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6

[life] 버스타고 동네 한 바퀴

아이는 가을 중간 방학을 맞아 지비와 함께 폴란드에 다녀왔다. 아이와 지비가 없는 5박 6일 동안 집콕하며 뒹굴할꺼란 결심과 달리 아이와 지비가 떠난 날부터 시내로 나가 사람도 만나고, 다음날도 시내로 나가 모임에도 참석하고, 그리고 돌아와 늦은 시간까지(저녁 6-7시) 지인과 밀린 이야기도 나누었다.아이와 지비는 첫날 폴란드에서 환승 비행기를 놓쳐 바르샤바에서 하루를 묵어야 했던 것을 빼고는 잘 도착해서 가족들도 만나고, 새로 생긴 볼거리들을 찾아다니며 잘 보냈다. 그런데 나는 감기인지 독감인지에 걸려 일주일 내내 고생했다. 아이가 돌아오기 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코비드 검사까지 해봤다. 다행히 코비드는 아니었다(고 믿는다).원래도 집콕할 생각이었지만, 주말에 외출했던 것을 제외하곤 마트에 우유 한 번..

[life] 나이 feat. 배+생강+계피+통후추

특별한 계기 없이, 그저 피로 누적으로 얻은 감기가 오래가고 있다. 한 2주 전 며칠 목이 깔깔하더니 열이나 몸살도 없이 목소리가 가버렸다. 소리도 안나고 쉰소리만 나고 있다. 약, 사탕도 소용이 없고 다급한 마음에 내 손으로 배, 생강, 계피, 통후추를 넣고 끓여 마셔봤다. 별 효과는 없었지만, 목이 답답할 때마다 커피, 차, 유자차 골고루 끓여 마시기도 번거롭고, 남겨둔 생강 반토막과 배 2개가 있어 한 번 더 끓여 마시기로 했다. 생강 껍질을 까다가 나도 모르게 '아 향이 좋네'하고 생각하다 깜짝 놀랐다. 마늘, 생강 몸에 좋다는 건 다 싫어했던 사람인데-, 나이가 든건가 싶어서. 음식을 하면서 마늘, 양파, 파를 많이는 쓰지 않아도 꼭 쓴다. 이제 파까지는 가끔 즐기게 됐지만 아직도 마늘, 양파는..

[+812days] 또 감기

누리가 감기에 걸렸습니다. 주말 동안 밥 먹이기가 그렇게 힘들더니 월요일 새벽 기침을 토하며 깼습니다. 목 감기를 동반한 콧물 감기 - 아이들 감기는 다 그런가요? - 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사자처럼 그렁그렁 하기는 해도, 새벽에 기침을 콜록콜록 하기는 해도 낮에는 잘 놉니다. 지난 9월에 감기에 걸렸을 땐 먹지도, 놀지도 않아 결국 항생제까지 먹었죠. 그에 비하면 이번 감기는 덜해 보입니다. 양이 줄긴 했어도 밥을 먹기는 먹으니까요. 누리는 코를 풀줄 모르니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어제에 비하면 오늘은 콧물의 양도 확 줄었습니다. 누리는 보통 아프기 전 이틀 정도 먹는 양이 확 줄더군요. 그게 감기 때문에 입맛이 없는 것인지, 입맛이 없어 먹는 양이 줄어 아프게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지비가 늦게 ..

[taste] 레몬차

이틀 전부터 콧물이 멈추지 않더니 오늘 아침 일어나니 목이 따갑다. 어제 하루종일 밖에서 보낸 탓일꺼다. 지비가 출근하고 좀더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온다. 오늘부터 참가하기로 한 임신부 요가 선생에게 감기가 들어서 못가겠다고 메일보내고, 내가 가면 민폐다, 침대에 누워서 휴대전화로 이메일, 페이스북 꼼지락거리다가 20여 분만에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났다. 지난 일요일 사온 레몬을 떠올리며 레몬차를 만들까 말까, 만들까 말까 생각하다 만들기로 결정하고서. 내 감기의 스타일은 늘 콧물을 동반하기 때문에 인후염으로 번진다. 한국에서 자주 가던 이비인후과 의사는, 인후염은 65도쯤 되는 차만 많이 마셔도 나으니까 늘 차를 많이 마시라고 했다. 그래서 레몬차를 만들어 마시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사실 무어라도..

[taste] 생강차 배숙

지난 주말 B언니의 오피스 워밍 파티에 다녀오는 길, 지비가 근육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감기약을 먹고 밤새 땀을 흘리면서 자도 낫기는 커녕 일요일엔 몸져누웠다. 뜨거운 허브차를 마시는 것도 한계가 있고, 생강차를 만들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렇게 저렇게 검색을 하다 생강차 배숙을 발견하고 도전. 마침 전날 한국 슈퍼에서 사온 배가 있어서. 배를 퍼내고, 뭘 넣고 그런건 힘들어서 진한 생강차에 배숙을 첨가하기로 했다. 일요일 정오 슈퍼마켓이 문을 열기를 기다려 생강, 계피 ,통후추 사와서 끓이기 시작했다. 주재료: 생강, 계피, 배, 통후추 부재료: 꿀 배를 다듬는 동안 생강과 계피(스틱)를 하나 넣고 끓였다. 향기는 좋지만, 날더러 마시라면 못마실 생강차. 생강은 깎아야 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 깎아..

[life] 지금은 감기 中

2월부터 하루도 늘어져 보낸 시간이 없었다. 늘 주말은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일을 하고, 주중엔 옥스팜 volunteering과 새롭게 시작한 또 다른 volunteering. 그래 돈 버는 일이 아니니까 volunteering이라는 말 말고는 설명할 말이 없다. 2월말쯤 드디어 한 단체의 사진워크샵에서 보조강사로 일했다. 이것도 volunteering. 영국의 단체에서 발걸음을 하나 뗐다는 의미 외에 많은 고민과 숙제를 남기게 됐다. 작은 결론은 한국이나 영국이나 이런 일로 밥먹고 살긴 힘들구나 하는 정도. 그리고 3월 들면서는 보름간의 라디오 방송을 준비하느라 혼을 쏙 빼놓고 살았다. 라디오, 것도 설명하자면 길다. 다음에 사진과 함께. 간단히 정리하면, 15일이라는 한정된 기간의 방송이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