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0년 72

[film] 소년은 울지 않는다

이미지출처 : www.artsnews.co.kr(2008) 지비가 한국어 강좌를 알아보기 위해 들어간 런던 한국문화원에서 보고 알게된 영화. 한국전쟁 60년과 관련된 영화라고 생각했기에, 근래에 만들어진 줄 알았는데, 2008년 영화로구나. 딱딱한 스탠드에 앉아 보았지만, 그래도 한국어라 힘들이지 않고 영화를 봤다. 그냥 그런 영화였지만, 식의 영화가 아니라는데 안도했다.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종두와 순남이 끝내 걸렸지만, 태호역의 송창의(맞나?)만으로도 그럭저럭 볼만했다고 생각한다. 송창의를 보면서 한국의 영화배우 누군가와 이미지가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 영화배우의 얼굴도 떠올랐고, 나왔던 작품도 떠올랐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영화를 본 것은 어젯밤인데, 오늘 아침 일하러가는 지하철 안에서 그 이..

[book] 내가 살던 용산

이미지출처 : www.yes24.com 김성희 김수박 김홍모 신성식 앙꼬 유승하(2010), , 보리. 책 한 묶음을 한국에서 받고서 가장 먼저 펼친 책이다. 만화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보자는 의도였는데, 물리적인 책의 무게는 가벼웠으나 책속에 담긴 이야기의 무게, 심리적인 무게는 결코 가볍지가 않았다. 다시 책으로 보아도, 다시 생각해봐도 참으로 쓰라린 이야기다. 책은 용산참사로 돌아가신 분들의 이야기, 그저 용산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왜 평범한 다른 동네 사람들이 그곳에 와서 운명을 달리하였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준다. '연대'라는 것이 대학물 먹은 운동권들에겐 참 거창하고, 참 어려운 말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연대란 별 게 아니었다. 그저 나와 같은 사람들의 일을 나몰라라 할 수 없는 마음이었고, ..

[taste] 한국적 취향

어느날엔가 언니에게 전화를 하니 삼천포에 있단다. 회 뜨러 동료들과 수산 시장에를 갔다나. '나도 쥐포쥐포'를 외쳤더니, '고마운 언니님'이 보내신 물건들. 쥐포를 보내기 전 더 먹고 싶은것 없냐는 '고마운 언니님'에게 오징어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여러가지 오징어채를 생협에서 사서 보내셨다. 생협에서 산 양질의 국산오징어인지라 유통기한도 짧다. 어서 먹어치워야겠다. 일요일 종일 바닥, 아니 침대에 배깔고 누워 책보면서 오징어를 씹었다. 턱이 뻐근해도 충만한 일요일이 아닐 수 없구나. '고마운 언니님', 땡큐. sony w70

[book] 나의 서양미술 순례

이미지출처 : www.yes24.com서경식(2002), , 개정판, 창비. 책날개 안 작가의 사진이 이상할 정도로 젊다. 나도 이 책을 사서 볼까, 말까를 오래도록 망설였다. 오래된 책이라 손이 잘 가지 않았고 신문의 칼럼에서 이미 읽었던 글들을 묶어낸 책들이 많이 그의 책엔 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러다 한글이라면 무어라도 읽고 싶은 때에 웬지 모르게 서경식이라는 이름이 떠올랐고, 그래서 책바구니에 담았다. 또 하나의 기대는 이 책속에 담긴 그림들을 노력 여하에 따라 나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 이건 모를 일이고. 그의 글이 그냥 서양미술 순례에 그치지 않는 것은 그가 온몸으로 겪어온 개인과 사회의 고난을 잘 엮어 냈기 때문이다. 그 고난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그냥 나이든 아저씨의 세련되지 못..

[film] Capitalism

이미지출처 : www.guardian.co.uk(2009) 마이클 무어의 화법이 더 이상 섹시하지 않지만, 그래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영화. 영화를 상영하는 바비컨 센터 또한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이라 마음을 먹고 갔다. 사실 영화에 대해서 할 말이 별로 없는 게 미국의 존재가 새삼스럽지도 않고, 마이클 무어의 화법도 새롭지 않아서이다. 마이클 무어는 마이클 무어식의 아메리칸 드림이 있다. 물론 최악의 드림은 아니라는데서 위안을 찾는다만 그 영화를 보면서 나를 불편하게 만든 건 마이클 무어가 희화 시킨 월스트릿의 경비원이다. 본체도 아닌 깃털을 희화하면서 세상을 풍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마이클 무어에게 동질감을 느낄 수 없는 건 당연하다. 그는 깃털이 되어본적이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더 없이 씁..

