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235

[place] 옥시즌 프리점핑 Oxygen Freejumpimg - 트램폴린 실내놀이터

누리가 트램폴린을 좋아한다는 걸 안 Y님이 한참 전에 알려주신 트램폴린 실내놀이터에 누리랑 둘이서 다녀왔다. 크리스마스 연휴 중에 지비와 함께 가서 나는 까페에서 우아하게(?) 커피 마시고 둘이 뛰게 할 생각이었는데, 가려고 마음 먹은 전날 밤 홈페이지를 열어 예약하려니 오후 5시나 되어야 빈자리가 있었다. 공간의 특성상 인원을 제한하는 모양이었다. 빈 자리도 없었지만 주말 가격이라 누리 지비 두 사람 입장료가 25파운드. 그만한 돈이면 미니 트램폴린을 집에 사겠다면서 말았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들고, 날씨도 흐려 평일 오전 유아 전용 입장시간에 다녀왔다. 누리와 나의 입장료가 10파운드. 전용 양말 개당 2파운드. 예약시간 30분 전에 도착하라는 안내문을 보고 '뭘 그렇게까지..'하면서 갔는데 생각..

[+1197days] 육아에서 안되는 일

가끔 놀이터에 뜬금없는 복장으로 나타나는 아이들이 있다. 한 여름에 겨울코트를 입고 오는 아이도 있고, 때도 아닌데 백설공주 옷이나 근육질의 스파이더맨 옷을 입고 오는 아이도 있다. 요즘은 '겨울왕국 frozen'의 엘사 옷이 대세. 비가 오지 않는 날 장화를 신은 아이는 늘 있는 정도. 처음 그 아이들을 볼 땐 귀엽기도 하고, 부모가 안됐기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 부모 마음이 팍팍 이해가 간다. 어제 새로 산 장화. 신던 장화가 작어져 비가 많은 가을부터 사려고 했는데 한국 다녀오고, 어린이집 가고 어영부영 하다보니 못샀다. 샀어도 바빠져서 장화 신고 공원 산책할 틈이 없었을 것도 같고. 어제 커피 마시러 나갔는데 클락스 clarks 절반 가격으로 할인해서 9파운드에 팔고 있길래 냉큼 샀다. ..

[life] 일요일

영국의 크리스마스 연휴는 내일까지 계속되지만 오늘은 정말 일요일 다운 일요일을 보냈다. 10시 반까지 지비와 내가 돌아가면서 늦잠을 잤다. 내가 10시까지 자고 6시 반에 일어난 누리를 그 때까지 지비가 돌보다가 아침을 먹기 전 반 시간 눈을 붙였다. 늦은 아침을 먹고 집안 청소를 열심히 했다. 지금와서 보니 표는 안나지만 평소에 미뤘던 자잘구레한 정리를 했다. 그러고 나니 벌써 2시. 나와 지비가 청소를 하는 사이 돌아다니며 참견하느라 배고픔을 잊은 누리와 다 함께 일요일은 짜~짜~파게X를 먹었다. 그렇게 우동을 좋아하는 누리지만 예전엔 색깔이 이상하다며 입도 대지 않았는데 그래도 오늘은 몇 가닥 먹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빵 같은 기본 식재료를 사기 위해 장을 보러 갔다가 까페에 들러 커피를 한 잔씩..

[life] 누리의 킴미 2015

크리스마스 이브 한국사람에게 크리스마스는 하루 공휴일일뿐이지만 이곳은 가장 큰 그리고 긴 휴일이다. 부활절과 더불어 2대 명절이지만, 종교를 떠나 좀더 호화롭게(?) 보낸다. 연휴를 맞아 마냥 뒹굴고만 싶은 나와는 달리 밥이라도 한 끼 특별하게 먹고 싶어하는 지비의 바람에 따라 크리스마스 이브 점심을 나가서 먹었다. 저녁이면 좋겠지만, 아직은 누리를 데리고 저녁 나들이는 무리인지라. 얼마 전에 지인과 가본 프렌치 식당으로 낙점했다. 폴란드에선 일종의 금식 의미로 이브까지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오징어-홍합을 먹겠다고 마음먹고 이 식당을 낙점했으나 홍합은 품절되어 오징어-구운 치즈 조합으로 먹었다. 이브에 고기를 먹지 않는다던 지비는 닭고기를 먹었다. 지비의 반나절 근무 후 먹게 된 점심이라 누리는 먼..

[+1186days] 학부모

오늘로 이곳 대부분의 학교들은 2주간의 크리스마스 방학에 들어갔다. 종교재단의 학교들이나 사립 학교들은 지난 주부터 방학에 들어간 곳도 제법된다. 종교재단의 학교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방학이 긴 건 이해를 하겠는데(이곳들은 부활절 방학도 길다), 수업료가 비싼 사립학교들이 긴 방학을 하는 건 이해가 안간다면서 지비와 웃었다. 누리가 가고 있는 어린이집 역시 학교와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기에 오늘로 2주간의 방학에 들어갔다. 오늘은 이번 학기의 마지막으로 오전/오후 반 아이들 모두 모여 캐롤을 부르고 부모들이 준비해온 점심을 먹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갈까 말까를 끝까지 벼르다 마지막에 누리에게 좋은 경험이 되길 바라며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유일하게 있는 다른 한국 엄마가 파전을 준비해간다고 음식 리스트..

