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90

[+3413days] 아이의 태도

학교 다닐 때 '형태와 태도'라는 어둑한 까페가 있었다. 꽤나 자주 갔었던, 까페의 이름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말을 많이 나눴던 까페였다. 형태라는 건 바꿀 수 없지만(물론 성형도 있긴 하지만서도) 태도는 가지기에 따라 많은 걸 바꿀 수도, 달라보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가던 즐거운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학교가는 재미가 덜해졌다. 학습량이 많아진 탓이다. 그래도 아이에게 학교는 여전히 즐거운 공간이다. 친구들을 만날 수도 있고, (나 말고) 학부모들이 마땅찮아 하는 교사들도 아이들에겐 천사=신과 같은 존재다. 월요일-금요일 아침 7시 반에 일어나 등교를 하는 아이를 다시 토요일 주말학교에 보내니 이를 두고 '과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고, '..

[+3406days] 지나간 크리스마스 방학1

크리스마스 방학 끝난지 열흘이 흘렀지만 지나간 기록 후딱 올려본다. 사실 당시는 오미크론으로 '엄중한(?)' 때여서 놀러다니는 사진을 올리는 게 부담이 되기도 했다. 때는 엄중했지만, 방학이라 집에만 있을 수 없고 밖으로 부지런히 다녔다. 매일 같이 비가 추적추적 오기는 했지만 잠시 비가 그친 틈을 타서 공원을 가거나, 역시 밖에서 사람을 만나 오돌오돌 떨면서 커피 한 잔씩 하고는 했다. Go Ape 나무에 연결 된 구조물을 이용한 액티비티. 지난 여름에 간 베터씨 파크에서 보고 아이가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당일은 예약을 할 수도 없었거니와 가격이 20~30파운드라 다음에 (할인 정보 생기면) 해보자고 했다. 까맣게 잊고 지냈는데, 방학을 맞은 첫 주말 아이의 주말학교 친구네가 슬라우Slough에 있는..

[+3359days] 바빴던 11월

내가 아니라 아이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11월이었다. 덕분에(?) 아이를 여기저기 실어날라야 하는 나도 꼼짝없이 바쁘게 지낸 한 달이었다. 아이는 11월의 절반을 딱 넘긴 즈음 학교에서 독감 백신을 맞았는데 그 즈음해서 골골골. 나도 골골골. 독감 백신 때문에 아팠던 것이 아니라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진 정점과 맞아서 그랬던 것 같다. 아이가 발레와 바이올린&피아노를 배우는데 11월에 발레와 바이올린 등급 시험을 쳤다. 아이도 나도 처음 겪어보는 것이라 비용은 둘째치고 시간이 그렇게 많이 들어가는 일인지 몰랐다. 발레는 따로 토요일 아침 8시에 시험준비 추가수업이 있었고, 바이올린은 그런 것은 없었지만 시험 리허설이 있었다. 시험에 앞서 집에서 매일 두 가지를 연습하기도 하고. 발레 시험을 세번째 주..

[+3353days] 중간방학 2 - 패딩턴베어(feat. Paddington trail)

해리포터 이전에도 세계를 휩쓴 영국 컨텐츠들이 많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그렇고, 아기곰 푸도 그렇고, 패딩턴베어도 그렇다. 사실 나도 잘 몰랐.. 영국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많이 읽는 패딩턴베어. 패딩턴 역에서 브라운 가족에게 발견되어 이름이 패딩턴이 된 곰 이야기. 런던 시내에 있는 패딩턴역은 알아도 나도 아이 키우며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던 이야기다. 왜 패딩턴베어가 패딩턴인지. 나만 몰랐나? 한국다녀와서 정신없던 가을이라 별다른 준비 없이 맞은 중간방학. 한국맘인 J님과 시간을 맞추어 패딩턴베어 전시회를 예약했다. J님도 그렇지만, 우리도 이제 런던의 웬만한 공원/박물관 안가본 곳이 없어서 관심가는 곳이 별로 없다. 게다가 코비드. 그래도 J님과 그 집 아이들을 만난다는데(주변에서 유일하게 한국..

[+3347days] 중간방학1 - Roald Dahl museum

오늘 아침 아이 등교길에 아이 친구 엄마가 크리스마스 방학 계획을 묻는다. 이제 중간방학 끝나고 겨우 숨돌린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여름휴가가 끝나면 크리스마스휴가를 예약하는 패턴이긴하지만, 우리는 코비드로 여행/휴가는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솔직히 내년엔 한국을 봄에 가나, 여름에 가나 잠시 생각해보긴 했지만. 여행계획이 없다면 더 방학계획을 세워야 할 처지지만, 재정문제와 불확실성 때문에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 날씨 때문에 밖으로 다니기 어려운 시즌이니 나도 이제 크리스마스 방학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아직 시작도 못한 지난 중간방학 기록이 나의 발목을 붙잡는다. 후딱 올려버려야지. + 아이의 중간방학이 시작되던 주말, 아이의 주말학교 친구 가족이 공원에 오리밥이나 주러가자고 해서 잠시 만났..

