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2년

[taste] 레몬차

토닥s 2012. 4. 19. 19:57

이틀 전부터 콧물이 멈추지 않더니 오늘 아침 일어나니 목이 따갑다.  어제 하루종일 밖에서 보낸 탓일꺼다.  지비가 출근하고 좀더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온다.  오늘부터 참가하기로 한 임신부 요가 선생에게 감기가 들어서 못가겠다고 메일보내고, 내가 가면 민폐다, 침대에 누워서 휴대전화로 이메일, 페이스북 꼼지락거리다가 20여 분만에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났다.  지난 일요일 사온 레몬을 떠올리며 레몬차를 만들까 말까, 만들까 말까 생각하다 만들기로 결정하고서.


내 감기의 스타일은 늘 콧물을 동반하기 때문에 인후염으로 번진다.  한국에서 자주 가던 이비인후과 의사는, 인후염은 65도쯤 되는 차만 많이 마셔도 나으니까 늘 차를 많이 마시라고 했다.  그래서 레몬차를 만들어 마시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사실 무어라도 마시지 않으면 목이 따가워서 힘들다.


주재료: 레몬, 설탕 또는 꿀


지비 때문에 생강을 사러 나갔다가 레몬 네 개들이 한 주머니를 샀다.  사실 레몬이 네 개까지는 필요 없었다.  그런데 일반 레몬이 한 개 £0.40, 유기농 무왁스 레몬 한 주머니가 £1.50라서 한 주머니를 샀다.  주머니가 아니라 망이라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지만.

인터넷에 찾아보니 차로 담을 레몬이니 잘 씻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냥 뽀득뽀득 식초물에 씻어서 물기를 제거하고 적당한 두께로 썰었다.  예전엔 최대한 가늘게 썰었는데 몸이 아프니 그도 귀찮아 4~5mm정도로 썰었다.  레몬 반 개에 설탕 반 티스푼씩 넣어주면서.  반 개 썰어 넣고, 설탕 넣고, 반 개 썰어 넣고, 설탕 넣고 하니 금새 만들어졌다.  설탕을 더 넣어야 할 것 같지만, 그냥 그 만큼만 넣었다.  오래 두고 먹을 것은 아니니까.

처음에 유리병을 두 개 꺼내놓고 시작했는데, 썰고 보니 유리병 한 개에 레몬 세 개가 들어가서 한 병만 만들었다.  나머지 한 개의 레몬은 레몬차의 설탕이 녹을 때까지 그냥 차로 마시기로 하고.  만든 레몬차는 며칠 뒤 한 번 섞어주면 된다고 한다.




레몬차를 만들 때 주의할 점은, 인터넷 블로거 가라사되, 레몬의 끝부분을 완전히 잘라내는 것이다.  양쪽 끝의 하얀 부분.  아까운 생각에 그 부분을 함께 넣으면 나중에 레몬차 맛이 쓰다고 한다.  그래서 과감하게(?) 끝부분을 잘라 유리병에 담지 않고 그냥 컵에 담아 뜨거운 물을 부어 지금 마시고 있는 중.(^ ^ );;  아깝잖아.



뜨거운 것이 넘어가니 슬 잠이 온다.  자야겠다.  다시 뒹굴다 일어나는 한이 있더라도.  근데 배도 고픈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