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육아 166

[+2206days] 생일 뒷담화

요란하지 않은 누리의 생일을 보내며 몇 가지 이야기가 남았다. 누리의 생일에 같은 반 아이들과 나눠 먹을 생일턱 - 누리가 그린 파티 모자를 쓴 작은 귤을 보냈다. 누리는 아파서 등교 30분만에 하교했지만 그 사이 아이들이 불러준 생일노래가 누리에겐 소중한 기억이 됐다. 작년에는 누리가 생일날 아파 학교를 안가서 친구들이 불러주는 생일노래를 듣지 못했다. 올해는 생일노래와 함께 또 하나의 추억이 남았다. 준비해간 생일턱이 학교 레터에 실렸다. 건강한 생일턱 덕분이었다. 작년 초만해도 이 스쿨레터를 출력해서 금요일마다 나눠줬는데 요즘은 학교 홈페이지에만 올라간다. 리셉션(안내데스크)에 몇 부만 출력해서 올려두는데, 그 중 한 부를 나는 누리가 방과후 마치기를 기다리다 받았다. 누리가 그린 그림들을 보관해두..

[+2192days] 생일의 전통 - 여섯 살 누리

누리가 드디어 여섯 살이 됐다, 어제. 작년까지 생일 파티 같은 건 모르고 생일과 케이크의 연관성 정도만 알고 있었던 누리. 유치원이지만 학교 생활 1년을 통해 '생일 파티'도 알게 됐다. 그럼에도 1년을 돌아보니 절친의 생일 한 번 생일 파티에 참석한 게 전부. 토요일마다 주말학교를 가니 대부분의 생일 파티에 갈 수가 없었고, 어쩌다 비는 시간에 있는 생일 파티엔 누리가 가지 않겠다고 했다. 같은 반 남자 아이들의 생일 파티였다. 지난 3월 절친의 생일 파티 이후 자기 생일을 기다려온 누리. 누리는 변했어도 생일 파티에 관한 내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주변 엄마들의 경험과 조언을 통해 친한 친구 두 명과 공연을 보고, 케이크 한 조각씩 먹는 걸로 절충안을 냈더니 누리도 오케이. 지비도 오케이. 생일이 ..

[life] 또 중간방학이 끝났다.

6주마다 돌아오는 누리 학교의 방학. 이번에는 일주일 길이의 중간방학이 끝났다. 중간방학이 블로그가 뜸한 이유였다면 이유. 보통 방학이면 아이를 TV 앞에 두지 않기 위해서 밖으로 밖으로 다닌다. 그러니 집에 돌아오면 아이가 8시가 넘어 잠들어도 리모콘 누를 기력도 남아 있지 않는다. 보통 휴대전화로 다음날 할거리, 먹거리 정도를 찾아보다 잠이 든다.이번 방학은 그래도 좀 나은편이었다. 월요일은 공휴일이라 지비가 있었고, 그래도 밖으로 돌아야 하는 건 똑같다, 화요일과 수요일은 지비에게 누리를 맡기고 교육을 받으러 갔다. 소아응급처치 Pediatric First Aid라는 자격증 교육. 사실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에너지를 쓰는 건 아니지만, 생전 처음들어보는 의학용어들을 사전 찾아가며 머리 속에 집어넣는..

[+2063days] 내 이름은 김마미

요며칠 기온은 20도가 넘지 않지만 넉넉한 햇빛 때문에 밖에서 놀기 딱 좋은 날씨들의 연속이었다. 누리는 학교 마치고 다시 친구들과 학교 앞 공원 안에 있는 놀이터에서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더 놀고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했다. 저도 피곤해서 골골하면서도 친구들의 엄마들이 나눠주는 간식과 친구들과의 시간에 빠져 즐거운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에 반해 엄마들은 언제 비오나, 비와서 놀이터 가지 않는 날들을 기대하기만하고. 나도 그런 엄마들 중 1인. 누리는 젊으니 견디는데 나는 그렇지 않으니 탈이 났다. 기온이 높아지며 공기중에 폴폴 날리는 꽃가루 때문에 "에취 에취". 알레르기 약을 먹어도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낮은 밤에 잠을 자지 못하니 피곤하고. 결국 몸살 감기가 나서 목금토 집콕. 금토 ..

[+2050days] 반려OO 키우기

애들이 모두 그런 때가 있나보다. 누리는 요즘 애완동물/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한다. 예전에는 고양이만 귀여워하는 정도였다. 다가가서 만지지도 못하고, 사실 여기서는 키우는 사람의 허락 없이 만져서도 안된다만, 쳐다보기만 했다. 그런데 부활절 방학 기간에 다녀온 지비의 형네가 다이닝 룸에 큰 어항이 있는 걸보고 자기도 어항을 가지고 싶다고. 사실 누리가 생기기 전에 우리도 어항을 가져볼까, 집이 너무 건조해서, 생각했던 적도 있어서 '그래볼까' 생각도 했다. 놓을 자리가 없는 현실이지만, 누리의 장난감/물건 하나를 없애버릴 수 있는 좋은 구실이기도 하다. 그런데 형네의 이웃이 아이들이 가든에서 놀고 있으니 햄스터를 데려나와 보여준 모양이다. 그 뒤로 매일매일 햄스터 타령이다. 하루쯤 잊는 날도 있는데 ..

