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2년

[taste] 생강차 배숙

토닥s 2012. 4. 19. 18:07

지난 주말 B언니의 오피스 워밍 파티에 다녀오는 길, 지비가 근육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감기약을 먹고 밤새 땀을 흘리면서 자도 낫기는 커녕 일요일엔 몸져누웠다.  뜨거운 허브차를 마시는 것도 한계가 있고, 생강차를 만들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렇게 저렇게 검색을 하다 생강차 배숙을 발견하고 도전.  마침 전날 한국 슈퍼에서 사온 배가 있어서.  배를 퍼내고, 뭘 넣고 그런건 힘들어서 진한 생강차에 배숙을 첨가하기로 했다.  일요일 정오 슈퍼마켓이 문을 열기를 기다려 생강, 계피 ,통후추 사와서 끓이기 시작했다.


주재료: 생강, 계피, 배, 통후추

부재료:


배를 다듬는 동안 생강과 계피(스틱)를 하나 넣고 끓였다.  향기는 좋지만, 날더러 마시라면 못마실 생강차.  생강은 깎아야 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 깎아서 넣었다.  그게 맞나?  30분쯤 끓였는데도 제법 색이 진해 배를 넣기 전 맛보라고 에스프레소 잔에 주었더니 먹을만 하단다.  처음엔 생강을 건져내고 배를 넣을까 하다가 먹을만 하다기에 배와 함께 다시 끓이기로 했다.  배는 깎아서 통후추를 박고, 인터넷에서 본것처럼 젓가락으로 꾹 눌러주었다.  아니면 통후추가 빠져나온다기에.  그런데 꾹 눌러줘도 끓이다보니 통후추가 절반은 빠져 나왔더라.





배가 겉보기에도 푹 끓여진듯 보일때까지 끓였다.  흐물해진 배 몇 조각과 생강차 그리고 꿀을 넣어 먹으라고 주었다.  방심하던 지비가 "켁켁".  맵단다.  그래서 꿀 추가.  아침 저녁으로 먹고, 이후로도 생각이 날때마다 에스프레소 잔으로 원샷.  덕분에 지비는 월요일 저녁경에 쾌차.  생강차 배숙 때문인지 회사도 안가고 하루를 푹 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나아졌으니 다행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나.  왜 그런 속설이 있지 않나.  감기는 다른 사람에게 주어야 나아진다고.  지비가 감기를 내게 준듯하다.(-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