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1년 48

[life] 런던의 한인타운 - 뉴몰든

지난 한 주 영국의 학교들은 중간방학을 맞았다. 아이의 학교는 그 중간방학을 다른 학교보다 하루 빨리 시작했다. 보통 그런 날은 공식적으론 교사들 트레이닝을 한다고 하지만, 정말 그런지는 알 수 없고.🙄 다른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날 우리는 조금 한가함을 이용해 가보고 싶은 작가의 기념관이 있었는데, 6월에나 문을 연다고해서 이날 하루는 한국마트 장도보고 인근에 사는 친구들도 볼 겸 런던의 한인타운이라 불리는 뉴몰든에 갔다. 뉴몰든을 두고 나는 런던의 외곽이라고 표현하는데, 뉴몰든 사람들의 일부는 펄쩍 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외곽'이라는 표현에) 또 일부는 뉴몰든은 런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센트럴 런던에 갈때면 '런던 나간다'고 표현을 한다고. 런던의 남서쪽에 위치한 뉴몰든에 가려면, 런던의 서쪽..

[life] 건강합시다.(feat. 길 위의 마스크들)

지난 주 두 번 암소식을 들었다. 한 사람은 얼굴 정도만 아는 아이 학교의 다른 학년 아이 학부모인데, 한 동안 안보이는 것 같아서 그 사람의 소식을 알 것 같은 사람에게 "왜 요즘 그 사람 안보여?"하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어떻게 알았어?"였다.😳 안보이는 것 같아서 묻는다고 했더니, 유방암 초기 발견해서 수술을 했는데 위치가 피부와 가까워 한쪽 유방을 완전히 절제했다고 한다. 다행히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라 잘 견디는 것 같다고. 내가 물었던 지인은 그 사람이 몸까지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의 소식이 여럿에게 충격을 주었다고. 얼굴만 겨우 아는 사람이지만, 듣는 나도 놀라운 소식이었다. 그 다음날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얼마전에 여성 절반이 가지고 있다는 자궁근종 수술을 했는..

[life] 런던에 상륙한 페리카나

얼마 전 아이의 친구, 그 엄마와 함께 공원에서 만났다. 그때 그 엄마의 교회 친구도 함께 했는데, 그 친구가 내게 한국 치킨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서쪽 런던에 있는지 물었다. 한국 식당 한 곳이 있으니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 식당을 가보지도 않았고 잘 모르겠다고 했다. 동쪽 런던에는 좀 젊은 느낌의 한국 식당들이 많아 거기선 확실히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더니, 자기도 그건 아는데 너무 멀다고. 그 친구도 동네 사람이니. 그 이야기 후 ‘한국 치킨’이 또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한국마트에 갔을 때 튀김가루를 사서 닭을 튀겨봤다. 양념치킨 소스도 만들어 맛있게 먹었다. 나도 놀란 맛.😍 하지만, 튀기는 일이 힘드니 ‘닭은 한국에서’ 먹어야겠다고 마..

[life] AZ백신 1차 접종(feat. 길 위의 마스크들)

지난 목요일에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비드 백신 1차를 맞았다. 의학적 전문지식을 제외하고 이 AZ백신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말은 많지만, 결국은 백신 접종도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말을 아껴야 할 것 같다. 미디어의 영향이라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아스트라제네카든, 화이저든 코비드 백신에 관한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하고 있고 그래서 코비드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나 역시 현재의 코비드 백신이 완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백신은 과학이고 과학은 언제나 새로운 과학으로 극복된다는 정도의 생각을 하고 산다. 사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코비드 확산세에서는 백신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유럽에서 AZ 백신 공급이 늦어진데 대해 불만을 터트리며 AZ 백신 자체에 대..

[life] 실패한 마들렌(feat. May Day)

누리 친구 중에 생일이 May Day - 세계 노동자의 날인 친구가 있다. 메이 데이는 매년 5월 1일로 1886년 미국 시카고의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며 파업한데서 유래됐다. 그 친구의 생일이 5월 1일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절대 잊지못하겠다고 말했다. 누리는 왜? 왜? 왜? 물었지만 유치원생 누리에겐 설명해주기 참 어려웠던 메이 데이. 작년엔 봉쇄 기간 중에 생일이어서 메이 데이에 “오늘 OOO 생일이지? 생일 축하해”라고 문자를 그 아이 엄마에게 보냈더니 “어떻게 기억했냐”고 엄마가 놀라하며 가족들과 보낸 조촐한 생일 사진 - 작은 마트용 케이크 위 촛불을 불고 있는 귀여운 사진을 보내줬다. 그 친구는 거의 모든 아이들의 생일에 초대 받을만큼 거의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인데 이제까..