[+2036days] 여름학기 개학

2주 반 부활절 방학이 끝나고 드디어 여름학기가 개학했다. 3월말 써머타임이 시작되고, 시간이 1시간 빠른 폴란드에서도 7시 전후로 잘만 일어나던 누리가 오늘은 늦잠을 잤다. 역시 학생과 기상시간, 그리고 방학의 상관관계를 학인할 수 있었다. 올해 첫 물놀이. 3마리 획득 - 지비와 나도 열심히 답안을 작성했다. 어제는 런던 근교 햄튼코트 팔래스에 있는 매직가든이라는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팔래스에서 진행된 부활절 초코렛 토끼 찾기를 하고, 집에 돌아와 '늦도록' 방학 숙제를 하면서 부활절 방학을 마무리했다. 역시 방학 숙제는 방학 마지막 날 하는 게 묘미. 방학 숙제를 여행에서 돌아와 펼쳐보니 방학 기간에 한 활동에 관한 기록을 만들어 가는 것이었다 - 여기서는 저널 journal이라고 한다. 활동 ..

[life] 부활절 방학 전야

어제는 정말 정신 없는 하루였다. 개인적으로도 바쁘고 누리도 학교 야외학습에, 발레 마지막 수업에. 게다가 하루 종일 비는 내리고. 정신 없는 하루가 마쳐질 즈음해서 비는 그치고 뜨거운 햇살이 쏟아졌다. 바쁜 어제가 끝나고 오늘 하루 준비해서 내일 부활절 방학과 함께 약간/조금 긴 여행을 가는데 짐싸기를 미루고 방황하고 있다. 여행 동안 읽을 책을 골라담고 있다. 과연 몇 권이나 읽게 될까. 읽을 책을 고르지 못해, 오랫동안 장바구니에 담겨 있던 책들을 구매하기로 했다. 재미있는 책 있으면, ebook 컨텐츠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누리가 실내복 겸 잠옷으로 입는 옷이 딱 네 벌이다. 수가 작아 열심히 빨아 입히니 낡기도 하였고, 길이도 달랑해서 U에서 한 벌 사보고 괜찮으면 더 사입힐려고 실내복 겸 잠..

[+1938days] 방학생활 2 - 만들기

누리가 어린이집과 학교를 시작하기 전에는 도리어 겨울이라도 거의 매일 놀이터로 갔다. 유모차에 태워 내가 걷는한이 있어도. 그런데 어린이집과 학교를 시작하면서는 잦은 감기로 가을, 겨울엔 실내생활을 더 많이 하게 됐다. 이번 크리스마스 방학 역시 누리가 아프니까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생각만큼 TV를 많이 보지는 않았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Cbeebies의 프로그램을 몇 개를 제외하곤 그렇게 열광하지도 않는다. 한국마트에서 가져온 한국신문에 실린 가족을 위한 연말 TV 편성표/하이라이트. 아이들이 볼만한 프로그램이 소개가 있었는데, 시간은 맞지만 채널이 틀린 것도 많더란. 하여간 이 종이가 우리에게 유용할 것 같아서 테이블에 남겨두었는데 누리가 발견했다. 그리고 유심히 보고 자기가 보고 싶..

[+1935days] 방학생활 1 - 나들이

3학기제로 운영되는 영국의 교육 시스템에 아이를 넣으면서 어려운 점은 중간방학이었다. 아이가 혼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까지(대충 11살이라고 한다) 3학기마다 돌아오는 방학, 학기 중간에 있는 1주일간의 중간방학은 참 어려워보이는 시스템이다. 일하는 부모들은 조부모의 손을 빌리거나 부부가 번갈아 휴가를 쓰거나 그것도 안되면 유료 진행되는 활동에 아이들을 맡긴다. 그래서 영국의 부모들도 아이가 둘 넘어가면 한쪽이 일을 하지 않은 경우도 많고, 아니면 아이들의 학기제와 같이 갈 수 있는 직업군으로 전직하기도 한다. 실제로 누리가 다니던 어린이집 친구 (영국)엄마들이 학교 파트타임 교사인 경우가 많았다.이런 부분이 어렵지 않냐고 지비의 사촌형수와 이야기를 나누었더니, 그쪽도 부부가 일을해서 ..

[+1934days] 뒤늦은 크리스마스 인사

크리스마스 지난지가 언제인데 아직 크리스마스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누리의 방학과 함께 멈춘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려니 거기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뒤늦은 크리스마스 인사.누리는 12월 15일부터 약 20일 간의 크리스마스 방학을 즐겼다. 12월이 들기도 전에 시작한 감기를 아직도 하고 있는 중이라 '즐겼다'하기도 뭣하지만, 학기 중엔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도 만나고 집에서 뒹굴뒹굴 보냈다. 지비도 전에 없이 긴 연휴를 보냈지만 누리도, 누리에게 남기를 나눠 받은 나도 콜록콜록 하느라 특별히 여행을 가거나 하지는 않았다. 여행을 계획했더라면 취소를 심각히 고래해야할 판이었다. 시내에서 본 크리스마스 기념 산타 복장 라이딩. 주말 폴란드 학교도 방학에 들어가 크리스마스 행사를 마치고 선생님과 인사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