[+3331days] 할로윈 2021

(다른 글 두 개를 쓰던 중이었지만 간단히) 할로윈 이야기 먼저. 할로윈에 볼 수 있는 유령보다 더 무서운 COVID가 여전히 극성인데, 가만히 집에서만 보내기는 어려워서 아이와 마카롱을 만들었다. 할로윈 트릿(간식)과 관련된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그 중에서 간단히 해볼 수 있는 것으로 골랐는데 - 별로 간단하지 않았다는 게 함정. 만드는 과정이 길었지만, 먹는 건 순식간이라 약간 허망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이는 과정을 즐겼지만, 너무 달아서 당분간은 만들지 않을 것 같다. 마카롱을 만들기 전에 마카롱 매트라는 걸 살까 말까 무척 망설였는데, 배송시간이 길어서 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사지 않은게 다행. 아이는 Trick or Treat!이라는 밤나들이를 가고 싶어했지만, 모르는 사람이 주는 달..

[+3300days] 아이다움

이번주 폴란드 주말학교 준비물이 가을을 연상시키는 것들 - 낙엽, 밤, 도토리 등등이다. 매년 같은 활동을 한다. 종이 위에 가을을 담은 꼴라주를 한다. 이번주 날씨가 비와 바람이 끊이지 않는 날들의 연속이라 학교를 마치고 공원에 갈 일이 없었다. 지비 혼자 산책을 나가서 뭔가를 주워오기는 했지만 모두 갈색. 부족한 것 같아 내가 아이 학교 마치고 함께 공원에 가보겠다고 했다. 지난 수요일 하교 후 친구네에서 잠시 놀이 시간을 가진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에 도토리를 발견했다. 아이와 같은 길을 돌아오면서 도토리를 주웠다. 나는 비교적 깨끗한 걸 주우려고 했고, 아이는 무조건 동그란 걸 주우려고 했다. 대 여섯개의 도토리를 주워 집으로 왔더니 지비는 입체적인 건 붙이기 어려울꺼라며 다양한 색깔의 나뭇잎이 ..

[+3288days] 아홉살 인생

아이의 아홉번째 생일. (날 더러 미쳤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이의 생일 장소인 큐가든 입장권 예매를 4월 말경에 했다. 그러니까 5개월 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멤버쉽에 손님을 더해, 추가로 입장권을 예매하는 건 지금도 어렵지 않은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Children's Garden 입장권은 3~4개월 전에 예약이 개방되면 바로 예약이 다 되어버려 우리가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에 예약을 하려고 기다리다 9월 예약이 가능해진 시점이 되서 예약을 했다. 그때가 4월 말이었다. 애초 아이와 우리를 빼고 친구 다섯, 부모 다섯을 초대하려고 했는데, 아이가 도저히 친구 다섯을 뽑지 못해, 아무리 줄여도 여섯이었다, 며칠 뒤 어린이 입장권을 한 장 더 놀이터 입장권과 함께 예매했다. 그리고 5개월..

[+3202days] 중간방학3 - 새취미, 새밥주기

열흘 정도 되는 중간방학 동안 우리는 박물관에 간 날 이틀, 친구들을 만난 이틀 정도를 제외하곤 거의 매일 집에서 멀지 않은 공원에 가서 새밥 - 오리와 고니 밥을 주었다. 새밥주기가 아이의 새취미가 되었다. 덕분에 나는 새밥(오리와 고니 밥) 세계에도 물에 잘 뜨는 밥이 있고, 유기농 밥이 있고, 미네랄이나 비타민이 들어간 밥이 있고, 새들이 좋아한다고 리뷰가 달린 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 https://youtu.be/xbHiEUcq57w 또 한 가지 우리가 발견한 점 - 물닭Coot의 부모본성(?). 새밥을 주면 오리든, 고니든 잘 먹는다. 그런데 이 물닭은 어느 공원이든 새끼가 있는 경우, 꼭 밥을 물어다가 새끼들은 먼저 먹였다. 알을 품고 있거나, 새끼가 있는 경우 극도로 방어적인 태..

[+3194days] 중간방학2 - 나이팅게일 박물관과 코비드 희생자 추모공간

중간방학 대부분은 집 근처 공원을 오가며 시간을 보냈지만, 이틀은 아이를 데리고 동네를 벗어났다. 그 중 하루는 자연자박물관에 갔고, 나머지 하루는 나이팅게일 박물관에 갔다.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때 플로랜스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과 매리 시콜Mary seacole이라는 두 인물을 배웠다. 두 사람 모두 크리미안 전쟁Crimean War에서 활약한 인물들이다. 매리 시콜은 영국계 자마이칸으로 플로랜스 나이팅게일보다 약간 앞서 크리미안 전쟁에서 구호활동을 벌인 간호사이다. 플로랜스 나이팅게일은 중산층(혹은 상류층) 영국인으로 간호사라는 직업이 나이팅케일이 속한 계급에 어울리지 않던 시절 신의 부름을 듣고 간호사가 되어 크리미안 전쟁에 가서 활약했고 이후 영국에 돌아와 국민적 영웅이 ..