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3년 61

[life] 목요일

지비가 목요일 재택근무를 시작한지 한 달 정도 되었다. 애초 수요일에 재택근무를 하려고 했는데, 그래야 내가 주중에 쉬어가는 느낌이 나니까, 수요일에 도심에 있는 아이키도 수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목요일로 재택근무 요일을 바꾸었다. 그리고 목요일 저녁은 서쪽 런던에 있는 아이키도 수업에 간다. 왠지 처음에 기대했던 재택근무의 혜택이 확 줄어든 느낌이다.(- - ) 점심을 후다닥 먹고 소포 부치러 나가면서 잠시 커피 한 잔 하려고 까페에 들렀다. 늘 눈여겨만 보던 홈메이드 베이크드 치즈케잌. 디카페인 커피가 아쉽기는 했지만.아 정말 오랜만에 누려보는 사치(대낮에 맛나게 커피 마시기)에 잠시 황홀했으나 별로 오래가지 않았다. 그 황홀은 누리가 우유마시는 약 7분간이 전부였다.(- - ) 자기 볼일(우유마시기)..

[food] 돼지수육

내가 참.. 별 걸 다 한다 싶다. 이번엔 돼지수육.(- - )a 최근 한국식당에 가서 보쌈을 두 번 정도 먹었다. 지비가 백김치에 싸먹는 보쌈이 너무 맛있다며 좋아한다. 맛있기는 한데 비싸기도 하고. 그래서 한국마트에 갔을때 닭백숙용 티백과 수육용 티백을 하나씩 샀다. 그래서 수육 해먹을 날만 기다렸는데, 당췌 어떤 부위가 적합한지 알 수가 없다. 스테이크용은 당연히 아닐테고, 삽겹살 대용 포크밸리도 아닌 것 같고. 그래서 안심 낙찰. 사실 쇠고기 안심(유기농)은 손바닥 반만한 200g짜리가 £6를 넘어가는데, 어쩌다 보이는 돼지고기 안심 덩이는 그것보다 훨씬 싸서 먹어볼까 했는데 어디다 쓰는건지 몰라 보고만 있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사봤다. 살결 그대로(?) 500g짜리 덩이가 £5 근처. 우리 둘이..

[food] 버섯돼지고기김치 솥밥

나물이의 책에는 버섯솥밥이라고 소개가 되었는데, 들어가는 음식을 다 적어야 공평한 것 같다. 뭔가 간단한 걸 찾아서 책장을 넘기던 중 발견한 메뉴다. 심지어 반찬도 필요 없단다. 양념한 돼지고기, 데쳐서 양념한 버섯, 양념을 털어내고 썬 김치를 섞어 밥을 지으면 끝. 섞어서 밥을 해도 무게대로 자리를 잡는다. 밥 아래 버섯 위. 나물이씨 책에는 느타리버섯을 이용했지만, 여기서 그런 건 찾기 어려워 모양이 길죽한 버섯을 샀다. 이게 한국서 백만송이버섯이라고 부르는 게 아닐까 싶다. 또 나물이씨는 삽겹살을 이용했는데, 나는 큐브로 잘린 베이컨을 썼다. 허브가 섞인 베이컨이라 밥짓는데 김치 냄새와 로즈마리 냄새가 솔솔. 안어울릴듯한 두 냄새가 얼추 어울린다. 그래도 난 로즈마리는 싫다면서. 나물이씨가 시키는대..

[coolture] Cbeebies - Something Special

원래 한국 뉴스 잘 찾아보지 않는다. 영어 환경 속에 살겠다- 그런 무지막지한 의도는 아니고, 그냥 한국의 웹사이트가 너무 무겁고(이미지와 플래쉬가 많고) 텍스트 중심의 모바일 버전이 있다고는 하지만 (서버가 구려서) 속도가 무척 늦다. 거기에 사양이 구린 내 모바일을 고려하면 한국 뉴스 보려다간 속이 터진다. 그렇잖아도 좋지 않은 뉴스들이 그득한데 말이다. 그런데 문득 든 생각이 있어 뉴스를 볼 수 있는 포털 뉴스홈 주소를 저장해 놓고 요 며칠 뉴스를 살펴보고 있었는데 어제 뉴스에 그런게 있었다.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버지. 유서는 한국에서 장애를 가진 아이를 돌보기가 너무 힘들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관련 뉴스로 그 비슷한 뉴스들이 달려나왔다. 병든 혹은 장애가 있는 부모..

[food] 삽겹살 vs 버거

주중엔 보통 밥 아니면 파스타. 요즘은 누리와 함께 먹는 식단을 고민하다보니 대부분은 밥이다. 나는 그렇게 밥만 먹고 살아도 되지만, 지비는 아무래도 고기가 땡기는 모양이다. 그래서 보통 주말 중 한 번 정도는 고기를 먹는데, 어쩌다보니 지난 주말 밥상은 토요일은 돼지 삽겹살, 일요일은 쇠고기 버거. 삼겹살 여기에도 삼겹살 판다. Pork Belly라는 부윈데 다만 한국과 다른 것은 두께가 두껍다. 베이컨을 삽겹살 삼아 구워먹는다는 한국인들의 이야기도 들어봤지만 그건 영 짜다. 가끔 이 삼겹살을 사서 오븐에 구워먹는다. 소금, 후추, 마늘가루, 녹차가루를 뿌려 구워먹거나 시간이 많으면 녹차가루 대신 허브에 재우기도 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녹차가루를 더 선호한다. 오븐에서 구워져 나온 삼겹살을 종이 호일..

