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3년 61

[life] to absent friends

New Year's Eve 우리는 새해, 설날 자체를 축하하지만, 여긴 새해 만큼이나 New year's eve를 챙기는 것 같다. 지난 해의 마지막 날과 새로운 해의 첫 날의 경계에는 불꽃놀이가 있다. 초저녁에 동네에서 불꽃을 쏘아대더니 지금은 멀지 않은 곳에서 간헐적으로 소리가 들린다.런던은 탬즈 강변의 런던 아이 대관람차를 중심으로 불꽃놀이가 0시에 벌어진다. 2009년 딱 한 번 지비와 갔었다. 춥고 힘들어서 다시 가라면 못가겠다. 지비는 언제 기회가 되면 시드니나 홍콩 같은 곳에서 새해를 맞아보자고 한다. 생각은 좋지만, 비용이..( ' ');; △ 2009년 12월 31일 런던 불꽃놀이 불꽃놀이가 끝나자 말자 근처 기차역에서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추운 곳에서 몇 시간을 떨며 기다리다가..

[taste] 중국 고전 명화전 Masterpieces of Chinese Painting 700-1900 at V&A

친구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시회 표를 보내왔다. 오랜만에 갑작스런 호사를 누리기 위해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이하 V&A) 행차. 이름하여 중국 고전 명화전 Masterpieces of Chinese Painting 700-1900. 언제나처럼 여행객들로 붐비는 사우스켄징턴 역. 그렇게 이용객이 많은 역인데도 리프트가 없다. 그나마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게 다행이다 싶다. 사우스켄징턴엔 박물관들이 많다. 자연사 박물관, 과학 박물관 그리고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 그래서 길 이름도 박물관길 Museum Road다. 지하철 역에서 박물관으로 향하는 지하도로로 따라가다보면 갈래갈래 길이 나뉜다. 가족단위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사 박물관 또는 과학 박물관으로 간다. 자연사 박물관 앞 아이스 스케이트는 ..

[life] 명절다운 크리스마스

연휴 4일째. 정말 제대로 명절다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 크리스마스 고샤와 줄리앙이 다녀간 25일, 지비는 잠들기전 이번 크리스마스는 정말 homely christmas란다. 비록 고향에 가지 못해도. 이젠 이곳이 house가 아닌 home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이곳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주고 받은 카드로 장식을 하곤 하는데, 우리는 누리가 죄다 던져버려서 이렇게 펼쳐 두진 못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한 번 펼쳐봤다. 명절 나는 좀 다른 곳에서 이번 크리스마스가 '명절'로 다가온다. 25일 이후로 남은 피로기(폴란드식 만두), 비트루트 스프, 비고스(폴란드식 헌터스 스튜)를 매일 끼니로 먹으면서 한국에서 보내던 명절이 떠오른다. 설, 추석 이후로 며칠은 비슷비슷한 음식을 먹고, 마지막은 남은 모든 ..

[food] 크리스마스 런치

크리스마스에 런던은, 아니 영국은 모든 것이 정지된다. 문을 여는 곳이라곤 교회나 예약만 받는 펍 정도가 전부다. 우리도 한 달 전쯤 크리스마스에 펍 런치를 먹으려고 알아봤다. 11월 말경이었는데 이미 예약이 완료되서 대기자에 이름을 올려야 했다. 그런데 그 가격이 한 사람당 £75.(헉!) 크리스마스에 모든 것이 정지되는 이유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듣기론 운수노조의 영향으로 일년에 하루 쉬는 것인데, 그러니 다른 서비스 종사자들도 일터로 갈 수 없어 쉬게 되었다고 한다. 간혹 호텔이나 레스토랑이 문을 열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예약제다. 그리고 그날 일하러 가는 노동자들은 두 배 또는 세 배의 임금과 택시비를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꼼짝없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건 우리 같이 차 없는 사람뿐 아..

[TV] BBC Sherlock - Many Happy Returns

2년 전에 S&S 선배 커플이 와서 언급하신 BBC 드라마 셜록 Sherlock. 그 전에 TV에서 방영할 때 보긴 했지만, 그게 그렇게 재미있는지, 그게 그렇게 인기인줄 몰랐다. TV에서 볼 때 자막 넣고 봐도 따라가기 힘든 지경이어서 '참 피곤한 드라마구먼'하고 말았다. 시즌2가 방영되기전 시즌1을 다시 보여줬는데 재미있게 봐서(그 사이 영어실력이 향상되었던가), 시즌2는 방송시간 챙겨가면서 봤다. 그런데 시즌2에서 셜록이 죽었다, 드라마상에서. 시즌3이 예고된 것이나 다름 없었는데 시즌3은 일년이 넘도록 감감 무소식. 몇 달 전부터 시즌3 소식이 솔솔 피어나더니 2014년 1월 방영설이 나돌았다. 그때 난 한국인데.(-ㅜ ) 바로 얼마 전에 1월 1일 방영 소식이 나왔다. 시즌3의 1편만 볼 수 있..