[film] Micmacs à tire-larigot

이미지출처 : www.guardian.co.uk (2009). 지하철에서 광고를 보고 개봉을 기다렸으나 막상 개봉하고서는 볼 시기를 놓쳐 보지를 못했다. 그러다 산책삼아 다니러 간 리버사이드 스튜디오에서 이 영화를 와 2편 동시 상영하는 걸 알게 되서 영화보기를 계획했다. 프랑스어를 주로 쓰는 해롤드와 실비니아 커플과 함께 보러 가기로 하였으나 실비니아가 일을 하게 되는 바람에 해롤드만 함께 보았다. , 한국에서 극장에서 본 영화인데 지비는 다운로드로 봐서 극장에서 보고 싶다고 해서 2편을 달아보기로 하였다. 는 여전히 사랑스러웠고, 연이어 보게 되는 가 부담스럽지 않을까 걱정하였으나 기우였다. 이야기는 우연에서 우연으로 이어지는 그야 말로 '기가 막히는 만화같은' 이야기지만, 그런 이야기를 실제 화면으..

[book]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이미지출처 : www.yes24.com 박준성 외(2007), , 철수와 영희. 한국에서 배타고 두달만에 도착한 한 묶음의 책 중 한 권. 이 비슷한 책과 이야기를 여러 차례 읽었던 터라 그렇게 마음 동하면서 읽은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을 가장 동하게 만드는 안건모님의 이야기. 이미 읽었던 이야기고, 들었던 이야기인데도 말이다. 박노자, 홍세화, 하종강 이런 사람들의 이런저런 책과 글을 읽으면서 많이 동감하고 그런다. 그런데 알고 보면 나와 내 가족의 삶은 안건모님의 삶과 더 닮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홍세화 선생님의 표현으로 우리는 여전히 자기존재를 배반하고 있는거다.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조차도 말이다. 깨닫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이렇습니다. 그 당시 회사 ..

[life] 전화 좀 받아주세요

어제 큰 마음을 먹고 차례로 집,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아무도 받지를 않는거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전화를 받은 언니의 말이, '발신자 표시제한', '수신거부목록' 뭐 그런거로 뜬단다. 예전에 발신자 표시 서비스가 없었던 때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인데. 흑-. 한국의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사려고 주문하고 결제 단계에 이르면 신용카드 결제가 안된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은 무통장입금. 무통장입금 옵션을 선택하고 은행사이트에서 결제를 하는 것인데. 가끔 되던 그 수단이 오늘은 안되는구나. 대체 뭐가 문제인가, 돈을 쓰겠다는데 그것도 안되는거냐. 흑-.

[life] 요가

요가를 시작한지 6주쯤되었다.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6주 동안 빠지지 않고 갔다. 원래 공부 못하는 애들이 학교는 안빠지고 가듯-. 지비가 다니는 짐에 요가 클래스가 있대서 큰 마음 먹고 지비가 운동하는 시간 나는 요가를 할 요량으로 알아보니,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클래스에 참여하는데 9파운드고 짐의 회원이면 무료로 클래스 참여가 가능한데 한달 회원비가 32파운드란다. '9x4=36 > 32'라는 단순한 계산으로 일단 회원가입을 하였다. 지비에게 함께 가자고 하니, 요가는 자기하고 안어울린단다. 그래도 계속 같이 가자고 했다. 왼쪽으로 움직여야 할 때, 나만 못알아듣고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어떻게하냐고. 그래서 일단, 첫날만 같이 하기로하고 같이 갔다. 요가 수업 첫날 선생의 칭찬과 스스로도 놀란 유연성..

[taste] 떡볶이

어제 잡채에 이어 오늘 저녁은 떡볶이를 해먹었다. 익숙해진 간장맛과 달리 고추장은 지비에게 상당히 다른 맛이었나보다. 나도 돌이켜 생각해보니, 영국에서 볶음 고추장을 이용한 비빔밥을 제외하고 고추장으로 요리를 한 건 처음이다 싶다. 떡볶이를 맛본 지비의 첫 말은 "spicy"였다. 두번째는 "sweety"였다. 그리고서 하는 말이 "strange"였다. 상반되는 맛이 공존(거창도 하다)하는게 신기한 모양이다. "떡! 볶! 이!"라고 또박또박 말해주고, 식사라고는 할 수 없고 스낵이라고 하니 이상하단다. 이 친구들 사고로 스낵이라면 칩 정도여야하는데 소스가 스낵이라니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표적인 학생 간식으로 어느 학교 앞을 가도 이 음식을 파는 곳이 있다하니, "오.."한다. 어제 한국 슈퍼마켓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