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2년

[life] 부활절 방학 1

토닥s 2022. 4. 16. 04:37

블로그가 뜸하다 싶으면 100% 아이가 방학을 맞았다. 헥헥헥.. 지금은 2주 반 정도의 부활절 방학 중이다. 방학 첫주의 절반은 특별한 계획 없이 지냈고, 나머지 절반은 코비드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해외로 여행(친구네 방문)을 다녀왔다. 부활절 방학 직전에 거의 유럽 모든 나라에서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규제가 없어지면서, 여행계획이 없던 아이 친구 가족들도 갑자기 항공권을 구입해서 다들 떠났다.

여행에 돌아와서 다음날 아이는 코비드 백신을 맞았다. 코비드 백신을 거부감 없이 맞았던 대부분의 지인들도 아이들의 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일단 우리는 0번 이유는 아이를 (조금이라도) 보호하기 위해서 맞았다. 그리고 1번 이유는 (솔직히) 한국입국시 자가격리를 면제받기 위해서다.
한국에서는 6세 이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무조건 자가격리인데, 아이는 두 번이나 2주씩 자가격리를 했다. 이번엔 휴가가 짧기도 해서 자가격리 면제를 반드시 받아야 할-. 1차 접종, 12주 뒤 2차 접종, 그리고 2주간의 '완료'기간을 거쳐야 자가격리 면제가 가능한데 그 일정에 맞추려면 무척 빠듯하다. 그래서 접종이 시작되는 첫날 예약을 했다가 1월 경 코비드에 걸린 이력 때문에 다시 일주일을 연기해서 맞았다. 코비드 감염 후 12주가 지나야 접종이 가능하다.


아이가 코비드에 걸렸을 때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그 흔한 해열제 한 번 먹지 않고 지나갔는데 백신 접종도 비교적 '순하게' 지나갔다. 접종을 아침 8시에 했는데, 오후쯤 아이가 백신을 맞은 팔에 힘이 없다고해서 해열제/진통제를 한 번 주었다. 그리고 끝! 다음날은 친구와 수영장 고고.. (젊어서 그런건가..) 그리고 그 다음다음날은 클라이밍 고고..


나는 발코니에 지난 늦가을에 심어둔 툴립은 신경도 안쓰고(싹도 안난서 돈이 아깝..) 지인에게 받은 깻잎을 애지중지 돌보고 있다.

오늘부터는 본격적인 부활절 연휴가 시작되어 온가족이 박물관 고고.. 피터레빗으로 유명한 비아트릭스 포터의 전시회를 봤다. 몇 년전 여름에 비아트릭스 포터가 거주했던 호수지방, 레이크 디스트릭트에 다녀오면서 비아트릭스 포터라는 인물에 대해서 관심이 높아졌다. 비아트릭스 포터는 자신이 가진 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자연을 보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 부분은 1도 포함되지 않고 비아트릭스 포터의 그림만 보여준 전시회였다.


우리가 구입한 전시회 티켓에 어린이는 무료입장이 가능해서 아이와 아이의 친구를 데려갔다. 아이 친구 엄마는 우리가 전시회 보는 동안 혼자서 차를 마시며 '셜록'을 듣는 '호사'를 누렸다고 좋아했다. 올해들어 가장 기온이 높은 날이라 까페가 텅텅 비고, 사람들은 모두 박물관 가운데 있는 정원에서 햇볕을 즐겼다. 덕분에 우리는 한적한 박물관 까페를 독차지 할 수 있었다.


같이간 아이의 친구 아빠가 박물관 인근에 위치한 대학에서 일하고 있어서 그곳을 방문했다. 랩투어 고고..

이 친구 가족과 가까워지게 됐을 때, (조심스럽게)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물었더니 "과학자"라고. 과학자가 어떻게 직업인가 싶었는데,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대학의 (강의를 하지 않는)연구 교수였다. 우리가 랩투어를 하는 동안 친구 아빠의 보스를 만났다. 밥을 먹으러 가면서 그 사람은 몇 살인가.. 뭐 그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70대라고. "뭐? 정년 없어?"했더니, 유명한 과학자라서 그런 사람은 죽을 때까지 일한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아 그러면 사진이라도 찍을 걸 그랬다.. 하하하..".😂



그리고 인근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친구 아빠는 과학발전에 매진하도록 (내버려)두고, 동네에 돌아와 학교 앞 공원에서 놀다가 해질녁에 돌아왔다. 연휴 첫날부터 체력이 바닥. 내일은 또 어디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