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236

[life] 타협할 나이

한국 나이는 물론 영국 나이로도 이제는 '아줌마' 옷을 입어야 할 나이. 영국에서 내 나이 이상의 여성들이 옷을 잘 사입는 M&S 옷 코너를 아무리 기웃거려봐도 색감이나 무늬가 전혀 타협되지 않는다. 시험 삼아 몇 개 입어보니, 내 나이대 여성들(그 이상의 여성들)이 왜 여기서 옷을 사입는지는 알겠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 사이즈가 월등히 크게 나온다. 다른 브랜드 같으면 L 또는 그 이상을 입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M 정도면 되니 사람들이 이 브랜드 옷만 입으면서 안심하는거다(?). 그러다 다른 브랜드 옷 한 번 입으면 충격에서 벗어나기 어려울텐데. 한참을 기웃거려도 감당이 안되는 색감이라 빈손으로 돌아나왔다. 이름만 이천쌀, 경기미인 미국에서 생산된 한국브랜드 쌀을 사먹었다. 9Kg에 £16~18 정도...

[life] 부활절 방학 1

블로그가 뜸하다 싶으면 100% 아이가 방학을 맞았다. 헥헥헥.. 지금은 2주 반 정도의 부활절 방학 중이다. 방학 첫주의 절반은 특별한 계획 없이 지냈고, 나머지 절반은 코비드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해외로 여행(친구네 방문)을 다녀왔다. 부활절 방학 직전에 거의 유럽 모든 나라에서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규제가 없어지면서, 여행계획이 없던 아이 친구 가족들도 갑자기 항공권을 구입해서 다들 떠났다. 여행에 돌아와서 다음날 아이는 코비드 백신을 맞았다. 코비드 백신을 거부감 없이 맞았던 대부분의 지인들도 아이들의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일단 우리는 0번 이유는 아이를 (조금이라도) 보호하기 위해서 맞았다. 그리고 1번 이유는 (솔직히) 한국입국시 자가격리를 면제받기 위해서다. 한국에서는 6세 이상 ..

[20211008] (밀린)밥상일기1

내 경험을 기준으로 보면 블로그와 소셜미디어가 가장 조용한 시간은 금요일, 토요일이다. 가상공간이 아닌 현실공간에서 사람들의 일상이 바쁘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오랫 동안 고심한 글도 이 시간에 올리면 별로 읽히지 못하고 저 멀리 밀려나게 된다. 그런 패턴을 이용해서 오늘은 밀린 글 후딱 올려버리기. 무려 7월이 밥상일기.😬 크림새우파스타 가끔, 종종 등장하는 까르보나라 논쟁. 우리가 까르보나라라고 알고 먹었던 크림파스타가 (이탈리아의 진짜)까르보나라가 아니라는 사실. 나도 영국에 오기 전까지는 몰랐던 사실이다. 영국에 와서 알게된 이탈리아 친구가 까르보나라를 해주겠다고 해서 갔더니 베이컨과 달걀을 삶은 파스타와 섞어 내놓았다. 그때 알게 된 까르보나라의 실체. 부정할 생각은 없었지만 나는 여전히 크림..

[life] 영국 주유대란

한국 뉴스에도 나왔는지 모르지만 지금 영국은 주유대란 중이다. 휘발유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휘발유를 배달하는 대형 차량(HGV - Heavey Goods Vehicle) 운전자 부족으로 생긴 현상이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코비드 상황과 맞물려 현재 부족한 대형차량 운전자는 10만명이라고 한다. ☞ https://www.bbc.co.uk/news/57810729 How serious is the shortage of lorry drivers? The industry says there's a shortage of 100,000 drivers but why is that and what is the likely impact? www.bbc.com 한 2주 전부터 이 현상이 뉴스에 나오기 시작했을 땐, '..

[life] 지금 영국(feat. 길 위의 마스크들)

한국 뉴스에도 자주 등장하지만 영국은 7월 19일부터 영국 내 코비드 관련 조치들의 전면 해제를 앞두고 있다. 간단하게는 거의 모든 곳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어진다. 오늘(7월 8일) 코비드 신규 확진자는 3만 2천을 넘겼다. 계속 증가 추세라 걱정하는 사람도 많지만,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영국 입국시 규제들이 완화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는 그 두 가지에 모두 해당되는 경우다. 걱정도 하지만, 여행 관련 규제(자가격리 관련)이 완화되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오늘 여행 관련 규제에 관한 발표가 있었다. ☞ https://www.bbc.co.uk/news/uk-57763173 Covid-19: Amber list quarantine for fully vaccinated to..

