사 메이, 보수당 유력정치인 보리스 존슨, 그리고 미국대통령 트럼프.  부두인형(화풀이용)인가 싶어 봤더니 개-장난감 dog toy.  개들이 이 장난감을 입에 물고 도리질칠 것를 생각해보니 역시 영국 사람들의 유머/풍자는 세다.

우리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노동당 총수 제레미 코빈도 개-장난감 신세를 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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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무리는 한국식당에서 짬뽕.  오늘처럼 추운 날씨에 알맞은 메뉴였다.  또 가서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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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원 도서회원 소개가 짬뽕으로 마무리.  글이 완전 짬뽕이네.('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