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육아 166

[+1913days] 12월엔 모든 것이 크리스마스로 통한다.

연말이 되면 날씨는 춥더라도 훈훈하고 넉넉하고 그래야 하는데 정말 정신 없이 보내고 있다. 주변 사람들의 말처럼 '학교'라는 곳은 '어린이집'과는 비교도 안되게 많은 역할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사실 그런 요구에 일일이 답하지 않아도 되고, 많은 부모들이 그렇듯, 일일이 참여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는 가능하면 할 수 있는 만큼을 하려고 한다. 그것이 학교든, 폴란드주말학교든. 그래서 발생하는 소소한 일들이 은근 바쁘다. 크리스마스 축제 여기서는 winter fair라고들 하지만 '크리스마스 축제'가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헌책, 헌교복, 헌옷, 헌장난감도 팔고, 경품추첨도 하고, 케이크 같은 것도 팔고, 게임도 하고 그런 행사다. 누리네 학교엔 3개의 강당이 있어서 1층 강당엔 마켓과 산타 그로토 sa..

[+1906days] 폴란드 산타 할아버지

작년 누리의 폴란드 스카우트 출석률은 거의 50% 정도. 우리도 그렇게 큰 비중을 두지 않아서 다른 일이 생기면 가지 않기도 했고, 누리도 어떤 날은 즐겁게 가고 어떤 날은 가지 않겠다고 울고불고했다. 그러면 집으로 다시 데려오곤 했다. 올해는 폴란드 주말학교와 폴란드 스카우트 출석률은 100%. 의외로 즐겁게 다니고 있고 덕분에 폴란드어도 많이 향상된 느낌이다. 작년 크리스마스 행사는 스카우트 장소에 산타 할아버지가 찾아와 선물을 주었는데( ☞ http://todaks.com/1484 ) 올해는 런던 전역에서 모이는 스카우트 행사에 크리스마스 행사가 포함되어 누리를 보낼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행사장소인 폴란드 문화센터가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가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4시간 정도 되는 행사를 누..

[+1869days] 중간방학

지난 주 중간방학을 맞아 폴란드에 다녀왔다. 이전까지는 우리가 편한 시간, 항공요금이 저렴한 시기에 움직였는데 이제부터는 누리의 학기에 맞춰 여행을 다닐 수 밖에 없다. 아이 없는 사람들은 피해간다는 그 시기에 이제는 우리도 끼여서 움직인다. 영국의 학기는 1년에 3학기가 있다. 9월에 시작하는 가을학기, 1월에 시작하는 봄학기(?), 4월에 시작하는 여름학기. 각 학기는 보통 13주인데 중간에 1주간의 방학이 있다. 이번에 우리가 보낸 중간방학. 그런데 이 중간방학이 사람잡는 경향이 있다. 9월에 학년이 시작되면 6주간 학교에 가고 1주일 중간방학을 하고 다시 6주간 학교에 간다. 그리고 2주간의 크리스마스 방학이 있다. 1월에 다시 6주 등교 - 1주 중간방학 - 6주 등교 후 2주간의 부활절방학이 ..

[+1855days] 주말학교

누리는 요즘 월화수목금토 - 주6일 시스템이다. 월요일-금요일은 학교, 토요일은 폴란드 주말학교. 주말학교 사실 폴란드 주말학교를 보내기까지 고민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주6일 시스템이 아이에게 무리가 아닐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한국의 아이들처럼 방과 후 학원을 가는 것은 아니지만, 오후 3시반 하교하면 피곤해보인다. 집에 와서도 간식을 먹거나 TV를 보는 이상의 활동을 잘 하지 않는다. 자주 아프기도 하지만 한 1개월 주6일 시스템을 잘 따라가고 있다. 작년 같이 폴란드 유아 스카우트에서처럼 가지 않겠다고 울고불면 어쩌나 고민을 했는데 의외로 좋아한다. 주말학교도 유아 스카우트도. 누리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도 있겠고, 작년보다 나아진 폴란드어 때문이기도 한 것 같고. 그렇다고 지비가 누리의 폴란드어..

[+1850days] 학교 생활 이모저모

이곳에서 나고, 자라지 않은 우리라 누리가 겪은 모든 경험을 우리도 처음 겪는다. 특히 학교, 교육과 관련해서는. 누리가 학교 유치원 생활을 시작하고 한 달.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고, 그와 더불어 생각도 많이 했다. 그런데 그 생각들을 남겨둘 겨를도 없이 시간은 쏜살 같이 흘렀다. 결석 3~4주의 학교 생활 동안 누리는 매주 하루 이틀씩 결석을 했다. 첫 주는 열심히 다닌다 싶었다. 나름 너무 에너지를 쏟았던지 두번째주는 감기로 이틀 결석, 세번째주도 역시 감기로 하루 결석. 여기 부모들은 콧물을 흘리는 정도로는 학교를 쉬게하지 않는다. 하지만 열이 나면 아이든, 어른이든 쉬는 편이다. 열이 나는 아이는 학교에서도 받아주지 않는다. 학교 일과 중에 열이나면 와서 데려가라고 한다. 지금은 내가 집에 있으..

[+1848days] 뒤늦은 다섯번째 생일 기록

역시나 누리는 다섯번째 생일 근처에 아파서 학교도 쉬어야 했다. 덕분에 예약해놓은 회전초밥집을 취소하고 집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그 주 금요일에 다시 날을 잡았다. 마침 그 다음주면 영국에서의 3년 생활을 마치고 일본으로 귀국하는 친구를 마지막 볼 수 있는 날이라 무리해서 학교 마치고, 친구 만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누리가 다니던 어린이집 옆 공원 같은 자리에서 일년 전쯤 세 아이가 찍은 사진이 있어 기념으로 찍었다. 자라서 같은 자리에서 찍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하면서. 그리고 지비를 데리러 회사로 고고. 가는 길도 막히고, 급하게 화장실을 들러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하여 식당 예약시간을 한 시간을 넘겨 도착했다. 그래도 6시 반이라 비교적 한산해서 자리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

[+1820days]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2년 전에 한국에서 보낸 누리 생일 일주일 전 전야제 사진이다. 페이스북은 잊지는 않았지만 매순간 기억하지는 않는 과거를 상기시켜준다. '몇 년 전'이라는 타이틀로. 주로 반응이 많았던 글들만 보여주고, 과거 포스팅들은 페이스북 임의대로 삭제 / 저장된다. 페이스북엔 메모만 남겼다가 블로그로 옮겨야지 했던 글들이 숱하게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페이스북은 과거를 상기시키준다는 장점 외에도 더 이상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기억의 조각들을 블로그로 퍼올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함께 준다. 이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모든 걸 다 퍼올리지는 못해도 여행은 꼭 담아보자는 것이 실천되지 않는 계획이라면 계획이다. 그 밖에도 매년 사용하지 않지만 글들이 저장되어 있어 없애지도 못하는 오래된 홈페이지까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