[life] 일회용 마스크 수거와 재활용(feat. 길 위의 마스크들)

며칠 전 평소에 잘 가지 않는 마트 모리슨Morrison에 갔다. 그 마트 앞에 있는 폴란드 식품점에 가기 위해서였다. 마트 입구에 마스크 수거함이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매일 한 개는 나오는 일회용 마스크 쓰레기(아이용)가 마음의 짐이었다. 얼마전 이웃블로거님 글을 통해서 동물들의 끼임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 끈이라도 잘라서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렇게 버리기 시작했다. '왜 이런 걸 수거하는 곳이 따로 없을까'하고 늘 생각해오던 터였다. 한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이 마스크를 수거해서, 재공정을 통해 스툴(등받이가 없는 의자)를 만드는 동영상을 보기도 했지만 상용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프로젝트처럼 보였다. 물론 지금 한국은 따로 마스크 수거함을 마련해 수거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영국은 그런..

[+3194days] 중간방학2 - 나이팅게일 박물관과 코비드 희생자 추모공간

중간방학 대부분은 집 근처 공원을 오가며 시간을 보냈지만, 이틀은 아이를 데리고 동네를 벗어났다. 그 중 하루는 자연자박물관에 갔고, 나머지 하루는 나이팅게일 박물관에 갔다.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때 플로랜스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과 매리 시콜Mary seacole이라는 두 인물을 배웠다. 두 사람 모두 크리미안 전쟁Crimean War에서 활약한 인물들이다. 매리 시콜은 영국계 자마이칸으로 플로랜스 나이팅게일보다 약간 앞서 크리미안 전쟁에서 구호활동을 벌인 간호사이다. 플로랜스 나이팅게일은 중산층(혹은 상류층) 영국인으로 간호사라는 직업이 나이팅케일이 속한 계급에 어울리지 않던 시절 신의 부름을 듣고 간호사가 되어 크리미안 전쟁에 가서 활약했고 이후 영국에 돌아와 국민적 영웅이 ..

[life] 건강합시다.(feat. 길 위의 마스크들)

지난 주 두 번 암소식을 들었다. 한 사람은 얼굴 정도만 아는 아이 학교의 다른 학년 아이 학부모인데, 한 동안 안보이는 것 같아서 그 사람의 소식을 알 것 같은 사람에게 "왜 요즘 그 사람 안보여?"하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어떻게 알았어?"였다.😳 안보이는 것 같아서 묻는다고 했더니, 유방암 초기 발견해서 수술을 했는데 위치가 피부와 가까워 한쪽 유방을 완전히 절제했다고 한다. 다행히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라 잘 견디는 것 같다고. 내가 물었던 지인은 그 사람이 몸까지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의 소식이 여럿에게 충격을 주었다고. 얼굴만 겨우 아는 사람이지만, 듣는 나도 놀라운 소식이었다. 그 다음날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얼마전에 여성 절반이 가지고 있다는 자궁근종 수술을 했는..

[life] 크리스마스와 Covid-19 (feat. Covid-19 규제 4단계 상향조정)

오늘 아는 가족과 공원에서 잠시 만나 서서 차를 한 잔 하든, 산책을 하든 크리스마스 카드라도 나누자고 약속을 잡았던 날이었다. 그 집과 우리 집이 만나면 아이들 포함 7명이라 Covid-19 규제 3단계(Tier 3) 규정에 약간 벗어나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요즘 런던을 포함한 잉글랜드의 Covid-19 확산세가 무섭기도 해서 결국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비 예보도 있었고. 딱히 할 일이 없어진 우리는 늦은 아침을 먹고 집에서 필요하지 않은 장난감과 책을 챙겨 집에서 가까운 하이스트릿으로 산책을 나갔다. 차례대로 자선단체의 가게들에 들러 헌 장난감과 새 책들을 기부하고 크리스마스로 활기를 띤 거리 구경을 하고 마트에서 장을 보고 같은 길을 걸어왔다. 집에 와서 시간을 보니 총 3시간이 걸린 산책이었다...

[life] 10년이 호로록..

다음 달이면 이 집에 산지도 10년이 된다. 시간 참 빠르다. 10년 동안 작은 가구들이 들고나고, 이쪽저쪽 옮겨지긴 했지만 큰 틀의 변화는 별로 없었다. 변화 없는 큰 틀을 유지하며 변화를 만들자는데(?) 동의하고 빈 벽에 액자를 걸어보기로 했다. 내가 그렇게 선언한게 9월이었는데 어제야 액자 하나 걸었다. 벽에 못치는 거 싫어해서 벽에 걸어야 할 것이 있으면 붙인 자국 없이 제거할 수 있는 커맨드 훅Command hooks and strips을 이용했는데, 액자는 무게가 상당해서 이 집에 10년 살면서 처음으로 벽에 못을 쳤다. 다음 주에 더 많은 못들을 쳐서 누리 방에도 액자들을 걸어줄 예정이다. 10년이 흘렀으니 이제 우리도 변해야 할 때인 것 같다. 하지만 Covid-19으로 집콕만 하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