[life] 11월아 잘가라

11월이 힘들꺼라고 예상했던 이유는 11월 한 달 매주 일요일에 있는 강의에 지비가 등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5일도 모자라 주6일을 누리와 보내게 될꺼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묵직했다. 그런데 나를 힘들게 한 것들은 다른데서 찾아왔다. 일단 지비가 등록했던 강의는 유보되었다. 학원이 일요일에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라이센스가 없단다.(- - );; 그래서 강사 일정 맞추고, 수강생 일정 맞추고 그러느라 11월이 다가도록 시작되지도 않았다. 문제는 화장실(☞ 참고 [life] 긍정의 경지 http://todaksi.tistory.com/993 )에서 비롯되었다. 우리집 화장실에 물을 공급하는 파이프에서 물이 새 그 피해가 아랫집으로 갔다. 사람을 불러 수리하고, 마르기를 기다렸다. 번진 곰팡이도 청소하고,..

[life] 온라인 쇼핑의 종말을 고하노라

이렇게 제목을 써놓고 보니 그간 내가 온라인 쇼핑에 꽤나 심취했던 것 같은데, 그건 아니다. 다만 물건을 살 때 온라인으로 살뿐.( ' ');;최근 온라인으로 산 건(주로 아마X을 이용한다) 책, CD, 빨대컵 교체용 빨대, 프라이팬, 슬라이서&다이서, 베이비 안전문인데 순서대로 프라이팬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CD는 주문한지 3주지만 도착하지 않고 있긴하다. 하지만 애초 배송 기간이 1~3주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주문제작하나보다.(- - );;문제는 슬라이서&다이서에서 시작된다. 파전을 굽든, 볶음밥을 하든, 파스타를 하든, 비빔밥을 하든 무쟈게 썰어야한다. 심지어 이유식에 이르러서는 손목이 나갈 지경이 되었다. 그러다 푸드 프로세서 food processor를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믹서나 블랜더하..

[book] When My Baby Dreams

Adele Enersen(2012). 〈when My Baby Dreams〉. Harper Collins. 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건 이 작가의 사진을 모티브로 자신의 아기와 사진을 만든 Queenie Liao의 기사가 담긴 글이었다. Queenie의 책이 타이완에서 출간됐다는 걸로 봐서, 또는 아기 사진으로 봐서 중국계(타이완) 출신 작가인 것 같다. 기사를 읽다가 모티브를 준 작가의 사진이 궁금해서 찾아봤다. Queenie의 책은 구하기 어렵지만, Adele의 책은 아마X에서 살 수 있어 사서봤다.(요즘 여러 가지 책을 동시에 보고 있는데 끝장을 본건 이 책이 유일하다.) Adele은 전직 광고 카피라이터면서 컨셉 디자이너(와 듣기 멋진 걸). 지금은 일러스트레이터로, 아티스트로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etc.] 부조리에 대한 반응

쳘학을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옳지 않은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옳지 않은 것을 대할 때 느끼게 되는 불편함은 어디 학교에서 배운 게 아니다. 그 이전부터, 그리고 계속 살면서 내가 숨쉬는 동안 알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부조리에 대한 반응도 제각각이다. 그게 왜 부조리이냐는 사람부터, 그렇구나(그게 끝)하는 사람, 그리고 그걸 바꾸려는 사람 등등. 반응이 제각각인 건 알아도 그걸 바꾸는 게, 부조리라면, 옳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문득 '그건 내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이 국정원의 대통령선거 개입 이슈를 몰라서 가만히 있는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보통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겐 '그래서?'일뿐일지도 모른다.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해 현재의 대통령이 나왔든, 그렇지 않든..

[food] 무나물

비빔밥을 만들 때 냉장고에 있는 채소들을 다 꺼내서 볶는다. 채 써는 게 고되기는 하지만. 그래서 슬라이서&다이서를 샀는데(!) 왜 배달이 안오는 걸까?( ' ')a 누리 이유식 만들고 남은 무가 자꾸만 머리에 맴돌아 결국 꺼내서 채 썰었다. 내 머릿 속에 그린 건 무나물이었는데, 그게 삶는건지 볶는건지 판단이 안서서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볶았다. 새로 산 프라이팬에. 무가 미끄러지듯 볶이는 걸 보니 기분이 흐뭇.하지만 볶아진 무는 맛이 별로였다. 맵기만 맵고.( - -);; 프라이팬 하나 바꾸려고 몇 날 며칠을 골랐는지 모른다. 사실은 웍wok(속이 깊은 볶음용 팬). 예전에 쓰던 것도 테X 30cm 웍이었는데 이젠 그 가격에 그 크기가 안나오는지 죄다 28cm. 그래서 마음을 못정하고 있는데, 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