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2년

[life] 타협할 나이

토닥s 2022. 5. 10. 05:36

한국 나이는 물론 영국 나이로도 이제는 '아줌마' 옷을 입어야 할 나이.  영국에서 내 나이 이상의 여성들이 옷을 잘 사입는 M&S 옷 코너를 아무리 기웃거려봐도 색감이나 무늬가 전혀 타협되지 않는다.  시험 삼아 몇 개 입어보니, 내 나이대 여성들(그 이상의 여성들)이 왜 여기서 옷을 사입는지는 알겠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 사이즈가 월등히 크게 나온다.  다른 브랜드 같으면 L 또는 그 이상을 입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M 정도면 되니 사람들이 이 브랜드 옷만 입으면서 안심하는거다(?).  그러다 다른 브랜드 옷 한 번 입으면 충격에서 벗어나기 어려울텐데.  한참을 기웃거려도 감당이 안되는 색감이라 빈손으로 돌아나왔다.

 

이름만 이천쌀, 경기미인 미국에서 생산된 한국브랜드 쌀을 사먹었다.  9Kg에 £16~18 정도.  어쩐 일인지, 지난달 쌀을 사러가니 주로 사먹던 쌀이 보이지 않아 물었더니 통관이 안된다나.  어쩔 수 없이 돌아와 집 근처에 새로 연 가게에서 2kg 짜리 쌀을 £7주고 샀다.  지난 주말 다시 한국마트에 가보니 여전히 찾는 쌀이 없다.  그래서 평소에 사먹지 못하던 한국생산 쌀 4K를 £14 주고 사왔다.  비싸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까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20 뚝딱 쓰면서 한 달 먹는 쌀을 비싸다고 생각하는 게 이상하다고 여기면서.  이제는 밥이라도 맛있는 거 먹자고 가격과 타협했다.

 

밥을 해보니 역시 다르다.  똑같이 낡은 압력밥솥으로 밥을 했는데도 밥알이 쫄깃.  이제 이름만 한국쌀인 미국생산쌀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제는 그럴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