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ear's Eve
우리는 새해, 설날 자체를 축하하지만, 여긴 새해 만큼이나 New year's eve를 챙기는 것 같다. 지난 해의 마지막 날과 새로운 해의 첫 날의 경계에는 불꽃놀이가 있다. 초저녁에 동네에서 불꽃을 쏘아대더니 지금은 멀지 않은 곳에서 간헐적으로 소리가 들린다.
런던은 탬즈 강변의 런던 아이 대관람차를 중심으로 불꽃놀이가 0시에 벌어진다. 2009년 딱 한 번 지비와 갔었다. 춥고 힘들어서 다시 가라면 못가겠다. 지비는 언제 기회가 되면 시드니나 홍콩 같은 곳에서 새해를 맞아보자고 한다. 생각은 좋지만, 비용이..( ' ');;
△ 2009년 12월 31일 런던 불꽃놀이
불꽃놀이가 끝나자 말자 근처 기차역에서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추운 곳에서 몇 시간을 떨며 기다리다가 따듯한 기차안에 앉으니 온몸이 노골노골. 맞은편에 앉아 벌써 골아떨어진 커플을 보니 마음도 노골노골.. 했던 기억이 난다.
To absent friends
오늘 누리가 보는 Cbeebies의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한 해의 마지막 날에 관한 에피소드였다. 그 중에 Katie Morag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스코틀랜드 북서쪽 어느 끝쯤에서 촬영된 것 같다.
마지막날 자정을 기다려 모여서 음식을 나눠먹고, 춤추고 그런 내용이었는데 자정이 되는 순간 다 함께 카운트 다운을 하고 자정이 되는 순간 "해피 뉴 이어"를 외치며 키스를 나눴다. 그러고서 손에 든 잔을 들어 건배하며 "to absent friends"라고 말했다. 그 순간에 함께하지 못한 그 누군가를 위한 건배. 물론 그 말이 있고서 자정이 넘어가는 순간에는 함께 하지 못했지만, 늦게 거친 날씨를 헤치고 오랜만에 보는 아저씨가 등장한다.
무엇인가를 축하하는 순간에 그 자리에 있지 않은 그 누군가를 생각하고, 가장 먼저 챙겨 건배한다는 게 한참 동안 여운이 남았다. 우리는 그런 순간 뭘 외쳤던가. 모호한 '위하여'나, 마음 가난하게 '부자되세요' 같은 걸 말하지 않았나 싶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지 않는, 특히 사람, 그런 한 해가 되길.
새해는 건강하고, 행복하고 그리고 안녕들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