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1년

[life] 런던에 상륙한 페리카나

토닥s 2021. 5. 10. 05:17

얼마 전 아이의 친구, 그 엄마와 함께 공원에서 만났다. 그때 그 엄마의 교회 친구도 함께 했는데, 그 친구가 내게 한국 치킨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서쪽 런던에 있는지 물었다. 한국 식당 한 곳이 있으니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 식당을 가보지도 않았고 잘 모르겠다고 했다. 동쪽 런던에는 좀 젊은 느낌의 한국 식당들이 많아 거기선 확실히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더니, 자기도 그건 아는데 너무 멀다고. 그 친구도 동네 사람이니. 그 이야기 후 ‘한국 치킨’이 또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한국마트에 갔을 때 튀김가루를 사서 닭을 튀겨봤다. 양념치킨 소스도 만들어 맛있게 먹었다. 나도 놀란 맛.😍 하지만, 튀기는 일이 힘드니 ‘닭은 한국에서’ 먹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며칠 뒤.

지난 주 금요일 J님이 우리가 사는 구borogh에 한국 페리카나 치킨이 문을 열었다고 알려주셨다. 다음날 지비가 그 근처를 지날 일이 생겼다. “그렇다면 페리카나 치킨 먹어볼까?”하고 말을 꺼냈더니 지비도, 누리도 좋다고 해서 다음날 바로 고고. 지비가 집에 오는 길에 페리카나 치킨이 있는 버스정류장 겸 쇼핑몰(상가)에 내려 치킨을 사오고, 누리와 내가 근처에서 기다렸다가 지비와 치킨을 태워왔다(?). 치킨 냄새 솔솔나는 차를 타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왔다.

뼈 있는 닭과 순살닭이 있는데 우리는 뼈 있는 닭을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먹어보기로 했다. 한 상자에 다리 하나를 포함해서 5-6조각 들어 있으니 일명 ‘반마리’인듯. 우리는 두 상자를 샀으니 알아서 ‘후라이드 양념 치킨 반반’이 됐다.

지비는 혼자서 치맥을 즐기고, 누리는 후라이드를 먹었다. 한국에서 먹었던 닭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역시 파닭이 최고라며.😝
찾아보니 이 페리카나는 벌써 미국에 있는 모양이다. 한국인 사장님이 있는 W에서 협업인지, 제휴인지 하여간 그렇게 들어온 모양. 4월 중순경에 오픈했으니 정말 오래되지 않았다. 이 집이 잘되야 우리가 계속 먹을 수 있을텐데 걱정이라며(?) 우리라도 주기적으로 사먹자 뭐 그런 이야기들을 했다. 이제 런던에 빠리빵집만 생기면 팍팍한 외국생활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함께. 미국엔 벌써 있는 빠리빵집, 런던에도 열어주세요. 네?!🙏


사실 나는 한국에서도 패리카나를 먹어보지 않았다. 어릴 때 살던 동네엔 처갓집 양념통닭이 있었다. 그래서 비교하긴 어렵지만, 옛날 스타일의 치킨이다. 요즘은 오꾸닭이다, 파닭이다, 치즈불닭이다 다양한데 그냥 평범한 치킨. 그래서 확실히 한국 치킨. 맛은 후라이드, 양념, 간장, 더매운양념 이렇게 네 가지. 이렇게 자세하게 적는 이유는 이 가게가 잘되서 계속 열어야 우리가 계속 사먹을 수 있으니.😅

여기까지는 지난 주.

오늘 누리가 한국 치킨을 넣어 만든 버거가 먹고 싶다고 해서 “아픈 누리가 먹고 싶다고 하니” 내가 가서 사왔다. 어차피 장을 보러 나가야 하기도 해서. 오늘 가서 위치도 보고, 매장도 보니 조금 ‘어중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상가 안쪽이라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치킨과 함께 볶음밥이나 면을 사이드로 한 메뉴도 있고, 버거도 있기는 했는데 점심으로 먹기엔 좀 무거운 느낌이었다. 사실 이 상가엔 직장인들 손님이 많다. 그래서 빨리 사고, 빨리 먹을 수 있는 스시 테이크어웨이나 샌드위치가 잘 팔리는 곳이다. 좌석이 몇 개 한켠에 있기는 했는데, 아사히 맥주고 팔고, 여기는 또 앉아서 술 마시는 문화가 아니니 그게 될까 싶다. 음식의 양을 줄이고 맛을 다양화해서 한국 스트릿푸드 컨셉으로 파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나도 치즈불닭 먹어보고 싶다. 뭐가 됐든 계속 잘되기만을 바랄뿐. 그래야 우리가 계속 먹으니까.😅


한국 치킨 화이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