[life] 빨리빨리

시간을 칼 같이 지키고 사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것부터 먼저 지키고 살려고 애를 썼다. 혼자일 땐 그게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서 그 어렵지 않은 일이 정말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약속에서 늦지 않으려면 2배로 서둘러야 한다. 거기에 남편이 끼면 2.5배로 서두르고. 왜 남편이 아이 준비를 도와주는데 준비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지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늘 서두르다보면 물건 하나 잊고 집을 나서기는 예사고, 약속 시간보다 너무 일찍 도착하는 일도 있다. 그런데 상대방도 아이를 동반하느라 늦어지면 우리는 일찍 도착한 시간에 상대방이 늦은 시간을 더해 두 배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제는 동네가 아닌 곳에서의 점심 약속에 맞추어 나가기 위해 눈뜨..

[food] 사과 파이 데니쉬 Apple pie danish

마트에 장을 보러가면 마트에서 만든 무가지/잡지를 종종 들고 온다. 보기 위해서가 아니다. 마트에서 집으로 오는 동안 누리 손에 쥐어주면 꼼짝않고 들고 있다. 그것이 마치 사명인 것처럼. 그 동안 나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집에 돌아와서 틈날 때 펼쳐보면 신천지가 따로 없다. 맛있고 예쁜 것들로 가득차 있다. 이런 기분을 느끼라고, 그래서 구매하라고 마트에서도 돈 들여 그런 것들을 만들겠지. 예전엔 그 잡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음식들이 마치 다른 세상의 음식처럼, 그 조리법들이 외계어처럼 느껴졌다. 읽어내기도 난해했고, 재료들도 낯설었는데 이젠 그-으-렇게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음식재료들이 조금은 익숙해지기도 했고, 조리법들도 대충은 가늠이 된다. 여기 음식들은 재료가 낯설어서 그렇지 대..

[food] 스콘 scone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영국에서 알면 유용할 베이킹 레시피 세 가지는 1. 당근케이크 2. 숏브레드(쿠키) 3. 스콘 이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많이 먹는 간식들이기도 하고, 그래서 선물해도 받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금새 먹어치울 간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재료까지 비교적 간편한 편이다. 집에서 뭔가 굽기를 시작하면서 당근 컵케이크도 구워봤고, 숏브레드도 구워봤다. 스콘을 꼭 한 번 구워보고 싶어 오랜 시간 벼르면서 레시피들을 찾았다. ☞ 당근케이크 http://todaks.com/1088☞ 숏브레드 http://todaks.com/1199 스콘 스콘은 홍차와 함께 먹는 대표적인 영국 간식/디저트다. 영국을 여행하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크림티 세트, 에프터눈티 세트에 빠지지않는 - 사실상 홍차와 함께 메..

[taste] 크레페 어페어 Crepe Affaire

다시 돌아온 팬 케이크 데이(☞ 팬 케이크 데이 참고 http://todaks.com/550). 오늘 오후 마트에 갔더니 한 쪽 구석을 장식하고 있는 팬 케이크 재료들. 메이플 시럽이나 뉴텔라(초코렛 스프레드)하나 사볼까 하다가 구경만 하고 돌아왔다. 달달한 재료들 대신 내일 팬 케이크 데이 기념하여(?) 파전을 굽겠다며 파전 재료로 쓸 가느다란 파 하나 샀다. spring onion 또는 salad onion이라고 불리는 파로 파전을 주로 구워 먹는다. 그래도 그냥 넘어가기 뭣해서(핑계 김에) 오래된 크레페 까페 사진을 꺼내본다. 요기서 잠깐 - 사진을 꺼내려다보니 크레페crepe와 팬 케이크 pancake의 관계가 궁금해졌다. 크레페는 단맛, 팬 케이크도 단맛? 이런 화두가 던져지면 열심히 검색하는 ..

[food] 주간밥상

특별히 해먹은 기억은 없는데, 매일매일 밥 해먹는 게 일이다. 해먹은 게 없는 것 같아도 지난 달 이맘 때쯤 올리고 한 달만에 올리니 좀 모였다. 월간밥상으로 바꿀까? 새우카레 한 달에 두 번쯤 카레를 해먹는다. 접시 하나 달랑 놓고 먹으니 먹기도 편하고, 지비가 다음날 도시락으로 싸가기도 편하고. 그런데 늘 애매하게 남아서 나를 괴롭게 만든다. 다음날 내가 먹을 점심으로 먹기엔 적고, 먹던 저녁으로 더 먹기엔 많고. 카레 포장지엔 5~6인분이라고 하지만, 밥보다/만큼 카레를 듬뿍 먹는 편이어서 4인분 정도가 나오는데 지비의 점심을 넉넉하게 싸주는 편이라 애매한 양이 늘 남는다.어느 날 한국마트에 갔는데 우리가 즐겨먹는 순한맛 카레가 없어 처음으로 고형 카레를 사봤다. 초코렛처럼 6개의 블럭으로 나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