[food] 크리스마스 이브

우리에겐 연말 공휴일에 지나지 않는 크리스마스가 이곳에선 정말 유별난 연휴다. 한국의 설과 추석 격이 부활절과 크리스마스인데, 크리스마스에 비하면 부활절은 아무것도 아니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가족들의 선물을 위해 평균적으로 대략 600파운드 정도 대출을 한다고 하는데, 그럼 크리스마스 준비 비용은 그 이상이지 싶다. 초과되는 건 지출만이 아니라 주부들의 가사노동도 그렇다. 가족들이 모이는 크리스마스 이브 디너를 위한 음식준비는 물론 크리스마스와 다음날 이어지는 박싱데이까지 상점들이 문을 많이 닫기 때문에 주부들은 2박 3일치 먹을 것을 장봐둬야 한다. 이번엔 가족 없는 우리도 2박 3일 먹을 것을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이래저래 길에서 시간을 허비할 일이 생겼고,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아 장보러 갈 ..

[taste] 2014 Moleskine Le Petit Prince Limited Edition

작년에 이어 올해도 몰스킨 어린왕자 에디션으로 새로 다가오는 해 수첩을 준비했다. 올 한 해 그닥 열심히 수첩을 쓴건 아니지만, 그래도 없으면 뭔가 허전하다. 작년에 해를 넘겨 수첩을 받아서 올 해는 서둘렀다. 벌써 도착했는데 뜯어볼 겨를이 없었다. 집에 있는 사람이 그런가(?) 싶지만 애랑 있으면 그렇다.(- - ); 올해 어린왕자 에디션은 흰색이다. 때 탈까 걱정이 살포시 되긴했지만 표지의 특성상 때도 그냥 닦으면 될 것 같다. 달라진 점은 'Le Petit Prince'라는 이름이 배경으로 들어가고 행성이 하나 추가된 정도고 그림이 똑같다. 'Le Petit Prince'가 배경으로 들어갔다. 내지는 작년과 거의 같다. 몇 가지 추가된 정보지 부분이 있지만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내지 사진은..

[taste] 김치버거 - 김치컬트 Kimchi Cult

페이스북에서 선배 E가 '이거..'하고 내게 퍼올려준 글. 런던에서 판다는 김치버거에 관한 글이었다. 런던의 한 시장에서 스트릿푸드로 김치버거를 판다고. 이름이 김치 컬트 Kimchi Cult였다. 페이스북에 걸어놓고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매주 토요일 캠든의 한 펍에서 점심과 저녁으로 김치버거를 판다는 건 알았지만, 가을 내내 토요일엔 누리를 수영에 데려가느라 시간이 나지 않았다. 11월 말 마침내 수영 세션이 끝나고 언제갈까 날만 잡고 있었는데 이래저래 밀린 일들 헤쳐내고 드디어 날을 잡았다. 바로 어제. 그런데 마침 어제가 캠든에서 김치버거를 파는 마지막 날이었다. 어제를 끝으로 글래스고로 간다고 한다고. 그래서 더는 미룰 수가 없어 비바람 부는데도 유모차에 커버를 씌여 길을 나섰다. 다행히도 ..

[taste] 또 목요일 - 아르티잔 Artisan

지비가 재택근무하는 또 목요일. 점심은 가쯔오부시 국물에 김치 총총 썰어넣은 쌀국수로 후루룩 먹고 커피를 마시러 나섰다. 가는 길에 이 길이 가깝니, 저 길이 가깝니 좀 옥신각신하면서 도착한 곳은 스탬포드부룩 역 앞에(사실은 근처) 있는 아르티잔 Artisan. 집에서 턴햄그린이랑 스탬포드부룩 역은 비슷비슷한 거리다. 우리 집이 그 가운데라기보다는 두 역과 우리 집을 이으면 정삼각형으로 그렇게 또 가까운 거리는 아닌데 또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다. 턴햄그린이 Chiswick 상점가 중간쯤이라면 스탬포드부룩은 시작점이라 까페나 레스토랑이 많지는 않다. Chiswick엔 하이스트릿 브랜드부터 독립적인 상점들까지 쭉 줄을 섰다. 그런데 워낙 Chiswick이 북쩍대니 (세도 비싸겠지?) 완전 중심가를 살짝 벗..

[food] 김치비빔국수

여름에 소면을 계속 채워두고 김치비빔국수를 열심히 먹었는데 한 동안 뜸했다. 날씨가 추운 탓이기도 했고, 또 날씨가 추우니 김치 사러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져 김치비빔국수를 먹을 일이 없었다. 다른 포스팅에서 갑자기 국수, 비빔국수, 냉면 이야기가 나와서 간만에 점심으로 만들어봤다. 보기에도 많지만 실제로도 많아서 먹는게 약간 힘들었다. 더군다나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평소보다 많은 양념장을 준비해서 다 넣어먹었는데 매워서 또 먹느라 고생했다. 먹을 때도 힘들고 먹고 나서도 속이 힘들고. 다시는 과식도 말고, 맵게 먹지도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옆에 까메오처럼 등장한 국은 일단 이름은 두부새우무국. 역시 누리 이유식에 남은 무를 어떻게 하나하며 검색하다 걸린 국인데. 내가 끓여놓고 그 맛에 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