[life] 후회들

지난 밤 누리가 자다 깨서 한참 울었다. 나쁜 꿈, 슬픈 꿈을 꾼 모양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무슨 꿈인지 물었는데, 꿈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슬픈 느낌만 남아 또 훌쩍였다. 누리가 울면서 깰 때 나도 꿈을 꾸던 중이었다. 어떤 사람(들)을 한 번은 만나고 싶었고, 그래서 연락을 망설이던 중이었다. 몇 번이며 지웠다 새로 썼다를 반복하며, 단어를 고르며 문자를 보내던 중이었다. 나는 꿈에서 깨어나도 선명하게 기억났다. 평소에도, 잠을 자지 않을 때도 언젠가는 한 번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지기 싫은 '짐'이 아니라 해야 하는 '숙제'의 느낌이다. 그 숙제를 언제나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지금도 늦지만, 너무 늦지 않기만을 희망할 뿐이다. + 어제 저녁 먹을 때 누리가 식탁에 놓여진..

[life] 토끼이모

본격적인 부활절 방학이 시작된 이번 주 내내 너무 추운 날씨들의 연속이었다. 해가 잘 뜨지도 않았지만, 기온마저도 5도 근처. 지난 수요일 홀랜드 파크 놀이터에서 S님과 만났다. S님은 아이가 없지만, 누리를 두고서는 또 갈 수 없는 게 나의 처지라. 도시락을 싸서 집을 나설 땐 햇볕이 있었다. 그때 기온이 3도. 햐-. 이 날씨에 도시락까지 싸들고 집을 나서나 싶어 조금 우울+서글픔. 집에서 이불 둘둘말고 있고 싶지만, S님과의 약속도 약속이고, 누리와 하루를 집에서 보내는 건 또 다른 스트레스라 집을 나섰다. 생각보다 금새, 10여 분만에 도착해서 주차는 했는데, 주차비 지급을 위한 앱을 까는데 한 30분 걸렸다. 그것도 주차장까지 우리를 찾으러 온 S님이 모바일 인터넷 공유해줘서 가능했다. 그 사이..

[life] 부활절 연휴2(feat. 크로스 번)

원래도 이곳에 가족이 없지만, 런던의 동쪽 끝에 지비의 사촌형 가족이 살기는 한다, 명절이면 그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누리 친구들 대부분은 부모 한쪽이 유럽계가 많아서 방학이면 만나기 어렵다. 이번 부활절 방학은 그 대부분도 유럽으로의 가족 방문이 어려워서 자주 보겠거니 했는데, 또 그렇지도 않다. 우리처럼 아예 가족이 없는 경우는 잘 없어서 대부분 또 영국 내 다른 가족들을 방문하느라 보기가 어렵다. '심심하다', '심심하다' 노래를 부르는 누리를 데리고 우리끼리 동네에서 뱅글뱅글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처럼 집을 꾸미지는 않아도 그냥 넘어가기는 심심해서 부활절 분위기나게 바구니를 사서 꾸며보자고 했는데, 코비드 때문에 생필품 구입을 위한 상점(마트와 약국)정도만 문을 열어서 바구니를 사지 못했다...

[life] 부활절 연휴1(feat.큐가든)

부활절과 함께 방학이 시작되었다. 이번 방학을 앞두고 우리는 한 달 전에 왕립식물원인 큐가든의 회원권을 구입했다. 집 근처 공원만 뱅글뱅글 돌다보니 우리가 지겨워서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 한 결정인데, 3월 초 회원권 구입과 동시에 부활절 연휴 기간 입장을 예약하려고보니 입장권은 남아 있었지만 우리가 원했던 어린이놀이터 입장권은 이미 매진된 상태였다. 어린이놀이터가 주요한 목적이었는데, 회원권을 무를 수도 없고.😭 이러저러 사정을 설명하고 친구 가족과 함께 부활절 연휴 첫날 큐가든을 찾았다. 이번 주 초반 날씨가 20도 가까이 올랐던 것과 달리, 방학이 시작하면서 기온이 뚝 떨어져 10도를 겨우 넘기는 날씨였다. 다행히 바람이 많지 않고, 간간히 햇볕이 들어 산책 삼아 큐가든을 한 바퀴 돌고 잔..

[life] 영국 Covid 출구전략 - 로컬에 머무르기 Stay local(feat. 길 위의 마스크들)

3월 8일 개학부터 영국의 Covid 출구전략이 시작되고, 3주 뒤인 어제부터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여전히 출구전략에서 첫번째 단계에 있지만 이전까지는 다른 가구 구성원을 만날 수 없었는데 어제부터는 다른 가구 구성원이라도 6인까지 야외에서 만남이 허용되었다. 정확하게는 다른 가구 구성원 6인 또는 (6인 이상) 두 가구 구성원이 만날 수 있고 야외 스포츠가 허용된다. 그리고 로컬(주거지역/동네) 밖으로 벗어나는 것이 허용된다(Travel outside local area allowed). 이 '로컬'의 범위를 사람따라 달리 해석하는데, 자의적 해석으로 국내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제 구청에서 온 이메일을 보면 구borough를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구를 벗어날 수 있지만, 구 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